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소비자뉴스 이동준 기자] “드디어 내가 집으로 돌아왔어요(我終於回家了)”.
미국 검찰에 기소돼 캐나다에서 2년 9개월간 가택연금에 처해졌던 멍완저우(孟晩舟·49) 화웨이 부회장은 25일 밤 중국 선전(深圳)시 바오안(寶安) 국제공항에 도착해 이같이 말했다고 연합뉴스가 보도했다.
그는 성명 첫 마디에 “드디어 집으로 돌아왔다. 조국이여, 내가 돌아왔다”며 운을 뗀 뒤 “오성홍기가 있는 곳에는 신념의 등대가 있다. 신념에도 색깔이 있다면 분명 중국홍(차이나 레드·중국을 상징하는 붉은색)일 것”이라고 애국주의를 강조하는 발언을 꺼내들었다.
그는 “위대한 조국과 인민, 당과 정부의 관심에 감사한다. 보통의 중국인으로서 조국이 자랑스럽다”며 다시 조국을 강조한 뒤 “시진핑 주석이 관심을 가져준 것에 깊이 감동을 받았다”고 시 주석 칭송을 이어갔다.
캐나다 가택연금에서 풀려난 직후 멍 부회장은 “지지와 도움을 준 조국과 조국의 인민에게 감사하다”며 “조국이 가장 큰 버팀목이었다”고 조국에 감사의 뜻을 밝혔다.
이날 멍 부회장은 중국 정부가 마련한 에어차이나(중국국제항공) 전세기 편으로 귀국해 국빈급 환대를 받았다. 오성홍기(중국 국기)를 연상시키는 붉은 색 원피스를 입은 그는 붉은 카펫이 깔린 트랩(이동식 계단)을 밟고 전세기에서 내렸고, 국기를 흔드는 수백명의 환영 인파에게 한참 동안 손을 흔들었다.
공항 활주로에 걸린 현수막에는 ‘멍완저우 여사가 집에 돌아온 것을 환영합니다’라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
멍 부회장이 대대적인 환대를 받은 이유는 중국이 그의 귀국을 대미(對美) 외교의 승리로 홍보하고 있기 때문이다. 화웨이 최고재무책임자(CFO)인 멍 부회장은 화웨이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인 런정페이의 큰 딸이다.
그는 2018년 12월 미국의 대이란 제재 위반 등의 혐의로 캐나다에서 체포됐다가 지난 24일 미국 법무부와 기소 연기에 합의해 귀국길에 오르게 됐다. 중국은 그간 멍 부회장을 미국의 대(對) 중국 압박 정책의 희생양이라고 주장해 왔다.
미중 갈등의 상징적 인물이었던 멍 부회장이 풀려났지만 미중관계가 급격히 개선될 가능성은 적다는 관측이 나온다. 중국 전문가들은 멍완저우 사건이 해결되면서 갈등으로 치닫던 미중 관계가 풀리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는 희망을 피력하고 있지만 어느 한 사건의 해결로 다시 가까워지기에는 이미 너무 벌어진 상태라는 것이 지배적인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