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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노조, "정은보 원장 반대 안해"...금융권, ‘모피아 내정’ 우려
금감원 노조, "정은보 원장 반대 안해"...금융권, ‘모피아 내정’ 우려
  • 이동준 기자
  • 승인 2021.08.05 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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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내정자 임명 절차 순탄히 진행될 듯…금융개혁 등 산적한 문제 해결이 관건
정은보 금감원장 내정자

[금융소비자뉴스 이동준 기자] 금융감독원 노조는 경제관료 출신인 정은보 신임 원장 내정자에 대해 반대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다. 앞서 금감원 노조는 교수 출신 인사 하마평에선 적극적인 반대 입장을 나타냈었다.

이에 따라 향후 임명 절차는 별다른 잡음 없이 진행될 전망이다. 정 내정자는 문재인 대통령의 재가만 받으면 전임 윤석헌 원장의 퇴임 이후 약 3개월 동안 공석으로 있던 금감원장에 취임하게 된다.

정부는 5일 신임 금감원장에 정은보 한미 방위비분담금 협상대사를 내정했다. 정 내정자는 금융위 사무처장, 기획재정부 차관보, 금융위 부위원장 등을 역임한 정통 경제관료 출신의 금융·경제정책 전문가로 꼽힌다.

오창화 금감원 노조 위원장은 정 신임 원장 내정에 대해 "청와대에서 많이 고심한 것 같다"며 "인사에 대한 반대 입장을 낼 계획은 현재로선 없다"고 밝혔다.

당초 금감원 노조는 청와대가 신임 원장에 또다시 교수 등 민간 출신을 고려한다는 말이 나오자, 교수 출신은 정무 감각이 부족하고 이론에만 매몰돼 조직을 이끌기 부적합하다며 강하게 반대한 바 있다. 교수 출신인 윤석헌 전 원장도 노조의 반대에 막혀 연임이 좌절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노조는 다만 정 내정자에 대한 즉각적인 평가의 말은 아꼈다. 아직 서로 업무적인 경험이 없는 만큼 파악할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오 위원장은 "서로 간에 경험이 없기 때문에 아직 평가를 내리긴 이르다"며 "신임 내정자께서 직원들에게 적극적으로 다가오고, 금감원의 산적한 과제들을 잘 풀어낸다면 연착륙하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 내정자와 행시 28회 동기인 고승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위원이 신임 금융위원장으로 내정됨에 따라, 금융위와 금감원의 오랜 갈등이 해소되고, '원 보이스'로 두 기관이 화합하는 모습을 보일 것이라는 긍정적인 평가도 나온다.

다만 정 내정자를 비롯해 김근익 금감원 수석부원장 등 금감원 조직의 일·이인자 모두 금융위 출신이 차지하면서, 금감원이 금융위 산하기관처럼 끌려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 섞인 목소리도 나온다.

한편 기획재정부 관료출신(이른바 모피아)이 다시 금감원장에 임명된 데 대해 일각에서는 현 정부의 금융개혁 정책이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현 정부는 2017년 초대 금감원장에 최흥식 전 연세대 교수를, 2대 원장에 김기식 전 의원을 임명했으며, 두 사람이 조기에 낙마하자 윤석헌 전 숭실대 교수를 임명했다.

이들은 모두 개혁 성향 인물들이었다. 특히 윤 전 원장은 소비자 권익을 중시하는 금융감독정책을 폈다. 키코·사모펀드 사태 등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금융회사들로 하여금 소비자들에게 피해를 보상하도록 하고, 금융회사 경영진들을 강도높게 제재했다. 또한 금융회사들이 두려워 하는 종합검사를 부활했다. 정 신임 원장이 이런 감독정책 기조를 바꿀지 주목된다.

한 금융권 인사는 "정권 말기 들어 금융당국이 다시 모피아 시대로 회귀하게 됐다"며 "정권 초기 개혁 성향 학자를 금감원장에 앉혀 추진했던 금융개혁 정책들이 퇴색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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