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조원대 알펜시아리조트 3000억 빠진 채 7100억원에 팔아...상처만 남은 매각?
강원도민 1조원대 세금 날아간 대표적 실패행정 사례...인수업체 자금 조달 능력도 '의문'
[금융소비자뉴스 강승조 기자] 평창 알펜시아리조트가 공개 매각에서 7100억원에 KH강원개발주식회사에 최종 낙찰됐다.
이번 공개 매각은 매각 명령 이후 10년 만에 성사됐으나 '헐값매각'이라는 지적과 함께 인수 업체의 자금 조달 능력에 대한 우려 섞인 평가도 나온다.
강원도와 강원도개발공사는 24일 오전 10시 도청 회의실에서 이 같이 알펜시아리조트 제5차 공개 매각 최종 입찰 결과를 발표하고 KH강원개발과 알펜시아리조트 양도·양수 기본협약을 체결했다.
강원도 등은 이번 낙찰 결과를 바탕으로 본 실사와 함께 계약 협상을 병행해 오는 8월 23일까지는 알펜시아 리조트 양도·양수의 모든 계약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이번 최종 낙찰자인 KH강원개발은 전자 부품·소재 및 조명산업의 전문기업인 KH필룰스의 자회사로, 이번 공개경쟁입찰 참여를 위해 설립된 특수목적법인이다. 입찰보증금 납부를 위해 모회사로부터 300억원 규모의 금전 대여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2018 평창동계올림픽의 성공 유치를 위해 2004년 조성을 시작해 2009년 개장한 알펜시아리조트는 분양 실패로 총사업비 1조6325억원 중 1조189억원이 빚으로 남았다.
지금까지 원금 2461억원과 이자 3771억원을 합해 총 6232억원을 혈세로 갚고도 7728억원의 부채가 여전히 남아 강원도개발공사와 강원도의 재정에 큰 부담이 됐다. 이로 인해 2011년 행정안전부로부터 경영개선명령에 따른 매각 명령을 받았다.
지난해 1월 매킨리 컨소시엄과의 매각 협상 등 그동안 4차의 공개매각과 두 차례의 수의계약 등 여러 차례의 매각 협상과 업무협약(MOU)이 됐으나 번번이 실패하다 지난 5월 제5차 공개매각 끝에 KH강원개발로 최종 낙찰자가 결정됐다.
KH강원개발의 최대주주인 KH필룩스 측은 알펜시아리조트 주변 35만평의 도유지에 1조원 규모를 투자하는 국제평화도시 개발 구상안을 내놨다. 기존 알펜시아 골프장 2곳 이외에 추가로 2곳을 더 조성하고, 프리미엄 아웃렛 등 복합쇼핑몰을 갖춘 상업시설을 개발하겠다는 것이다.
최문순 강원도지사는 "알펜시아의 매각이 성사돼 기쁘고, 강원도 대표 리조트인 알펜시아에 투자와 관심을 아끼지 않는 KH강원개발에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하지만 사단법인 강원평화경제연구소는 24일 논평을 통해 "전혀 개운하지 않은 상처뿐인 알펜시아 매각, 구렁이가 코끼리를 삼켜버린 인수전"이라고 평가 절하했다.
연구소는 "총사업비 1조6325억원이 투입된 알펜시아리조트는 이 중 1조189억원의 빚을 내 건설했다"며 "호텔 등 각종 회원권과 원금·이자 비용 등을 합하면 최소 1조3000억원에 달하는 도민 혈세가 날아간 사업"이라고 밝혔다. "1조원대의 혈세를 10여 년 간 탕진하면서 '상처뿐인 매각'에 도달한 알펜시아의 사례는 절대 잊지 말아야 할 강원도형 실패 행정"이라고 덧붙였다.
연구소는 KH필룩스의 불안한 재무구조에 대해서도 우려를 나타냈다.
"KH필룩스의 자산은 1분기 4376억원 규모로 시가 총액이 4539억원인 코스피 상장기업이지만 2년 연속 당기 순이익이 적자"라며 "알펜시아 매입 전날 유상증자를 결정하고 4∼5월 연이어 전환사채 발행했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해 12월 서울 그랜드 하얏트 호텔을 사모펀드와 함께 인수하면서 부동산 및 호텔까지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있으나 자산 규모 4000억원의 회사가 어떻게 7100억원을 안정적으로 조달하고 운영할지, 고용 승계와 보장이 가능할지 시험대에 올랐다"고 의문을 제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