"가계 통화량 증가율 둔화는 대출이 주택 주식 등 자산 투자에 활용됨을 시사"
[금융소비자뉴스 홍윤정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주택금융이 크게 증가해 주택가격 조정에 따른 금융시스템 위험을 막기 위해선 변동성을 줄여야 한다고 한국은행이 경고했다.
한국은행이 23일 발표한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9월 말 주택금융은 명목 국내총생산(GDP) 대비 82.5%(1667조1000억원) 수준으로, 2019년 말 72.8%에 비해 크게 늘어났다. 코로나19 확산 이후인 지난해 1월부터 올해 9월 사이 주택금융 증가분은 가계 여신이 165조6000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기업여신 58조6000억원, 금융투자상품 41조6000억원으로 집계됐다.
한은은 주택금융이 확대된 배경에는 우선 주택가격 상승 기대감이 있었다고 지적했다. 주택 수급불균형 문제가 발생하면서 가격이 오를 것이라 예상한 이들이 주택금융을 활용했다는 것이다.
또 공적 보증기관이 주택 관련 리스크를 떠안게 되면서 금융사들이 가격 하락 리스크에도 주택금융을 지속해서 공급한 것으로 파악했다. 이에 주택금융에서 공적 보증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9년 말 16.9%에서 지난 9월 말 20.1%로 늘어났다.
시장 유동성이 풍부해진 가운데 코로나19 이후 위험·수익을 추구하는 성향이 강해진 점도 주택금융 확대의 원인으로 꼽혔다. 가계대출 증가율이 높은 수준임에도 가계 통화량 증가율이 둔화된 점을 들어 대출받은 돈이 주택, 주식 등 비통화성 자산 투자에 활용되고 있다고 한은은 해석했다.
한은은 "주택시장 여건 변화가 금융시스템 위험으로 전이될 가능성을 억제해야 한다"면서 "주택수급 불안 해소를 위해 일관성 있는 공급정책을 추진하고, 공적 보증의 공급 규모와 지원대상을 조정하는 등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