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기준금리 인상 "통화정책 정상화, 물가 상황 우선적으로 고려"
추가 인상 시점 놓고 "정치일정 고려는 바람직하지 않아"
[금융소비자뉴스 임동욱 기자] 기준금리를 1.00%로 인상한 한국은행이 내년 1분기 추가 기준금리 인상을 내비쳤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25일 연 1.00%로 인상된 기준금리가 여전히 완화적이라며 내년 1분기 추가 인상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기준금리 인상 여부를 결정하는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 회의는 내년 1분기 중 1월 14일과 2월 24일 예정돼 있는 상황이다.
한은 금통위는 이날 오전 열린 통화정책방향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연 0.75%에서 1.00%로 0.25%포인트 인상, 0%대 금리에 들어선 지 20개월 만에 1%대로 높아졌다.
이 총재는 금통위 회의 직후 연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이번 인상으로 기준금리가 1.00%가 됐지만, 여전히 완화적인 수준"이라면서 "내년의 성장, 물가 전망을 고려할 때 지금의 기준금리 수준은 실물경제를 제약하지 않는 뒷받침하는 수준이라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금융경제 여건을 고려하면 이번 인상으로 경기 회복이 크게 제약받지 않을 것으로 본다"며 "기준금리를 왜 올리는지를 봐야 하는데, 기준금리를 올리는 이유는 긴축이 아니라 정상화"라고 강조했다.
일각에서 경기 회복을 위해 기준금리 인상 시기를 좀 더 늦춰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은 데 대해선 "속도조절론은 알고 있지만, 금통위는 물가 상황을 우선적으로 고려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물가가 목표치를 웃도는 기간이 처음엔 짧은 기간이 될 것이라 봤는데 상당 기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이 총재는 또 "통화정책이 경제 상황 개선에 맞춰 정상화하면 과도한 차입에 의한 수익 추구가 줄어드는 등 금융 불균형 완화 효과가 뚜렷해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내년 1분기 기준금리 추가 인상 가능성에 대해 "금리를 정상화하는 과정에서 성장세가 견조하고 물가와 금융 불균형이 여전히 높은 상황임을 고려한다면 원론적으로 생각해봐도 배제할 필요가 없다"며 "대신 시기는 단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내년 3월 9일 대통령 선거일을 앞두고 기준금리를 인상하는 것은 부담스럽지 않겠느냐는 관측에 대해선 "금통위원들은 기본적으로 금융·경제 상황을 보고 판단한다"며 "정치 일정이나 총재의 임기(내년 3월 말)와 결부하는 말이 있지만 (기준금리 인상 시기를) 정치적으로 고려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