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가주택 954만원 오른 2년간 고가주택은 3억5767만원 뛰어
[금융소비자뉴스 강승조 기자] 전국 상위 20% 주택가격이 처음으로 평균 11억원을 돌파하고, 고가주택과 저가주택의 가격 차이를 나타내는 5분위 배율은 12년 반 만에 최고로 조사돼 부동산 자산 양극화가 심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29일 KB국민은행 리브부동산에 따르면 이달 전국 5분위(상위 20%) 주택가격은 평균 11억379만원으로, KB가 이 통계를 내기 시작한 2008년 12월 이후 최고를 기록했다.
전국 5분위 주택값은 2017년 2월 평균 6억원을 넘긴 뒤 2018년 9월 7억원을 돌파했으며 그 후 1년 4개월 만인 작년 1월 8억원을 넘겼다. 다시 7개월 만인 지난해 8월 9억원을 넘어섰고, 그로부터 5개월 뒤인 지난달 10억원을, 그 뒤로 다시 5개월 만에 11억원을 차례로 넘어섰다.
5분위 주택값은 1년 전과 비교하면 28.1%(2억4179만원), 2년 전보다는 47.9%(3억5767만원) 각각 오른 셈이다.
서울의 경우 작년 12월 5분위 주택 평균 가격이 20억원을 넘어선 데 이어 불과 4개월 만에 21억7749만원으로 21억원도 돌파, 5분위 주택가격은 1년 전과 비교하면 3억2329만원(17.4%), 2년 전보다는 5억5449만원(34.2%) 올랐다.
전국 기준으로 보면 고가 주택값이 크게 오른 사이 저가 주택인 전국 주택 1분위(하위 20%) 평균가격은 이달 1억2386만원으로 1년 전과 비교하면 8.3%(954만원) 오르는 데 그쳤다. 2년 전과 비교해도 상승 폭은 9.2%(144만원) 수준에 불과했다.
최근 2년 동안 가격 상승을 따져보면 가장 비싼 5분위 주택값이 3억5000만원 넘게 오르는 사이 서민층이 거주하는 1분위 주택값은 1000만원 남짓 오르는 데 그친 것이다.
이런 영향으로 지난달 전국 주택의 5분위 배율은 8.9로, KB 통계 조사 이후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5분위 배율은 주택 가격 상위 20% 평균(5분위 가격)을 하위 20% 평균(1분위 가격)으로 나눈 값으로, 배율이 높을수록 가격 격차가 심하다는 것을 말한다.
다만 서울·경기 등 수도권의 경우 저가 주택값이 빠르게 오르면 수도권 주택 5분위 배율은 6.1로 지난달(6.2)보다 낮아졌다. 서울은 5.0에서 4.9로, 경기는 4.5에서 4.4로 각각 내려갔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지방의 중소 도시 집값은 큰 변동이 없지만, 서울·경기 등 수도권은 고가아파트를 중심으로 집값이 치솟으며 고액 연봉자조차 접근하기 어려운 수준으로 올랐다"면서 "특히 수도권은 저가 주택값도 최근 들어 치솟고 있어 자산 양극화 해소와 서민 주거 안정을 위한 고민이 더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