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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실트론'으로 돈 벌 생각 추호도 없다"…공정위 vs. SK '대립'
최태원 "'실트론'으로 돈 벌 생각 추호도 없다"…공정위 vs. SK '대립'
  • 강승조 기자
  • 승인 2021.12.22 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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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 "SK, 최태원에 실트론 지분 인수 기회 양보는 위법"…과징금 16억원 부과
공정위 "최 회장이 인수 의사 보이자 SK는 합리적 검토 없이 입찰 참여 포기"
SK "납득하기 어려운 제재에 유감, 필요한 조치 강구"…법적 대응 시사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22일 'SK실트론 사익편취 의혹' 사건과 관련 공정위로부터 8억의 과징금 등을 부과받았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22일 'SK실트론 사익편취 의혹' 사건과 관련 공정위로부터 8억의 과징금 등을 부과받았다. 

[금융소비자뉴스 강승조 기자] 공정거래위원회가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SK실트론 지분 인수와 관련해 최 회장과 SK㈜에 과징금을 부과한 것에 대해 SK㈜는 제재 결정을 납득하기 어렵다고 반발했다.

SK㈜는 22일 발표한 입장문에서 "SK실트론 사건에 대해 충실하게 소명했음에도 납득하기 어려운 제재 결정이 내려진 데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특별결의 요건을 충족하는 충분한 지분을 확보한 상태에서 SK실트론 잔여 지분을 추가로 인수하지 않은 것은 '사업기회 제공'으로 단정하기 어렵다는 의견 등이 이번 결정 과정에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다"고 했다.

또 "잔여 지분 매각을 위한 공개경쟁입찰은 해외 기업까지 참여한 가운데 공정하고 투명하게 진행했다고 밝힌 참고인 진술과 관련 증빙 등이 전혀 고려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SK㈜는 이어 "공정위의 오늘 발표 내용은 전원회의 심의 과정에서 확인된 사실관계와 법리판단을 제대로 반영하지 않고, 기존 심사보고서에 있는 주장을 거의 그대로 반복한 것"이라며 "이는 공정위 전원회의의 위상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SK㈜는 "이번 일로 국민과 회사 구성원들에게 심려를 끼쳐드려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면서도 "의결서를 받는 대로 세부 내용을 면밀히 검토한 후 필요한 조치를 강구할 방침"이라고 했다.

이에 앞선 지난 15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공정위 전원회의에 직접 출석한 최태원 회장은 "SK실트론 인수가 그룹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해서 인수했다"라며 "이 행동이 회사의 이익을 가로챈 것으로 평가돼 당혹스럽다"고 항변한 바 있다.

그는 "SK실트론을 인수할 때 수형의 경험을 겪은 지 얼마 안 됐고 국정농단에 연루돼 특검과 검찰의 수사를 받았다"며 "조그만 과오도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인지하고 인식하던 때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런데 이때 SK㈜의 사업 기회를 갈취해서 위법으로 돈 벌 생각을 했겠나"며 "그때도 안 했고 지금도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최 회장은 "입찰 참여 과정과 그 이전에도 법률전문가, 이사, 담당자들에게 거듭 확인했다. 돌다리도 두들겨보고 싶었다"며 "그래서 SK㈜에 투자 안 한다는 의사를 수없이 확인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차라리 그때 이사회를 열자고 더 강하게 말하거나, 이사회를 열었으면 하는 후회가 남는다"며 "하지만 모든 사람이 이사회를 여는 것이 더 이상하다고 했으며, 이를 무시할 수 없었다"고 덧붙였다.

최 회장은 "저의 재산이 SK실트론 주식보다 훨씬 크다"며 "SK실트론으로 돈 벌자고 SK㈜에 손해를 끼칠 생각은 추호도 없다. 회사가 총수 개인에게 막대한 이익을 주기 위해 움직이는 게 가능하지도 않고 가능해서도 안 된다"고 강조했다.


공정위, SK·최태원 '사업기회유용' 과징금 각 8억원...이사회 없이 SK실트론 잔여지분 29.4% 취득 기회 제공...회사기회유용 첫 판례…"법 위반 중대성 없어 미고발"


앞서 공정위는 이날 최 회장이 실트론 주식 29.4%를 취득한 것에 대해 SK㈜가 공정거래법 제23조 2항 '특수관계인에 대한 부당한 이익 제공 등 금지' 조항을 위반한 것으로 판단하고 시정명령과 함께 SK㈜와 최 회장에게 8억원씩 총 16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공정위는 최 회장에게 사업기회를 제공한 SK와 이를 받은 최 회장에게 향후 위반행위 금지명령과 과징금 8억원을 각각 부과한다고 밝혔다.

최 회장이 비서실에 검토를 지시하며 실트론 잔여지분 인수 의사를 표시하자 SK는 자신의 사업기회를 합리적 검토 없이 양보했고, 결국 최 회장에게 부당한 이익이 돌아갔다고 공정위는 결론 내렸다.

이로써 5년에 걸친 최 회장의 실트론 지분 인수건은 위법으로 결론났다. 이 사건은 시민단체인 경제개혁연대가 지난 2017년 11월 이 사안이 총수 일가 사익편취에 해당한다며 공정위에 조사를 요청하면서 시작됐다.

공정위가 '지배주주의 사업기회 이용'에 제재를 가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그동안 재벌기업에 대해 주로 제재했던 '일감 몰아주기'와 달리 이번 사건은 계열사가 총수에게 직접 부당한 이익을 제공한 행위를 제재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공정위는 강조했다.

공정위에 따르면 SK는 반도체 소재산업의 포트폴리오를 강화하기 위해 2017년 1월 ㈜LG가 갖고 있던 반도체 웨이퍼 생산업체 실트론의 주식 51%를 인수하고, 유력한 2대 주주가 출현하는 상황을 막기 위해 그해 4월 KTB PE가 가진 19.6%를 추가로 매입했다.

우리은행 등 채권단이 보유한 나머지 지분 29.4%는 SK가 아닌 최 회장이 매각 입찰에 참여해 단독 적격투자자로 선정된 후 그해 8월 총수익스와프(TRS) 방식으로 사들였다.

공정위는 최 회장이 가져간 '실트론 지분 29.4%를 취득할 수 있는 기회'는 SK에 상당한 이익이 될 수 있는 '사업기회'였다고 판단했다. 

SK가 2016년 12월 경영권 인수 검토 당시 실트론 기업가치가 1조1000억원에서 2020년 3조3000억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한 데다 SK하이닉스로의 판매량 증대와 중국 사업 확장 등으로 실트론의 가치증대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보고 내부적으로도 잔여 주식 취득을 '추후 결정'하기로 검토한 것이 참조됐다.

그러나 SK는 실트론 지분 추가 취득을 포기하고 이 사업기회를 최 회장에게 양보하는 과정에서 SK 임직원은 최 회장의 지분 인수를 돕거나, 실트론 실사 요청 등을 거절하는 방법으로 '경쟁자'들의 입찰 참여를 어렵게 하고, 심지어 최 회장에게 잔여 지분 취득과 관련한 자금조달 방법이나 입찰 가격 등에 대해 보고하기도 한 것으로 드러났다.

공정위는 회사의 사업기회를 대표이사이자 지배주주가 가져가게 되는 '이익충돌' 상황이었으나 SK는 이사회 승인 등 상법상 의사결정 절차도 준수하지 않았다고 보았다. 최 회장이 실트론 잔여 지분 입찰 참여 후 사외이사들로 구성된 거버넌스위원회에 두 차례 보고하긴 했으나, 이 절차는 법적 책임을 부담하지 않는 형태여서 이사회 승인과는 다르다는 게 공정위 지적이다.

공정위는 SK의 사업기회 포기는 최 회장 지배력 아래에 있는 장동현 SK 대표이사의 결정만으로 이뤄졌고, SK는 이 과정에서 사업기회 취득에 따른 추가 이익 등도 검토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이에 SK가 밀어준 사업기회로 최 회장은 2000억원에 가까운 '부당 이익'을 챙길 수 있었다고 보았다. 최 회장이 취득한 실트론 주식 가치는 2017년 대비 2020년 말 기준으로 약 1967억원이 오른 것으로 파악됐다.

이날 공정위 제재에 대해 검찰 고발 조치가 빠지고 과징금도 적은 수준이라 '봐주기'라는 지적도 나온다.

미고발 사유에 대해 육성권 기업집단국장은 "위반 행위가 절차 위반에 기인한 점, 위반행위 정도가 중대·명백하다고 보기 어려운 점, 최태원이 SK에 사업 기회를 제공하도록 지시했다는 사실을 직접 증명할 수 있는 증거가 없는 점, 법원과 공정위 선례가 없어 명확한 법 위반 인식을 하고 행해진 행위라고 보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는 점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사업기회를 받은 객체의 관련 매출액 등의 산정이 어려워 '정액 과징금'으로 결정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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