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소비자뉴스 이성은 기자] 공매도가 재개된 지난 5월 3일 이후 개인투자자들의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빌린 주식으로 주가 하락에 베팅하는 투자 기법인 공매도가 증시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이라는 평가가 나오지만, 일부 종목을 중심으로 공매도 거래가 늘어나면서 주가의 발목을 잡는다는 불만이 커지고 있다.
6일 시민단체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공매도 재개 이후 30거래일 동안 주주 중 33.2%가 공매도 세력 간 호가담합, 물량투기, 시세조종을 목격하거나 주가왜곡으로 인한 피해를 경험했다고 밝혔다.
이에 경실련은 공매도 거래가 많은 43개 종목에 대한 불법 여부 조사를 촉구하는 탄원서를 3598명의 주주들의 서명을 담아 은성수 금융위원장에게 보냈다.
코스피 공매도 투기공목에 서명한 주주들 중 HHM의 주주들이 1176명(37.3%)로 가장 많았고 뒤를 이어 셀트리온헬스케어(코스피) 809명(33.0%), 삼성전자 651명(20.6%), LG디스플레이 478명(15.2%), 씨젠 448명(18.3%)의 순이었다.
경실련이 이들 주주를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자 2114명 중 59.3%가 불공정한 공매도 제도 개선을 요구사항으로 꼽았다.
특히 기관과 외국인의 공매도 상환기간 개선을 개인과 마찬가지로 60일로 지정하거나 선진국처럼 기관끼리 3·6·12개월 단위로 지정해야 한다는 요구가 많았다.
응답자의 33%는 공매도 세력간 호가담합과 물량투기, 시세조종을 통한 주가왜곡으로 피해를 봤다고 호소했다. 공매도 제도를 개선하지 않을 경우 금융위원회를 해체해야 한다는 답변도 57.3%에 달했다.
경실련은 “공매도의 가격발견 기능이 소수 업자들에 의한 투기거래와 대주주에 의한 불공정거래로 주식시장 전체의 공정성과 효율성을 저해하는 게 아닌지 조사해 달라는 것”이라며 “정부의 제도와 시스템이 외국계 헤지펀드 등 무자본세력으로 국내 주주들을 약탈하는 데 악용돼왔던 공매도 투기거래 행태가 개선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개인투자자 모임인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는 지난달 15일에 이어 이달 10일을 전후 공매도에 대항해 주가를 띄우는 ‘한국판 게임스톱(K스톱)’ 운동을 전개한다고 예고했다.
금융위는 이 같은 집중매수가 주가를 인위적으로 변동시키는 시장질서 교란 행위라며 자제를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