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소비자뉴스 이성은 기자] 국내 증권사들이 올해 상반기 지난해보다 두 배가 넘는 ‘빚투(빚내서 투자) 이자’를 벌어들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런 가운데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지난해 5월 이후 15개월 만에 0.25%포인트 올리면서, 개인투자자의 빚투 이자 부담은 커질 전망이다.
30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국내 28개 증권사가 올해 상반기 개인의 신용거래융자를 통해 얻은 이자수익은 총 8524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3640억원) 대비 2.34배나 많은 수치이다.
신용융자거래는 개인들이 증권사로부터 주식매수 자금을 빌려 거래하는 것으로, 증권사들은 빌려준 대금에 대한 이자를 받는다.
올해 상반기 이자수익은 이미 지난해 연간 이자수익(9970억원)의 85.5% 수준으로, 반기 기준으로 역대 최대 규모다.
이 같은 증권사의 이자수익 증가는 개인투자자의 ‘빚투’가 크게 늘어난 영향으로 분석된다.
올해 1월 19조3522억원 규모였던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6월 말 23조8494억원까지 늘어났다. 이에 상반기 신용거래융자 1일 평균 잔고도 22조2367억원으로, 전년 동기(9조7204억원) 대비 두 배를 훌쩍 넘어섰다.
‘빚투’ 증가와 함께 증권사 ‘고금리’도 이자수익이 증가한 요인이다. 신용거래에 따른 금리는 증권사마다, 기간마다 다르다. 융자 기간이 7일 이내라면 증권사별로 가장 낮은 3.9%∼7.5%가 적용된다.
융자 기간이 길어질수록 금리는 높아지는데 180일을 초과하면 가장 높은 5.8%∼9.9%가 된다. 최대 약 10%에 육박하는 이자율로, 기준금리가 1%도 안되는 ‘저금리 시대’에 지나치게 높은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 지난해 1년간 개인투자자의 평균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13조1464억 원으로, 증권사가 벌어들인 이자수익은 9970억 원이었다. 평균 이자율이 7.58%인 셈이다.
올해 상반기에는 평균 잔고(22조2367억 원) 대비 이자수익(8524억 원) 비율은 3.83%로, 1년 단위로 환산하면 7.66%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