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진 불안한 지배구조(下) 계열사 상당수, 일감몰아주기 의혹 대상
유진 불안한 지배구조(下) 계열사 상당수, 일감몰아주기 의혹 대상
  • 이동준 기자
  • 승인 2021.11.29 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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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말 공정거래법 강화로 내년부터 일감몰아주기 규제대상 대폭 확대...지주사 지분이 높아 새 규제대상이 되는 천안기업, 유진AMC, 유진디랩, 지구레미콘, 유진로지스틱스, 성인산업 등 의혹많아...유진은 총수일가 대여금 5번째로 많은 그룹인데도 관련공시도 볼 수 없어 제재대상 될 가능성

[금융소비자뉴스 이동준 기자] 공정거래위원회가 최근 발표한 71개 공시대상 기업집단의 내부거래현황을 보면 계열사를 제외한 특수관계인에 대한 대여금이 많은 집단은 효성(대여금 규모 1천억원), 농협(600억원), 셀트리온(400억원), 부영(400억원), 유진(200억원) 등의 순으로 지목됐다.

특수관계인이란 보통 대주주 또는 대주주의 일가 친인척, 계열사 임원 등을 말한다. 뚜렷한 대주주가 없는 농협을 제외하면 효성, 셀트리온, 부영, 유진그룹 계열사들이 그룹총수 또는 총수일가에 빌려준 돈이 이 정도 된다는 얘기다. 기업이 대주주에게 돈을 빌려주는 것이 불법은 아니다. 하지만 일반 금융거래에 비해 유리한 조건으로 빌려줄 경우 문제가 될수 있어 공정위가 항상 주목하고 있다.

때문에 주주대여금은 자산이 5조원이 넘어 공시대상 기업집단이 되면 상장사든 비상장사든 공시하도록 되어있다. 제대로 공시않을 경우 과징금 등의 제재를 받을수 있다. 효성 등 대부분의 그룹들은 관련 대주주명단을 구체적으로 밝히진 않았지만 사업보고서나 감사보고서에 두루뭉술하게라도 표시는 하고 있다.

그러나 자산기준 재계 63위 유진그룹 계열사들만은 상장사든 비상장사든 주주대여금을 공시하지 않고 있다. 계열사들끼리의 돈거래는 거의 공시하지만 총수일가에 대한 대여금 만은 숨기고 있는 인상이다.

공정위가 금액까지 밝힌 것으로 봐선 공정위에는 보고하되 공시는 않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공정위의 제재여부가 주목된다. 유진 총수일가들이 200억원에 달하는 돈을 왜 계열사들에서 빌리는지도 궁금하다.

유진은 그룹 최대주주인 유경선 회장의 장남 유석훈 상무가 최대주주로 있는 유진에너팜 때문에 몇 년전까지 일감몰아주기 의혹에도 시달렸다. 유진에너팜은 에너지저장장치(ESS), 태양광발전, 전기공사 등을 벌이던 계열사였다.

특수관계인에 대한 대여금이 많은 기업집단(작년말 기준)

그룹명

효성

농협

셀트리온

부영

유진

특수관계인에 대한 대여금 액수(억원)

1천억원

600억원

400억원

400억원

200억원

<자료 공정거래위원회>

부동산 임대업체 천안기업, 오너일가 지분이 30%가 넘는 유진기업의 지분이 50% 넘어 내년부터 새로 규제대상 

2018년 유진에너팜 매출의 약 80%가 유진 계열사인 나눔로또에 대한 ESS컨설팅 용역, 다른 계열사였던 유진초저온 전기공사 등에서 발생, 일감 몰아주기 의혹이 일었다. 2019년에는 유진에너팜의 전체 매출 226600만 원 중 22900만 원을 계열사인 유진초저온이 올려주었다. 매출의존 비중이 99.5%에 달했다. 매출의 거의 전부를 유진초저온과의 거래에 의존한 것이다.

일감몰아주기 의혹 때문인지, 아니면 비주력 사업 정리 차원인지 유진그룹은 2019년 돌연 유진초저온을 홍콩계 사모펀드에 매각했다. 그러자 유진에너팜의 매출규모는 거의 바닥으로 떨어졌다. 유진에너팜은 현재 감사보고서조차 공시되지 않고 있다. 매출이나 이익규모가 형편없기 때문일 것이다.

공정위는 유진에너팜의 총수일가 지분율이 32.8%, 사익편취 또는 일감몰아주기 규제대상기업이지만 내부거래 비중이 0%라고 밝혔다. 유진초저온이 팔리면서 내부거래나 매출 자체가 거의 없어졌다는 얘기다.

총수일가 지분율이 30%(비상장사는 20%)를 넘어 일감몰아주기 규제대상이 되는 유진 계열사는 유진에너팜외에도 호남아스콘(총수일가 지분율 45%), 유진기업(32.13%), 남부산업(100%), 우진레미콘(100%), 이순산업(100%) 등이 있다. 하지만 이들 계열사 모두 현재 내부거래비중이 적어 일감몰아주기 혐의는 없어 보인다.

일감몰아주기 규제대상 기업이 다른 계열사들과 내부거래를 했다고해서 무조건 공정위 제재를 받는 것은 아니다. 계열사가 밀어준 매출이 연 200억원 이상이거나 매출의 12% 이상인 기업으로, 거래가격이 다른 일반거래가격과 7%이상 차이가 나는 등 현저하게 거래조건에서 우대받는 경우 공정위가 제재를 가할수 있다.

유진에너팜의 매출이 유명무실해지면서 지금은 일감몰아주기 의혹이 유진계열사들에서 사라졌지만 내년부터는 다시 일감몰아주기 의혹이 상당수 제기될 것으로 보인다. 작년말 공정거래법 개정으로 올해 연말부터 일감몰아주기 규제대상 기업의 범위가 훨씬 넓어지기 때문이다.

상장기업도 오너일가 지분이 20%이상이면 규제를 받는 것은 물론 오너일가 지분 20%이상 기업이 50%이상 지분을 갖고있는 자회사도 새로 적용대상이 된다. 유진에는 오너일가 지분이 많은 기업의 자회사들이 많다.

대표적인 곳이 부동산 임대업체 천안기업이다. 작년말 천안기업의 지분은 그룹 지주회사인 유진기업이 80.88%, 유경선 그룹회장 11.56%, 유회장의 바로밑 동생인 유창수 유진투자증권 부회장 7.56% 등이다. 유경선 형제의 지분이 20%를 넘지않아 지금까지는 일감몰아주기 규제대상이 아니었다. 하지만 오너일가 지분이 30%가 넘는 유진기업의 지분이 50%를 넘기 때문에 내년부터 새로 규제대상이 된다.

현재 유진그룹의 사익편취 규제대상 기업명단(작년말 별도기준 % 억원)

회사명

총수일가지분율(%)

작년 매출액(억원)

작년 내부거래금액(억원)

내부거래비중(%)

유진에너팜

32.8

1.39

-

0

호남아스콘

45

-

-

-

남부산업

100

28.96

-

0

유진기업

32.13

7,491

431

5.77

우진레미콘

100

316.86

4.22

1.33

이순산업

100

191.84

4.55

2.37

<자료 공정거래위원회>

유진그룹 계열사인 홈인테리어업체인 유진디랩 역시 지주사가 지분 100%를 갖고있어 내년부터 새로 규제대상

이 회사의 매출은 주로 그룹 계열사들에게 사무실을 빌려주고 받는 임대수익이다. 작년의 경우 유진기업이 15억원, 유진투자증권이 53억원 등 모두 68억원의 임대수익을 올려주었다. 작년 이 회사 매출 69억원의 99%에 달한다. 천안기업은 유진 2개사에 거의 의존해 먹고사는 회사인 셈이다.

임대조건이 일반임대거래에 비해 유리하거나 불리하다면 내년부터 공정위의 제재를 받을수 있다. 천안기업은 또 지주사 유진기업에서 작년말현재 6.95억원의 단기차입금도 빌려 쓰고 있다. 차입금리가 특별히 높거나 낮을 경우 또 제재대상이 될수 있다.

유진AMC란 계열사는 부동산임대 및 골프장관리업체로, 지주사 유진기업이 100% 지분을 갖고 있어 역시 내년부터 새로 일감몰아주기 규제대상이 된다. 작년에 유진기업에서 2.75억원, 유진그룹의 골프장업체들인 동화기업과 유진레저에서 각각 19억원 및 18억원, 천안기업에서 13.7억원 등의 매출을 각각 올려주었다.

계열사들이 올려준 매출이 모두 61.8억원으로, 작년 전체 매출 100억원의 62% 가량을 계열사들에 의존했다. 부동산임대업이 잘 안되니 계열 골프장과 계열사 건물관리 등을 해주며 살아가는 회사로 보인다. 전형적인 내부거래다. 역시 거래조건 등에서 문제가 있으면 내년부터 제재를 받을수 있다.

이 회사들은 총수일가 지분이 없고, 버는 이익이 많지않아 총수일가 지분이 많은 지주사에 배당을 해줄 형편도 안되는 기업들이다. 왜 이런 계열사들을 자꾸 만드는지 의문이다. 이런 회사에 유진기업은 301억원 한도의 연대보증도 해주고 있다.

홈인테리어업체인 유진디랩 역시 지주사가 지분 100%를 갖고있어 내년부터 새로 규제대상이다. 적자가 심해 현재 완전자본잠식 상태인 기업이다. 그런데도 유진기업에서 연 4.6%란 약간 높은 금리로 모두 99억원(작년말 기준)을 빌려쓰고 있다. 유진기업은 이 회사의 법인카드한도보증까지 해주고 있다.

유진디랩의 작년매출은 100억원이었다. 이중 유진기업에서 12. 유진저축은행에서 20억원 등 계열사들이 모두 58.3억원을 올려주었다. 계열사 의존도가 58%에 달한다. 아무리 적자라도 거래조건이 심할 경우 제재를 받을수 있다.

작년 실적이 좋지않아 2019년 감사보고서만 공시되는 지구레미콘 역시 유진기업이 100% 지분을 갖고있어 내년부터 새로 규제대상이다. 2019년 계열사들에 대한 매출의존도는 42%에 달했다. 유진기업이 지분 100%70%를 각각 갖고있는 유진로지스틱스와 성인산업의 작년 계열사 매출의존도도 각각 13% 27%였다. 모두 거래조건이 문제되면 내년부터 제재를 받을수 있다.

유진 계열사들이 작년에 올려준 유진AMC 매출(억원)

유진기업

동화기업

천안기업

유진레저

유진투자증권

유진홈센터

계열사합계

유진AMC 작년전체매출

2.75

19.2

13.7

18.4

1.64

6.0

61.85

100.5

<자료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레미콘기업인 우진레미콘은 유 회장 장남인 유석훈 외 특수관계자 지분 100%...공정위가 문제를 삼을 수도 있어

유진그룹 계열사들중에는 계열사 매출의존도는 적더라도 갖가지 형태로 서로 돈을 빌려주고, 지급보증이나 담보를 서주고, 예금을 들어주고 후순위사채 등을 사주는 사례도 비일비재하다. 레미콘업체인 남부산업은 총수일가 100% 개인기업이다. 유경선 40.8%, 유창수 19.03%, 유회장의 또다른 동생인 유순태 19.03%, 유석훈 21.14% 등의 지분분포다. 유경선-유석훈 부자의 지분율이 50%를 넘어 유경선 일가 회사로 봐도 된다.

작년매출 28억원에 23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내 현재 완전자본잠식 상태다. 이런 적자업체가 유진레저로부터 차입금 50억원을 빌려쓰고 있는데, 이자가 4.6%에 달한다. 대신증권에서 빌린 차입금 금리 3.1%, 한투증권 단기차입금 금리 3.25% 등에 비해 높다. 왜 계열사로부터 비싸게 빌리는지 궁금하다.

남부산업은 자신이 완전자본잠식 상태인데도 또다른 계열사인 이순산업에 10억원을 빌려주고 있다. 이순산업은 유회장 동생인 유순태 부사장이 지분 100%를 갖고있는 개인회사다. 이 회사도 만성적자로 완전자본잠식 상태다.

이순산업은 남부산업에 3.15% 금리로 10억원을 빌려쓰고 있는 반면 다른 계열사인 지구레미콘과 성인산업으로부터는 4.6% 고금리로 각각 8억원 및 25억원을 빌려쓰고 있다. 이순산업은 성인산업의 2대주주(지분율 15%).

지주사 유진기업은 계열사들인 성인산업(지난 9월말기준 46.58억원), 유진엠플러스(3억원), 유진AMC(17.4억원), 유진IT서비스(34.7억원), 나눔로또(45억원), 유진디랩(5억원), 유진팜앤바이오(16.2억원), 천안기업(6.95억원) 등에 단기대여금을 빌려주고 있다.

다른 계열사들인 동양과 한성레미콘은 유진증권의 후순위사채 340억 및 10억원을 각각 매입해 주었다. 유진증권은 동양 지분 4.79%를 갖고있는 2대주주. 한성레미콘은 동양이 100% 지분을 갖고 있다.

대주주 기업을 위해 후순위사채를 매입해준 것으로 보인다. 동양은 또 자신이 100% 지분을 갖고있는 자회사 유진홈센터에 234억원을 대여해주고는 전액대손충당금을 설정했다. 자회사에 빌려준 돈이 거의 떼였다고 보고있는 것이다.

일산 소재 레미콘기업인 우진레미콘은 유 회장 장남인 유석훈외 특수관계자 지분이 100%인 기업이다. 유석훈 개인회사라 봐도 된다. 이 회사는 2019년 주주임원으로부터 30억원을 빌렸다. 작년말 9200만원의 잔액이 남아있는데, 금리가 무려 6%라고 공시했다. 주주임원이 자기 회사를 상대로 고금리장사를 했다고도 볼수 있다. 주주임원이 유석훈이라면 공정위가 문제를 삼을 수 있다.

한 재계 관계자는 "서로 돈을 빌려주거나 지급보증, 담보를 서주는 사례들은 다른 계열사들에서도 무수히 많아 일일이 열거하기도 어렵다"면서 "거래조건에 문제가 있을 경우 모두 내년부터 제재대상이 될 수도 있다"고 전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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