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그플레이션 우려에는 "성장률, 잠재 수준 웃도는 견실한 흐름" 선 그어
[금융소비자뉴스 박혜정 기자]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12일 "이번에는 동결했지만 대내외 여건 변화 등을 짚어보고, 경기 흐름이 예상대로 흘러간다면 다음 회의(11월)에서 기준금리 추가 인상을 고려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기준금리 추가 인상을 시사했다.
이 총재는 이날 금융통화위원회 직후 연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통해 "내년 국내 경제가 견실한 성장을 이어갈 것으로 보이고 물가 오름세는 예상보다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면서 이 같이 밝혔다.
앞서 이날 오전 한은 금통위는 통화정책방향회의에서 현재 연 0.75%인 기준금리를 동결하기로 했다.
이 총재는 이번 회의에서 "임지원, 서영경 위원은 0.25%포인트(p) 인상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냈다"고 공개하면서, "앞으로 통화정책은 완화 정도를 적절히 조정하는 방향으로 운용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지난 8월 기준금리를 인상했지만, 실물경제 상황에 대비한 통화정책의 실질적 완화 정도는 오히려 확대되고 있다"면서 "실질 기준금리, 금융상황지수 등 지표로 본 금융 여건은 여전히 완화적인 수준으로 판단한다"고 진단했다.
그는 "한 차례 금리 인상만으로 정책 효과 가시화는 어려울 것이라 본다"면서 "금융불균형에 영향을 미치는 거시건전성 정책이나 주택 정책 등도 일관되게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지난 8월 한은 금통위는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려, 2018년 11월(1.50→1.75%) 이후 2년 9개월 만에 처음으로 인상한 바 있다.
그는 최근 유가 상승으로 국내 소비자물가가 덩달아 오르고 있는 상황과 관련해 "수개월째 소비자 물가 상승률이 2%를 상회하고 있다. 인플레이션은 가장 중요한 고려 사항 중 하나"라고 밝혔다.
불황 속 물가가 상승하는 '스태그플레이션' 우려에 대해서는 "(한국의)성장률이 잠재 수준을 상회하는 견실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면서 선을 그었다.
이 총재는 원화가 약세 흐름을 지속하는 상황에 대해 "원/달러 환율은 주요국 통화보다 다소 빠르게 상승했다. 내국인의 해외투자가 확대되고 국내 수급 요인이 가세한 데서 기인한 것"이라며 필요한 경우 개입할 수 있다고 시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