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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말리는 태광그룹, 이호진의 '이상한' 경영과 일감 몰아주기
못말리는 태광그룹, 이호진의 '이상한' 경영과 일감 몰아주기
  • 이동준 기자
  • 승인 2021.07.28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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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너비리로 구속-보석-재수감 반복하면서도 일감몰아주기 행태 여전...반성-개선 다짐에도 과거 모습 그대로
티시스가 대표적...계열사 전산망관리-건물 부동산관리로 매출의 70%올려...아들 이현준씨 지분 여전히 남아
서울 장충동 태광산업

[금융소비자뉴스 이동준 기자] 1961년 9월 설립된 태광산업은 화섬사, 석유화학 제품의 제조업을 운영하고 있다. 이호진 전 회장의 아버지 故 이임용 회장이 설립한 태광산업은 흥국생명을 첫 스타트로 금융업에 뛰어들었고, 1975년 대한화섬도 인수하며 본격적으로 그룹 규모를 확장했다. 이 회장이 작고한 후 처남 이기회 전 회장이 그룹 경영권을 이어받았다.

2004년 故 이 회장의 3남 이호진 전 회장이 경영 일선에 오르며 2세 경영이 시작됐다. 하지만 2011년 횡령, 배임 혐의로 구속되며 7년 만에 경영권을 내려놓았다. 이른바 ‘황제 보석’ 등 각종 사회적 물의와 논란을 일으켰다. 최근에는 총수일가가 최대주주인 회사에서 생산한 김치와 와인 강매와 차명주식 자진 신고 이후 공정위 고발이 이뤄졌다.

지난 2월 공정위는 또 이 전 회장이 태광산업 등 2개 기업의 주주현황을 허위 기재한 사실을 적발해 검찰에 고발했다. 상속받은 본인의 주식을 친족, 전·현직 임직원 등이 갖고 있는 것처럼 허위 기재한 자료를 공정위에 제출했기 때문이다. 그가 올 10월 출소하자마자 또 검찰에 불려 다녀야할 지도 모른다. 이 혐의가 확정되면 흥국생명 흥국증권 등 다른 금융사 대주주자격에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

태광 계열사들을 면밀히 들여다보면 아직도 문제의 소지가 적지 않다. 대표적인 계열사가 티시스다. 티시스는 일감몰아주기로 문제가 됐던 오너일가 기업들인, 휘슬링락CC 및 태광CC와 그룹 IT서비스기업 티시스, 부동산관리 및 인테리어업체 에스티임 등을 모두 합쳐놓은 기업이다.

계열사들의 전산망을 유지관리해주거나 계열사 건물 관리 및 인테리어 설치 등으로 매출을 많이 올린다. 골프장 회원권을 계열사들에 많이 팔아 수입을 올리기도 한다.

지난 2월 공정위, 이호진 전 회장을 태광산업 등 2개 기업의 주주현황을 허위 기재한 혐의로 적발해 검찰 고발

우선 티시스의 오너가 지분이 완전히 정리돼 공정위의 감시대상에서 제대로 벗어났는지부터 의문이다. 현재 티시스의 최대주주는 태광산업과 대한화섬으로 양사 지분을 합치면 77.88%다. 남은 지분이 22.12%인데, 이 지분을 누가 갖고있는지 티시스 감사보고서에는 설명이 없다.

아무튼 작년 태광 계열사들이 올려준 티시스의 매출을 보면 우선 흥국생명과 태광산업이 각각 810억원 및 459억원을 올려주었다. 2019년의 863억원, 504억원보다 좀 줄긴 했지만 여전히 적지않은 액수다. 흥국화재의 이 금액도 작년 527억원에 달했다. 이 금액에는 전산망 유지 보수비용이 가장 크지만 건물 및 부동산 관리비용, 건축 및 인테리어비용, 골프장 이용비용 등이 모두 들어있다.

 

티시스의 내부거래 내역(단위 천원)

(단위: 천원)

구분

매출 등

매입 등

2020

2019

당기

전기

태광산업()

45,912,870

50,481,784

1,437,542

2,034,735

대한화섬()

4,490,343

3,030,982

385,894

611,149

주주

208,065

235,797

416,574

452,541

일주세화학원

581,731

582,950

31,200

23,400

흥국생명보험()

81,001,813

86,379,585

2,295,987

2,390,929

흥국화재해상보험()

52,725,513

55,376,108

1,590,346

2,341,242

에스케이브로드밴드() (2)

27,713,609

-

2,961,467

-

()티브로드 (1)

14,856,998

45,769,858

665,265

1,935,919

()티알엔

12,123,195

10,203,044

160,206

156,954

()예가람저축은행

4,225,733

1,300,199

-

-

()한국케이블텔레콤

3,221,618

3,234,111

277,345

450,475

()우리홈쇼핑

3,095,535

3,112,022

134,136

148,272

()고려저축은행

723,199

652,868

-

-

()일주학술문화재단

445,847

375,970

78,484

-

태광골프연습장

430,300

423,714

55,681

39,580

()티캐스트

367,035

410,073

92,374

150,397

()세화예술문화재단

330,981

242,259

40,408

46,250

()티브로드 동대문방송 (1)

300,458

974,906

670

3,699

흥국증권()

264,400

465,368

132,072

124,381

흥국자산운용()

244,668

301,933

92,407

139,363

브로드밴드노원방송()(, 티브로드 노원방송) (1)

211,476

687,505

74

218

()세광패션

203,861

277,203

-

-

()이채널

200,379

273,044

169,873

257,326

()한국디지털케이블미디어센터 (1)

137,967

333,643

47,994

139,385

주식회사 안주

72,420

66,440

6,343,564

6,176,613

태광화섬(상숙)유한공사

59,839

45,796

-

-

()메르뱅

13,335

11,914

(195,895)

86,606

기타 개인 특수관계자

12,859

47,894

16,759

60,203

서한물산()

10,008

10,635

-

-

()그린스프링

-

-

37,020

29,636

청초사

-

-

183,740

182,220

대성사

-

10

358,412

355,452

용인상사

-

-

347,729

485,452

()큰희망

-

200

727,483

831,596

합계

254,186,055

265,307,815

18,884,811

19,653,993

<자료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다른 계열사들도 모두 골고루 기여했다. 티브로드 148억원, 티알엔 121억원, 대한화섬 44억원, 예가람저축은행 42억원, 한국케이블텔레콤 32억원, 우리홈쇼핑 30억원. 고려저축은행 7.2억원, 일주세화학원 5.8억원, 일주학술문화재단 4.4억원, 태광골프연습장 4.3억원, 티캐스트 3.6억원, 세화예술문화재단 3.3억원, 흥국증권 2.6억원, 흥국자산운용 2.4억원, 세광패션 2억원, 이채널 2억원 등이다.

계열사 및 특수관계자들이 올려준 매출을 다 합하면 2,541억원에 이른다. 이는 티시스의 별도기준 작년 전체매출액 3,669억원의 70%에 달하는 수치다. 2019년 이 비율도 71%에 달했다. 거의 계열사들에 의존해 먹고사는 회사인 것이다.

물론 이 비율이 높다해서 공정위가 무조건 칼을 꺼내드는 것은 아니다. 거래가격 측면에서 경쟁업체에 비해 7%이상의 특혜를 주었는지 등도 따진다. 그러나 이 회사가 과거 계열사들이 전폭적으로 밀어 문제가 되었던 오너일가 개인기업들의 후신이란 점 등을 감안할 때 일감몰아주기 규제대상이 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판단은 공정위가 할 것이다.

티시스외 다른 계열사들에도 일감몰아주기 흔적이 곳곳에 보인다. 대한화섬은 작년 매출 868억원중 태광산업이 올려준 매출이 100억이었다. 전체매출의 12%에 이른다. 태광산업은 또 대한화섬 소유 건물에 대해 113억원의 임대매출도 올려주었다.

이호진 전 태광그룹 회장

태광그룹 다른 계열사들 간에도 '일감몰아주기' 수두룩...흥국화재 등 금융계열사들은 자기들끼리 거래가 많아

서한물산은 태광산업이 지분 100%를 갖고있는 작은 계열사다. 작년 매출이 63억원에 불과한데, 이중 대한화섬이 이 회사에 지급한 제품포장비가 18억원이었다. 제품포장을 전문으로 하는 회사인 듯 하다. 대한화섬이 작년 서한물산 매출의 29%를 책임져준 셈이다.

인터넷전화 사업등을 하는 한국케이블텔레콤에 대해서는 고려저축은행, 예가람저축은행, 티브로드, 티알엔, 흥국생명, 흥국화재 등이 모두 158억원의 매출을 작년에 올려주었다. 이 회사 작년 전체 매출 970억원의 17%에 이르는 수치다. 티캐스트에 대해서는 작년 매출 662억원의 16%에 해당하는 106억원을 이채널, 티브로드 등 계열사들이 올려주었다.

흥국화재는 2018년과 2019년 두차례에 걸쳐 대주주와의 거래제한 및 특별이익 제공금지 위반, 특수관계인에 대한 부당한 이익제공 등 위반혐의로 기관경고나 과징금 제재조치를 받았다. 또 흥국화재가 발행한 회사채나 신종자본증권을 흥국생명이 920억원, 세화예술문화재단이 600억원, 일주학술문화재단이 100억원씩이나 인수해 주었다.

계열사들이 인수해주지 않았어도 제대로 소화되었을지 궁금하다. 금리 등 조건이 좋다면 흥국화재가 계열사들을 도와준 것일수도 있다.

 

티알엔의 주주구성(단위 %)

주주명

이호진

이현준

태광산업

티시스

지분율(%)

51.83

39.36

3.32

1.19

 

티알엔이 지분을 갖고있는 계열사들(%)

계열사명

태광산업

대한화섬

흥국생명

흥국증권

티캐스트

티알엔의 보유지분율(%)

11.22

33.53

2.91

31.25

100

<자료 티알엔 감사보고서>

흥국생명도 흥국화재처럼 대주주와의 무이자 부당자산매매, 대주주와의 불리한 조건의 자산매매, 특수관계인에 대한 부당이익제공행위 등으로 2016년부터 2019년까지 세차례나 금융감독원 및 공정위의 제재를 받았다고 사업보고서에 기재해 놓았다. 내용은 정확히 공개하지 않았지만 제목으로만 봐도 대주주나 오너일가 등에 부당지원을 했다가 걸린 것으로 보인다.

흥국생명, 흥국화재, 흥국증권, 흥국자산운용 등 금융계열사들은 자금운용을 웬만하면 외부에 맡기지 않고 서로서로에게 맡기는 식으로 서로 돕기도 한다. 흥국증권의 작년 흥국생명으로부터의 채권매매 유입액은 5,378억원, 유출액은 2,423억에 각각 달했다. 흥국자산운용으로부터의 이 금액도 각각 2,594억원, 913억원이었다.

홈쇼핑-투자사업을 하는 티알엔, 이호진 전 회장과 아들 이현준씨 지분 많아...3세 승계과정에 핵심역할 할 듯

흥국자산운용은 작년 흥국증권과 흥국화재로부터 33억원 및 10억원의 운용수수료수익을 올렸다. 계열사들로부터 모두 46억원의 운용수수료수익 및 이자수익을 올렸다. 이는 작년 이 회사 전체 매출(영업수익) 252억원의 19%에 달하는 것이다. 반면 흥국자산운용은 고려저축은행에 100억원, 예가람저축은행에 95억원씩의 정기예금을 각각 들어주고 있다.

예가람저축은행에는 태광산업 40억원, 이채널 15억원, 티캐스트 15억원, 한국케이블텔레콤 20억원, 일주세화학원 128억원, 일주학술문화재단 105억원, 기타 개인특수관계자 50억원 등의 예금들이 가입돼 있다.

홈쇼핑 및 투자사업을 하는 티알엔은 이호진 전 회장과 아들 이현준씨 지분이 많아 3세 승계과정 등에 핵심역할을 할 계열사로 주목받는 기업이다. 이 전 회장지분이 51.83%, 이현준씨 39.36%로, 이 전 회장 부자 개인기업으로 봐도 된다.

이 회사가 작년 계열사들로부터 올린 영업수익은 흥국생명 60억원, 흥국화재 11억원 등 72억원이었다. 배당 등의 수익은 티캐스트 45억원, 대한화섬 1.8억원, 흥국증권 14억원, 태광산업 1.93억원 등 모두 63억원이었다. 둘을 합친 합계수익은 135억원으로, 작년 이 회사 매출 1,511억원의 9%를 기록했다.

오너 부자 개인기업치고는 과거에 비해 일감몰아주기 비중이 낮아지긴 했다. 홈쇼핑과 투자로 자체 매출을 올릴 능력이 있어 그렇겠지만 과거 여러차례 전과로 관계당국과 여론의 질타를 받은 처지여서 지극히 조심하는 측면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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