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유기업들 참여한 헝다 '리스크해소위' 출범…채무·구조조정 주도할 듯
[금융소비자뉴스 박혜정 기자] 360조원대 빚을 진 중국 부동산 개발업체 헝다(恒大)가 채권 이자를 내지 못하면서 실질적인 디폴트 상태에 빠졌다.
헝다가 6일까지 갚았어야 할 달러 채권 이자를 지급하지 못했다고 블룸버그 통신 7일 기사를 인용해 연합뉴스가 보도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헝다는 뉴욕 시간으로 6일 오후 4시까지 두 건의 달러 채권에 걸쳐 총 8249만 달러(약 976억원)의 이자를 지급하지 않았다. 당초 예정일인 지난달 6일까지 2건의 달러 채권 이자를 지급하지 못했던 헝다 계열사인 징청(景程)은 6일 30일간의 유예 기간이 끝나는 상황이었다.
공식 디폴트가 선언되면 192억3600만 달러(약 22조7000억원) 규모에 달하는 전체 달러 채권 연쇄 디폴트로 이어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헝다 측은 6일 밤 이 채권 이자 상환 여부에 관한 입장을 밝히는 대신 외부인들이 참여하는 리스크해소위원회를 출범시켰다고 공시했다. 이를 계기로 헝다의 디폴트를 전제로 채무 및 구조조정이 본격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리스크해소위는 쉬자인 회장 등 헝다 경영진 2명과 국유기업, 자산관리회사, 증권회사, 법률회사에서 파견한 인원 5명 등 모두 7명으로 구성된 것으로 전해졌다.
참여한 외부 기관은 광둥성 소속 국유기업인 웨하이지주그룹, 광저우 소속 국유기업인 웨슈그룹, 중국신다자산관리, 궈신증권, 베이징중룬법률사무소 등 5곳으로 파악됐다.
업계에서는 광둥성 정부 업무팀이 감독 업무를 맡아 최종 의사 결정을 담당하고, 리스크해소위는 구체적인 집행 업무를 맡게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위원회에 참여한 기관들이 향후 헝다에 필요한 추가 사업 자금을 대고 일부 사업 부문을 인수하는 등 구조조정에 직접 참여할 것이라는 보는 시각도 있다.
지난 6월 말을 기준으로 헝다의 총자산은 2조3775억 위안, 총부채는 1조9665억 위안이다. 헝다의 총부채 중 역외에서 발행된 달러 채권 규모는 192억 달러(약 22조7000억원)에 달한다.
시장은 헝다가 실질적 디폴트 상태에 빠졌다는 사실보다는 리스크해소위 출범을 계기로 채무조정과 구조조정이 질서 있게 추진될 수 있다는 기대감에 주목했다.
이에 전날 홍콩 증권거래소에서 20% 가까이 폭락했던 헝다 주가는 이날 장중 8% 이상 급등했다가 강보합권에서 마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헝다 사태 속에서 중국 수뇌부가 전날 정치국 회의를 통해 부동산 규제 완화를 시사한 가운데 중국 본토 증시와 홍콩 증시의 부동산 기업 주가도 일제히 강세를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