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소비자뉴스 박도윤 기자] 오는 10일 서울시의회 인사청문회를 앞둔 김헌동(66) 서울주택도시공사(SH) 사장 후보자가 취임 후 가장 먼저 분양 원가를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김 후보자는 지난 8일 연합뉴스와의 전화 통화에서 "지난 10년 박원순 전 시장 재임 때, 또 전임 SH 사장들이 얼마에 분양했는지 그때 분양된 아파트들의 분양 원가를 정리해서 공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1000만 서울 시민이 SH 공사의 주인인데 주인들이 모른다는 게 말이 안 되지 않냐"고 반문하면서 "당연한 걸 한다는 것이다. 빠르면 이달 안에도 할 수 있지만 한 번에 끝나는 게 아니라 여러 차례 공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후보자는 1981∼2000년 쌍용건설에서 근무한 후 2000년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에 들어가 아파트값거품빼기운동본부장, 부동산건설개혁본부장 등을 지냈다.
그는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부동산 정책이 실패를 거듭했다며 분양 원가 공개, 분양가 상한제 시행, 공시지가 인상 등을 촉구해 현 정부 부동산 정책의 '저격수'로 불렸다. SH 임원추천위원회 심사에서 한 번 탈락했지만 오세훈 서울시장에 의해 SH 사장에 낙점됐다.
김 후보자는 최근 서울시가 추진 중인 이른바 '반값 아파트'에 대해 "강남, 서초 등 할 수 있는 곳은 다 해야죠"라며 ' "(분양가로) 30평 정도 되는 아파트에 3억∼5억원 정도를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서울 강남에 짓든 경기도에 짓든 부산, 광주에 짓든 건축비는 큰 차이가 없다"고 덧붙였다.
서울시는 강남구 서울의료원 북측 부지 등에 '반값 아파트'로 불리는 토지임대부 주택을 공급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토지임대부 주택은 서울시, SH 등 공공이 토지 소유권을 갖고 건물만 분양하는 방식으로, 땅값이 제외돼 있어 분양가를 절반 이하로 낮출 수 있다.
김 후보자는 오 시장의 재건축, 재개발 정책에 대해 "법을 지키고 규칙을 지킨다면 잘 짓도록, 좋게 짓도록 도와야 하는 게 정치인들의 역할이고 행정의 역할"이라며 "개발을 이용해서 특정인, 특정 세력이 폭리를 취하거나 일반 시민과 조합원을 속이는 일이 생기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청년 세대나 무주택 서민에게 싼값에 내 집 마련이 가능한 것을 실제로 보여줘야 '영끌'이 안 일어나고 집값이 안정되지 않겠나"라며 "그걸 한번 해보라는 제안을 받았고 그래서 (SH 사장 공모에) 지원하게 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