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룬퉁(滬倫通) 확대"...中, '좌경 우려'에 자본시장 개방의지로 '시장 달래기'
"후룬퉁(滬倫通) 확대"...中, '좌경 우려'에 자본시장 개방의지로 '시장 달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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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1.09.07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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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경제책사' 류허 이어 증권수장도 대외개방 확대 천명...공산당 '공동부유' 전면화 속 "정치위험 우려 커져" 지적
중국공산당 100주년 행사서 손 흔드는 시진핑 총서기

[연합뉴스] 빅테크(대형 정보통신기업) 압박으로 시작된 중국 당국의 거친 규제가 사교육·부동산·대중문화 등 여러 산업으로 걷잡을 수 없이 확대되면서 중국의 민영 경제 위축 우려가 고조되자 중국 고위 당국자들이 시장을 달래기 위한 메시지를 잇따라 피력하고 있다.

하지만 중국이 시진핑(習近平) 공산당 총서기의 장기 집권 기반 다지기 차원에서 정치·경제·사회·문화 등 모든 영역에서 '사회주의로의 회귀'를 강력히 추진하는 모습이어서 언제 어디서 예상치 못한 문제가 불거질지 모른다는 시장의 불안은 쉽게 잦아들지 않고 있다.

7일 증권감독관리위원회(증감회) 인터넷 홈페이지에 따르면 이후이만(易會滿) 증감회 주석(장관급)은 전날 개최된 세계거래소연합회(WFE) 총회 축사에서 "중국 자본 시장은 개혁개방의 산물로서 30여년간 우리는 시종 개혁 속 발전과 개방 속 진보, 협력 속 공영을 견지했다"고 밝혔다.

이 주석은 "자본시장의 제도적 개방은 굳건한 중국 개혁개방의 축소판"이라며 "우리는 국가 차원에서 마련된 새롭고 높은 수준의 대외 개방 계획에 따라 후강퉁(滬港通·상하이와 홍콩 증시 교차거래) 시범 적용 확대, 후룬퉁(滬倫通·상하이와 런던 증시 교차 거래) 개선 등 개혁개방 확대 조치를 연구·추진하겠다"고 덧붙였다.

중국 증권감독 수장인 이 주석의 발언은 올해 들어 중국 주식에 투자한 중국 안팎의 투자자들이 천문학적 손실을 보면서 세계 투자자들 사이에서 중국 시장의 신뢰성에 관한 의문이 커진 가운데 나온 것이다.

로이터 통신은 "기술에서부터 사교육에 이르기까지 최근 수개월간 중국 당국의 규제가 소나기처럼 쏟아지면서 세계 투자자들은 겁을 느끼고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의 양대 빅테크인 텐센트와 알리바바의 주가만 올해 들어 3천300억 달러(약 382조원)나 감소했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나스닥 골든드래곤 차이나 지수(NASDAQ Golden Dragon China Index)에 편입된 98개 중국 기업들의 시총도 지난 2월 연중 고점 대비 7천650억 달러(약 886조원) 줄었다.

또 중국은 국민의 과도한 사교육비 부담을 줄여주겠다면서 한화로 100조원대 규모가 넘는 사교육 시장을 사실상 초토화했는데 이 여파로 신둥팡 등 미국 증시에 상장된 중국의 초대형 학원 업체 주식이 사실상 휴짓조각이 되면서 시장에 큰 충격을 안겼다.

중국의 규제가 기술·사교육 등 일부 분야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전체 민영 경제를 겨냥하고 있다는 관측마저 고개를 들면서 시 주석의 '경제 책사'인 류허(劉鶴) 부총리까지 직접 시장의 불안 달래기에 나섰다.

류 부총리는 전날 스자좡(石家莊)에서 개막한 디지털경제박람회 축사를 통해 "민영 경제 발전 지지 방침은 변하지 않았고, 앞으로도 바뀔 일이 없을 것"이라며 "반드시 사회주의시장경제 개혁 방향을 견지하는 속에서 높은 수준의 대외 개방을 확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작년 10월 알리바바 마윈(馬雲)의 '설화'(舌禍) 사건 이후 중국 당국은 인터넷을 중심으로 급성장해 잠재적인 체제 도전 요인이 됐다고 보는 민영 경제 부문을 철저히 통제와 감독의 질서 안으로 밀어 넣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드러내고 있어 고위 당국자들의 '립 서비스'에도 시장의 불안은 쉽게 가라앉지 않는 분위기다.

일각에서는 최근 당국이 주도하고 '애국주의'에 열광하는 청년 국수주의자인 'N세대'가 적극 호응하는 가운데 나타나는 중국의 정치·경제·사회·문화 분위기의 변화가 마오쩌둥(毛澤東·1893∼1976) 시대의 극좌 운동인 문화대혁명을 연상케 한다는 말까지 나온다.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인 알리바바에 초기부터 투자하는 등 중국 첨단 산업 투자에 앞장서 온 손정의(孫正義·일본 이름 손 마사요시) 일본 소프트뱅크 회장이 지난달 실적 발표 기자회견에서 중국 당국의 최근 규제가 너무 종잡을 수 없어 투자를 둘러싼 위험이 좀 더 명확해질 때까지 중국 기업에 대한 추가 투자를 보류하겠다고 언급한 것은 중국 시장을 바라보는 세계 투자업계의 불안한 시각을 단적으로 보여준 사례다.

더욱이 시 주석을 중심으로 한 중국 공산당이 장기 집권 기반 다지기 차원에서 성장보다 분배에 방점을 찍은 '공동 부유' 국정 기조까지 전면화한 가운데 정치·사회·문화 등 전 영역에서 사회주의 원칙을 고취하는 '정풍 운동'까지 거세지고 있어 1978년 개혁개방 시작 이후 중국에서 꾸준히 성장하던 민영 경제 부문이 구조적인 위축 국면을 맞을 수 있다는 우려도 크다.

장웨이잉(張維迎) 베이징대 교수도 최근 '경제 50인 논단(CE50)' 홈페이지에 올린 글에서 "시장의 힘에 대한 신뢰를 잃고 정부 개입에 자주 의존하면 공동빈곤으로 이어질 것"이라며 "계획경제는 빈곤층에 더 많은 복지를 제공하려 했지만 결과적으로 더 많은 빈곤층이 생겼음을 잊어서는 안 된다"고 우려했다.

'외부인'의 평가는 더욱 냉담한 편이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윌리엄스 마크 캐피털 이코노믹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펴낸 보고서에서 "처음에는 기술기업 탄압처럼 보였지만

이제는 대규모 민영 기업 탄압으로 확대돼 이념적 캠페인을 닮아가고 있다"며 "이런 캠페인이 중국이 지속해서 빠른 경제 성장을 이루는 데 필요한 혁신을 저해하고 정치적 위험에 관한 투자자들의 우려를 키우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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