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길 막힌 내국인 박탈감 커져”
[금융소비자뉴스 이성은 기자] 30대 중국인이 89억원짜리 타워팰리스 펜트하우스를 100% 대출로 구입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금융당국의 대출 옥죄기로 대출길이 좁아진 내국인과 달리, 외국인은 해외 현지 은행에서 대출을 받아 국내 부동산을 매입할 수 있어 내국인들의 박탈감이 커지고 있다.
1일 소병훈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중국 국적의 1988년생 30대 A씨는 지난 3월 서울 강남구 도곡동에 위치한 타워팰리스를 89억원에 구입했다. 2000년대 초반에 지어진 타워팰리스는 초고층 고가 주상복합아파트다. A씨가 구입한 복층구조의 전용면적 407㎡ 아파트는 타워팰리스 내에서도 몇 채 안 되는 일종의 ‘펜트하우스’다.
A씨의 이 아파트 구입자금은 전액 대출에서 나왔다. A씨가 강남구청에 제출한 자금조달계획서를 살펴보면 A씨는 89억원 전액을 금융기관 대출로 조달했다. 본인이 보유한 현금이나 상속, 증여 자금 등은 전혀 없었다.
내국인은 이 같은 거래가 불가능하다. 지난 2019년부터 투기지역과 투기과열지역에서는 15억 원 이상의 주택을 매입할 때는 주택담보대출을 받을 수 없도록 했기 때문이다. 서울은 전 지역이 투기과열지구로 묶여 있다.
외국인이라고 해도 상황은 비슷하다. 국내은행은 내국인과 같은 대출 규제를 적용한다. 외국은행의 국내 지점이라고 해도 국내에서 영업할 때는 국내법에 따라야 한다.
실제 소 의원실에서 등기부등본을 확인한 결과 이 아파트를 담보로 근저당설정이 이뤄진 내역도 전혀 없었다.
금융위원회는 “은행업 감독규정 등 관련 규정에서는 대출과 관련해 내외국인에 차별을 두지 않고 동등대우 원칙을 지키고 있다”며 “외국인에 대해 주택담보대출이 제한 없이 이뤄지고 있다는 것은 사실과 다르다”고 강조했다.
다만 외국인이 국내 부동산을 매입할 때 외국 현지 은행에서 대출을 받은 경우에는 국내법이 적용되지 않는다. 이에 해외 현지 은행에서 추가적으로 자금을 조달할 길이 없는 내국인들 사이에서 불만이 줄을 잇는다.
한편 외국인들의 국내 부동산 쇼핑은 계속 되고 있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김주영 의원 국세청과 국토부로부터 제출받은 ‘최근 3년간 외국인 아파트 취득 현황’에 따르면 해당 기간 전체 외국인의 아파트 취득 건수는 2만3167건, 거래금액은 약 7조6726억원에 달한다.
같은 기간 아파트를 사들인 외국인의 국적을 살펴보면, 중국인이 가장 많다. 전체 외국인 아파트 취득건수 2만3167건 중 중국인 매입 건수는 1만3573건으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거래금액도 3조1691억원으로 규모가 가장 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