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소비자뉴스 박혜정 기자] 고승범 금융위원장은 3일 은행권의 대출금리와 예금금리의 차이, 즉 예대마진의 확대에 대해 "가격과 관련된 것이어서 제가 직접적으로 말씀드리기는 적절하지 않다"며 선을 그었다.
고 위원장은 이날 보험업권과 간담회 후 은행권이 금리 인상에 대응하면서 예금금리보다 대출금리를 과도하게 올리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 이 같이 답했다.
그는 은행권의 이득이 국민의 이자부담에서 나온다는 비판에는 "시장에서 그렇게 되는 문제"라며 "앞으로 금리 인상 가능성을 생각하면 그런 시대가 계속될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 금리 인상이 불가피한 측면이 있지만 서민들의 고충을 생각할 때 금융정책의 수장으로서 무책임한 면을 드러냈다는 비판이 나온다.
금융감독원 자료에 따르면 지난 3년간 국내 은행들이 예대금리차로 벌어들인 수익은 △2018년 39조4867억원 △2019년 39조8335억원 △2020년 40조3133억원 등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금융당국은 현재 예대금리차는 저금리 기조 지속으로 과거에 비해 낮은 수준이나 대출자산 규모 확대에 따라 이자 이익이 증가했다고 파악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 3년간 국내 은행들의 평균 예대금리차가 △2018년 2.06% △2020년 1.78% 등으로 감소했음에도 은행의 수익이 늘어났음을 감안할 때 수신금리를 높일 여지가 있음을 알 수 있다.
이처럼 국내 은행들이 예대금리차 수익을 올리고 있는 가운데, 2021년 7월까지 원리금 상환이 연체된 가계대출이 1조 5933억원(8만 5752건)으로 이미 2020년 대출 규모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한 금융소비자단체 관계자는 “국민들은 원리금 상환으로 허리가 휘는데, 은행들이 예대금리차로 천문학적 수익을 올리고 있다는 것은 결국 은행이 국민들 빚으로 자신들의 배만 불리고 있는 것”이라며 예대마진에 대한 합리성, 투명성이 제고되어야 한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