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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보험업법개정 등 현안에 '속수무책'...험난한 이재용의 앞길
삼성, 보험업법개정 등 현안에 '속수무책'...험난한 이재용의 앞길
  • 이동준 기자
  • 승인 2021.10.25 1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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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태생 때부터의 오너 경영방식과 너무 커진 삼성전자 땜에 사실상 뾰족한 대책 없어. 엄청난 돈 필요해 엄두도 못내. 가장 시급현안은 보험업법개정...온갖 무리수 동원, 삼성물산이 생명 보유 삼성전자 지분인수하더라도 지주사 강제전환 문제에 걸려. 지주사 전환하면 75조원이상 또 필요...왠일인지 국회가 거론않고 시간만 보내주는게 삼성오너가 입장에선 천만다행. 현 상태에서 시간만 흘러가길 바라는 듯...위기의 삼성, 지금 '배째라' 전술인가...주요 현안에 '무책이 상책' 사실상 손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모친 홍라희(왼쪽) 전 리움미술관장이 삼성전자 창립 52주년 기념일인 지난 1일 경남 합천군 해인사를 찾아 방장 스님(가운데)과 촬영하고 있다. 

[금융소비자뉴스 이동준 기자] 이건희 전 삼성회장 사망후 유족들은 12조원이 넘는 엄청난 상속세 부담 때문에 쩔쩔 매고 있다. 삼성물산보다 당기순이익이 10배 이상 많아 배당도 클 수 밖에 없는 삼성전자에 오너 지분이 많았다면, 그리고 제대로 된 지주사 체제가 있었다면 부담은 훨씬 덜 했을 것이다.

삼성은 태생 초반부터 일본식으로, 개인투자자금보다 금융회사 돈이나 계열사 자금들을 동원, 계열사들을 계속 확장하다보니 오너가 개인지분이 적다. 지금도 삼성생명(8.51%)과 삼성물산(5.01%)이 삼성전자의 1,2대주주이고, 이재용 부회장의 삼성전자 지분은 1.63%에 그친다. 기업확장때는 쉬운 방법이었겠지만 뒤늦게 상속 등에서 적지않은 문제가 나타나 그룹과 오너일가 모두 곤욕을 치르고 있는 것이다.

삼성생명은 주로 투자자들이 맡긴 돈으로 운용하는 금융회사다. 제조업체인 삼성전자의 지난 6월말 별도기준 총자산 227조원중 자기자본(순자산)181조원인데 비해, 삼성생명은 같은 기간 총자산 308조원중 자기자본은 36조원에 불과하다.

삼성전자 삼성생명 삼성물산 주요 지표 비교(20216월말 별도기준, 조원)

 

총자산(조 원)

순자산(자기자본 조원)

이익잉여금(조원)

211~6월당기순이익(조원)

삼성전자

227

181

176

13

삼성생명

308

36

14

0.85

삼성물산

44

28

6.9

0.92

<자료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삼성은 태생초부터 오너 자기자금보다 금융회사 돈으로 기업 확장. 금산분리 문제를 지금도 해결못한 거의 유일한 대그룹. 삼성물산 보유 삼성생명주식과 삼성생명 보유 삼성전자 주식을 맞바꾸고 삼성물산과 삼성생명을 산업지주 및 금융지주사화하면 모든 문제 해결. 그러나 주식 맞교환에만 삼성물산 33조원이상 필요.

재벌오너가 금융회사 돈으로 계열사를 주로 확장한다면 문제가 있다. 남의 돈으로 자기 지배력을 확장하는 셈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금융자본과 산업자본의 분리, 즉 금산분리가 꼭 필요하다고 한다. 탐욕스런 재벌이 은행이나 보험사를 갖고 있다면 그 돈으로 자기 지배력 확장이나 사익편취의 유혹을 갖기 쉽다.

삼성은 금산분리 문제가 태생때부터 따라다닌 대표적 그룹이다. 현재 한국 재계에서 삼성같은 금산분리 문제를 안고 있는곳은 거의 없다. 한화그룹의 한화생명이 있지만 한화생명은 경영참여 목적으로 투자한 계열사들이 한화손해보험, 한화자산운용, 한화라이프랩 등 금융계열사들이 대부분이다. 제조업체는 없다.

삼성생명도 삼성화재(15%), 삼성카드(71.9%), 삼성증권(29.6%), 삼성자산운용(100%) 등 금융회사들에 많이 투자했다. 그러나 제조업체에도 많이 투자했다. 무엇보다도 세계적 제조업체 삼성전자의 최대주주이고, 삼성중공업(3.1%), 에스원(5.4%), 호텔신라(7.6%) 등에도 3% 넘는 지분을 갖고 있다.

금산분리 문제를 해결하고, 지주회사 체제를 깔끔하게 도입하려면 현재처럼 삼성물산삼성생명삼성전자로 이어지는 지배구조를 삼성물산이 산업지주회사, 삼성생명이 금융지주회사로 각각 갈라지는게 가장 좋다. 하지만 삼성전자의 덩치가 너무 커져 버려 엄청난 돈이 들어간다게 항상 문제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삼성생명 보유 삼성전자지분과 삼성물산 보유 삼성생명 지분 비교

 

삼성생명이 보유한 삼성전자지분

삼성물산이 보유한 삼성생명 지분

지분율(%)

8.51

19.34

211022일 종가로 평가한 시장가격(조원)

35.7조원

2.7 조원

<자료 양사 분기보고서를 토대로 자체계산>

삼성생명이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8.51%)을 삼성물산이 보유한 삼성생명 지분(19.34%)과 맞바꾸면 가장 바람직하다. 하지만 금액차이가 너무 크다. 지난 22일 종가로 계산해보면 35.7조원대 2.7조원이다. 13배가 넘는 금액이다. 삼성전자의 기업가치와 주가가 너무 비싸진 탓이다. 완전교환하려면 차액 33조원을 삼성물산이 물어야한다.

삼성물산이 당장 동원가능한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1조원선에 불과하다. 지금까지 벌어 쌓아놓은 삼성물산의 장부상 이익잉여금도 6.9조원(지난 6월말 별도기준)이다. 자본잉여금 10조원을 모두 전용해도 16.9조원선이다. 잉여금이란게 또 장부상 개념이어서 실제 얼마나 투입가능할지도 미지수다.

방법이 있긴 하다. 삼성물산이 최대주주(지분율 43.44%)인 삼성바이오로직스(이하 삼바) 지분 전액을 처분하면 지난 22일 시장가로 252933억원에 달한다. 규모가 너무 커 시장에서 전액소화가 어려우면 현재 삼바의 2대주주인 삼성전자(31.49%)가 이 지분을 전액 매입해 지분율을 74.9%선으로 높일수도 있다. 삼성전자라면 그정도 현금동원이 가능하다.

그러나 삼성전자가 전액 다 사주어도 양도세를 제하면 20조원이 될까말까여서 33조원에는 많이 모자란다. 현재 계속 커지고있는 삼바의 기업가치와 주가가 더 오르기를 기다릴 수밖에 없다. 설령 주가가 더 올라 성사에 가까워지더라도 3사의 일반주주들과 여론의 향배도 또 관건이다.

안그래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합병당시 삼바의 기업가치 문제 등으로 이재용 부회장은 감옥까지 갔다왔고, 지금도 재판중이다. 이 문제는 당장 해결이 어렵고, 시간이 더 필요한 문제로 보인다.

삼성전자를 인적분할해 삼성전자 투자회사를 삼성물산과 합병시키는 방안도 자주 거론. 난제많아 삼성 아직 본격 거론못해. 합병비율 분할비율 모두 논란거리. 또 감옥갈수도. 자사주 처리문제도 인화성 강해

이 문제들을 한꺼번에 해결하는 방안중 하나로, 과거부터 자주 거론되던 것이 또 있다. 삼성전자를 투자회사와 사업회사로 인적분할하고, 투자회사를 삼성물산과 합병시켜 삼성전자 사업회사가 통합 삼성물산의 자회사가 되도록 하는 방안이다.

이론상으로는 못할 것도 없는 방안이지만 현실에 적용하기엔 여러 난제가 많다. 그래서 아직 삼성이 본격거론조차 못하고 있다. 우선 합병비율이다. 지금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비율 때문에 오너가 감옥까지 오가는데, 삼성물산과 삼성전자 투자회사의 합병비율은 더 큰 논란이 예상된다. 안그래도 적은 이재용 일가 지분을 최소한 유지하려면 삼성물산 가치를 더 높게 매겨야한다. 하지만 현실은 삼성전자 가치의 절대우위다.

인적분할 때 현 삼성전자의 자산을 어떻게 배분할 것이냐를 놓고도 큰 논란이 예상된다. 삼성전자 투자회사에 자산을 더많이 떼주면 통합 삼성물산의 강제 지주회사화는 피할수 있지만 대신 오너일가의 지분율 하락이 불가피하다. 반대면 통합 삼성물산의 강제 지주회사화가 불가피해 자금이 천문학적으로 더 들어갈수 있다.

현재 삼성물산이 보유중인 12.5%의 자사주 처리문제도 폭발적 인화성을 갖고 있다. 자사주의 마법을 동원, 오너일가의 지분율 상승 또는 하락방지를 기도했다가는 엄청난 비판에 직면할수도 있다. 반대로 정상적인 방법대로 했다가는 삼성물산에 많은 오너일가 지분이 상당폭 하락할 가능성이 커 오너일가들부터가 이 방법에 소극적일 가능성이 높다.

이 문제는 그렇다 하더라도 금산분리 전초단계라 볼수 있는 보험업법 개정문제는 당장 삼성에 닥친 심각한 현안이다. 현행 보험업법은 보험사가 보유하는 계열사 주식한도를 총자산의 3%로 정하고 있다. 지금까지는 최초 취득가 기준으로 3%였다. 하지만 현재 국회에 계류중인 보험업법 개정안은 이를 취득가에서 시장가로 바꾸려 하고 있다.

현재로선 국회계류중인 보험업법 개정안이 가장 심각한 현안. 개정안대로 맞추려면 삼성생명 삼성화재 보유 삼성전자 주식 29조원 이상 내다팔아야. 시장서 팔면 이재용 일가 지배력 흔들. 삼성물산이 사려니 돈 모자라고 지주회사 강제전환이 또 문제. 삼성전자의 자사주화는 여론비판이 문제

지난 6월말 별도기준 삼성생명의 총자산은 3085232억원, 3%92556억원이다. 삼성생명이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 8.51%의 최초 취득가는 5,444억원에 불과하다. 하지만 이를 시장가로 바꾸면 무려 35조원이 넘는다. 무려 26조원 이상의 삼성전자 주식을 내다 팔아야한다.

이럴 경우 삼성생명이야 거금이 들어오니 좋겠지만 이재용이 삼성물산과 삼성생명을 통해 확보한 삼성전자 지배력은 크게 흔들릴수 있다. 이재용 일가와 삼성계열사 및 특수관계인들이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은 지금도 다 합해봐야 21.16%에 불과하다. 이중 10% 가까운 삼성생명과 삼성화재 지분중 7%가량이 없어지면 오너지배력은 14%대로 떨어진다. 이 지분으로 삼성전자를 제대로 지배할수 있을까?

삼성 오너가 및 특수관계인들이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21108일 보통주기준 %)

삼성생명

삼성물산

삼성화재

홍라희

이재용

이부진

이서현

최대주주및특수관계인합계

8.76(특별계정포함)

5.01

1.49

2.30

1.63

0.93

0.93

21.15

<자료 삼성전자 공시자료 및 반기보고서>

이재용 일가나 이재용 일가가 최대주주인 삼성물산이 이 7% 지분을 사들이는 방법이 있긴 하지만 29조원이 넘는 현찰이 필요하다. 상속세 12조도 제대로 못내 쩔쩔매는 오너일가이고, 삼성물산의 현찰동원력은 앞에서 언급했다. 삼성물산 보유 삼바 지분을 모두 팔아도 세금을 내고나면 20조원이 안된다. 또 당국의 눈치와 주주 및 여론 향배도 문제다.

안면몰수해서 삼바지분을 처분하고 삼성물산의 현찰을 총동원하더라도 돈이 모자라 삼성물산이 보유한 다른 계열사 지분을 팔아야 할수도 있다. 그렇게 되면 삼성물산은 지주사 기능을 포기하고 삼성전자만 거느릴까 말까다. 대혼란이 불가피해진다.

이런 방식으로 온갖 무리수를 다 써 삼성물산이 삼성전자 지분 12%를 확보, 최대주주가 되더라도 또다른 문제에 봉착한다. 바로 지주회사로의 강제전환 문제다. 현재 지주회사 관련법상 자회사 출자총액이 자산의 50%를 넘으면 이 회사는 지주회사로 강제전환하도록 되어있다.

지난 6월말 현재 삼성물산의 별도기준 자산총액은 44조원선. 50%22조원인데, 삼성전자 지분보유액이 22%를 넘으면 강제로 지주회사로 전환된다는 얘기다. 삼성전자 지분 12%면 현시가로 48조원이 넘는다. 50%선을 가볍게 넘어간다. 삼성물산은 강제로 지주회사가 되는 것이다.

문제는 지주회사가 되면 내년부터 자회사 지분을 30%(현재는 20%)이상 의무보유해야 한다는 점이다. 삼성전자 지분 18%를 더 확보해야된다는 얘기다. 지분 18%면 무려 75조원이상 이 더 들어가야한다. 온갖 난리블루스를 춰, 그것도 이론상 최상의 경우를 모두 가상해 겨우 12%를 확보했는데, 또다시 어떻게 75조원을 더 마련하라는 말인가.

이런 강제 지주사 전환문제를 피하려면 보험업법 개정으로 삼성생명 등이 토해 내야할 7%의 삼성전자 지분을 아예 삼성전자가 인수하는 방법도 있다. 삼성전자가 자사주로 7%를 보유하고, 이재용 등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 등의 지분이 14% 정도면 충분히 경영권을 지켜낼수 있다는 논리에서다.

자사주는 의결권이 없지만 자사주를 제외한 주주들로만 의결권권한을 계산해보면 삼성물산 및 오너일가의 의결권 권한은 14%에서 19.5% 정도로 높아진다. 금호석유화학의 박찬구 회장 일가 지분이 15% 정도인데도 지분 10%의 조카 박철완 전 상무와 잘 싸우면서 경영권을 지켜내고 있는 것은 금호석유화학의 자사주 18.3% 덕이다.

자사주는 의결권이 없지만 매각돼 다른 사람이 인수하면 의결권이 살아난다. 경영권 분쟁시 팔아 우호지분을 만들수 있다. 인적분할이나 합병때는 자사주의 마법을 활용, 돈 한푼 안들이고 오너일가의 지분율을 크게 높여줄수 있다.

하지만 이런 이유들 때문에 삼성전자가 보험업법 개정안 관련 지분을 인수해 자사주로 만드는것에 반대여론이 비등해질수 있다. 삼성전자가 과거 여러 목적으로 다량의 자사주를 갖고있다가 지난 2018년 전액소각 처리한것도 이같은 비판여론을 의식해서였다.

삼성오너 일가 입장에서 다행인 것은 보험업법 개정안이 국회에 상정된지 오래됐는데도 어찌된 영문인지 처리될 듯 말 듯 하면서도 제대로 안다뤄지면서 시간만 가고 있다는 점이다. 그러나 집권여당의 상당수 의원들이 이 법안취지에 동의하고 있다. 경실련 경제개혁연대 등 시민단체들도 오랫동안 주장해오던 사안이어서 언제든 다시 이슈화할수 있다.

삼성과 삼성오너 일가를 둘러싼 이 모든 문제들은 최근 갑자기 생긴게 아니다. 오랜 시간을 두고 계속 이어지고 누적된 문제들이다. 가급적 욕 안듣고 깨끗하게 해결하는 방법도 현재로선 거의 없다고 볼수 있다. 그렇다고 무작정 방치하기에도 불안불안한 문제들이다.

이재용 부회장을 비롯한 삼성오너가 입장에선 그냥 현 상태로 큰 논란없이 시간만 계속 흘러가길 기원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보험업법 개정안이 다시 거론되더라도 이러다간 삼성이 해체될 수밖에 없다면서 내배째라로 맞설 수밖에 없는 처지다.

삼성은 현재 보스턴컨설팅그룹에 지배구조 개편 관련 자문을 맡기고 있다고 일부 언론은 보도했다. 어떤 묘안이 나올지 모르지만 앞에서도 여러번 언급했듯이 절묘한 대책은 찾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의 덩치와 주가가 너무 높은 반면 오너지분은 너무 적기 때문이다.

IB업계의 한  전문가는 "태생부터 자기 돈보다 금융기관 돈으로 덩치를 주로 불리고, 최소한의 자금으로 변칙적 경영권승계를 도모해온 삼성 오너가 경영방식의 필연적 후과(後果)라 아니할 수 없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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