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평균 수익률 89.2%…정 회장 1200억원 평가이익 '최고'
[금융소비자뉴스 강승조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대기업 대표이사 5명 중 약 1명꼴로 자사주 매입에 나선 가운데 현대자동차그룹 정의선 회장이 경영인 중 가장 많은 자사주를 매입한 것으로 조사됐다.
4일 기업평가사이트 CEO스코어는 시가총액 500대 기업(7월1일 기준)을 대상으로 지난해 1월부터 올해 7월 30일까지 대표이사 자사주 매입 현황을 조사한 결과, 총 852명의 전·현직 대표이사 중 17%인 144명이 자사주를 사들였다고 밝혔다. 이들은 총 473만7160주를 1514억원에 매입, 조사 기간 내 1719억원의 평가이익을 얻어 평균 수익률이 89.2%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CEO스코어 박재권 대표는 "경영진의 자사주 매입은 책임경영 의지와 함께 실적에 대한 자신감의 표출이면서 또 한편으로는 저평가된 주식을 끌어올리려는 다양한 포석이 있다"며 "코로나19 직후 주가 급락을 전후해 자사주 매입이 활발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조사기간에 자사주를 매입한 대표이사 가운데 오너일가는 30.6%인 44명으로, 이들이 매입한 주식 수는 327만1041주로 전체의 69.1%, 매입액은 1342억원으로 전체의 88.6%에 달했다.
전체 전문경영인의 매입 주식수가 146만6119주, 매입액이 172억원인 것에 비해 오너일가의 자사주 매입이 압도적으로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개인으로는 정의선 현대차 회장이 현대차 주식 58만1333주(406억원)와 현대모비스 주식 30만3759주(411억원) 등 가장 많은 88만5092주(817억원)를 매수했다.
이어 김남구 한국금융지주 회장이 26만3000주를 86억원에 매입했고 이어 김종구 파트론 회장(21만6585주, 21억원), 황철주 주성엔지니어링 회장(21만3000주, 10억원), 장복만 동원개발 회장(16만9118주, 6억원) 등의 순이었다.
코로나19 직후 추락했던 주가가 급등하면서 주가 평가 금액이 커졌는데 정의선 회장의 주식 평가이익이 1260억원으로 가장 높았다. 전체 CEO 자사주 평가이익의 73%가 넘는 금액이다.
이어 김남구 한국금융지주 회장의 평가이익이 166억원으로 두번째로 높았고, 이어 정몽진 KCC 회장(28억원), 황철주 주성엔지니어링 회장(20억원), 이동채 에코프로 회장(19억원), 장세욱 동국제강 부회장(18억원) 순으로 집계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