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소비자뉴스 박혜정 기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내년 3월 테이퍼링을 앞당겨 마무리하고 기준금리 인상을 예고함에 따라 한국은행이 내년 3차례 이상 기준금리를 올릴 전망이다.
16일 금융시장에 따르면 미 연준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이후 15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자산매입 축소 속도를 현재의 2배로 높여 내년 3월 테이퍼링을 마무리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FOMC 18명의 위원 중 다수가 내년 기준금리가 0.75∼1.00% 수준에 이를 것으로 예상, 현재 미국 기준금리(0.00∼0.25%)를 0.25%p씩 세 차례 올릴 수 있음을 시사했다.
국내 증권사들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미국의 첫 기준금리 인상이 이르면 내년 6월 이후 진행될 것으로 전망했다. 신한금융투자, 키움증권, SK증권 등은 인상 시기를 내년 6월로 제시했다.
이 같은 미국 움직임에 따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미국과의 기준금리 차이 유지를 위해 내년 추가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다. 기존 한국의 기준금리 인상이 가계부채 급증과 물가상승 대응 차원이 컸다면 미국 금리 인상 일정이 앞당겨지며 금통위의 기준금리 인상 명분은 보다 명확해졌다.
기축통화가 아닌 원화 입장에서 만약 기준금리 등 정책금리 수준이 미국과 같거나 높더라도 차이가 크지 않으면, 외국인 투자자들의 자금 유출 등이 나타날 가능성 때문이다. 미국 금리 인상으로 인한 달러가치 상승과 원화가치 하락을 완화한다는 차원에서 적정 수준의 기준금리 격차를 유지할 필요도 있다.
내년 미국과 한국의 추가 기준금리 인상이 0.25%포인트씩 세 번 이뤄지면 두 나라의 기준금리는 각 0.75∼1.00%, 1.75%가 되며 현재의 0.75∼1.00%포인트 격차가 그대로 유지된다.
이주열 한은 총재도 기준금리를 올린 지난달 금통위 회의 직후 "이번 인상으로 기준금리가 1.00%가 됐지만, 여전히 완화적인 수준이다. 내년 1분기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도 배제할 필요는 없다"며 내년 기준금리 추가 인상을 시사한 바 있다.
이에 금융전문가들은 내년 1분기, 1월이나 2월 중 금통위가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한 차례 더 올리고, 하반기에도 한두 차례 추가 인상하는 경우를 가장 유력하다고 내다봤다.
김소영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미국이 기준금리 인상을 서두르면서 한국의 기준금리 인상도 빨라질 가능성이 커졌다"면서 "금통위가 경기 상황 등을 봐가며 금리 인상 속도를 조절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