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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 김범석, 안일한 대처에 탈퇴 '봇물'…스프링클러 조작 가능성까지 
쿠팡 김범석, 안일한 대처에 탈퇴 '봇물'…스프링클러 조작 가능성까지 
  • 강승조 기자
  • 승인 2021.06.21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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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평물류센터 화재, 스프링클러 폐쇄로 조작 결론 시 쿠팡 책임 막대...화재보험 보상에도 문제 발생
글로벌 기업에 어울리지 않는 미흡한 화재 사고 대처...이제 쿠팡 탈퇴가 트렌드로 떠올라
김범석, 화재사고 발생 후 한국 쿠팡 모든 직위 사퇴 발표...중대재해기업처벌법 회피 '꼼수' 지적도
▲화재로 소실된 쿠팡 덕평물류센터.
▲화재로 소실된 쿠팡 덕평물류센터.

[금융소비자뉴스 강승조 기자] 덕평물류센터 화재 당시 스프링클러의 작동이 8분간 지체된 것으로 알려지며 쿠팡이 이번 화재 대응에 있어 또 다른 문제를 노출했다.

쿠팡은 지난 17일 발생한 덕평물류센터 화재 사고를 수습하는 과정에서 보여준 일련의 대처가 적절치 못했다며 전문가는 물론 국민들의 비판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화재 발생 직후 김범석 창업자의 국내 직책 사임, 화재와 관련한 뒤늦은 사과 등이 지난해 노동자 과로사 사태 당시 쿠팡의 무성의한 대응을 떠올리게 하며 쿠팡 탈퇴는 물론 쿠팡의 이미지를 '악덕 기업'으로 고착화시키고 있다.  

21일 소방청 등에 따르면 이상규 경기도 소방재난본부장은 지난 20일 이번 화재로 순직한 김동식(52·소방령) 구조대장의 빈소를 찾은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의 면담 과정에서 "스프링클러 작동이 8분 정도 지체됐다"고 밝혔다. 폐쇄하면 안 되는 스프링클러를 누군가 8분 정도 꺼놓아 화재 조기 진압이 어려웠다는 설명이다.  

만약 스프링클러가 쿠팡 측에 의해 수동으로 폐쇄돼 있었다는 사실이 드러나면 쿠팡은 화재 사고의 시초단계에서부터 책임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화재 당시 스프링클러가 정상적으로 작동했는지 여부를 수사 중인 경찰은 만약 임의로 조작한 흔적이 나올 경우 관련자를 처벌할 방침이다. 불은 물품 창고 내 진열대 선반 위쪽에 설치된 콘센트에서 불꽃이 일면서 시작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지만 스프링쿨러의 정상 작동 방해로 인해 화재가 커진 만큼 그 책임이 작다고 할 수 없다.

화재가 난 쿠팡 덕평물류센터는 DB손해보험, KB손해보험, 롯데손해보험, 흥국화재 등 4개 손해보험사가 공동으로 인수한 총 4015억원 규모의 재산종합보험에 가입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중 건물과 시설에 대한 가입 금액은 각각 1369억원과 705억원, 재고자산에 대한 가입금액이 1947억원인데, 피해조사에서 건물, 시설물, 재고자산이 모두 불에 타 전부 손실된 것으로 확인되면 보험 가입금액의 10%를 제외한 3600억원가량을 보험금으로 받지만 귀책 사유에 따른 보상금액을 두고 보험사와 소송을 벌이게 될 수도 있다.

 

▲'과로사' 쿠팡 노동자 유족, 쿠팡 본사 앞 기자회견.
▲'과로사' 쿠팡 노동자 유족, 쿠팡 본사 앞 기자회견.

돈과 효율 우선 쿠팡...근로자 안전 '나몰라라'로 사고 잉태

이번 쿠팡 덕평물류센터 화재를 계기로 쿠팡의 열악한 노동환경에 대한 지적이 다시 일고 있다.  

물류센터에서 근무하던 노동자들은 여러 차례 화재 위험 등을 제기했는 데도 회사 측에서 안일하게 대응해 결국 인명피해가 발생하는 참사로 이어졌다고 보고 있다. 기밀 보안과 업무 방행 등을 이유로 휴대폰을 소지하지 못하는 해 결과적으로 화재신고가 늦어지게 한 쿠팡의 정책도 도마 위에 올랐다.

화재는 이미 예고되어 있었음이 곳곳에서 드러났다.

쿠팡대책위원회 김혜진 집행위원장은 "(화재경보기 등이) 작동할 때 '이거 대피해야 하는 거 아니에요?" 물러보면 대부분 '그냥 일해라, 조영히 있어라' 이러면서 그 신호들을 무시한다"고 말했다.  

지난 2018년 MBC는 "창고 안에 스티로폼과 종이 박스가 가득한데 화재 대비는 심각한 수준이었다. 휴게시간에 잠간 돌아다녀보니 소화기 있다는 표시만 있고 실제론 없는 데가 많았다. 게다가 창고 4층과 5층에는 아예 소화기가 단 한 대도 없었다"고 보도한 바 있다.

공공운수노조 전국물류센터지부 쿠팡물류센터 지회는 "화재와 노동자 안전에 대한 쿠팡의 안일한 태도가 이번 사고 과정에서 여실히 드러났다"고 비판했다.

이번 화재사고가 이전에 발생했던 택배 노동자 과로사 등도 같은 연장선상에 있다는 것이다. 

쿠팡은 '로켓배송'(익일배송)이라는 빠른 배송을 내세워 국내 대표 이커머스 기업으로 성장했지만 회사 운영 방식을 두고는 끊임없이 논란이 이어졌다. 

특히  '빠른 배송' 강조가 물류센터 근무자들에 대한 지나친 노동 강요로 이어지며 지난해 10월에는 1년 4개월간 경북 칠곡의 쿠팡 물류센터에서 일했던 장덕준 씨가 심야 근무를 마치고 귀가한 뒤 자택에서 쓰러져 숨지기도 했다. 근로복지공단은 올해 2월 장 씨 죽음이 업무와 관련성이 있다고 보고 산업재해로 인정했지만, 장 씨의 유족들은 회사 측에서 진심을 담은 사과조차 없었다고 비판했다.

지난해 물류센터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 감염이 발생했을 때도 당시 보건당국이 마스크 착용과 환기, 소독 같은 방역지침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은 점을 지적하자 쿠팡은 외부 요인에 원인을 돌리며 반발해 비판을 받았다.

이번 덕평물류센터 화재를 계기로 쿠팡을 둘러싼 여러 문제에 대한 대응을 보면서 쌓여가던 소비자들의 실망감이 각종 온라인을 통해 표출되고 있다.

 "쿠팡은 배송 기사 및 근로자 노동력 착취에 대한 시정, 개선 의지가 전혀 안 보이고 이번 이천 물류창고 화재 사건에 대한 임원진과 관리자의 비윤리적인 행태에 분노한다. 오늘부로 악덕 기업 쿠팡을 과감하게 버린다" "유료 멤버십을 끊고 쿠팡 회원 탈퇴하는 것이 확실한 타격이다"  등등 이번 물류센터 화재로 분노가 오른 소비자들은 최근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쿠팡을 탈퇴하고 쿠팡 앱을 삭제했다는 글들을 속속 올리는 등 불매에 나서고 있다. 

SNS에 탈퇴 인증 이미지가 오르는 등 '쿠팡 탈퇴'가 실시간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 19일 오후에는 '쿠팡 탈퇴'가 트위터 대한민국 실시간 트렌드 1위에 오르기도 했다.

 

▲김범석 쿠팡 창업자.
▲김범석 쿠팡 창업자.

창업자 김범석 책임경영 논란...최근 노동 환경 문제 수차례 지적에도 사과 없이 회피만

여기에 김범석 창업자가 한국 쿠팡의 모든 직위에서 물러난 시점이 화재 발생 직후였다는 점이 알려지며 소비자들의 분노에 기름을 부었다. 

쿠팡은 17일 새벽 화재가 발생한지 5시간 뒤 김 창업자가 쿠팡 국내 법인 의장·등기이사 자리에서 물러나며 "글로벌 경영에 전념하겠다"는 보도자료를 배포한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 내부에 대형 사고가 발생한 상황에서 최고 책임자가 직책에서 물러난다는 발표를 하는 게 책임 경영과는 거리가 멀다는 지적이다.

쿠팡은 이미 지난달 말에 확정된 내용을 이날 발표한 것 뿐이며, 화재 사고와는 전혀 무관한 일이라고 설명했으나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며 중대재해처벌법에 따른 책임을 피하기 위한 '꼼수'라는 의혹을 샀다.

이제 김범석 창업자는 한국 쿠팡에서 아무 직위가 없는 만큼 중대재해기업처벌법에 따른 처벌을 피할 수 있게 됐다. 이 법은 안전사고로 노동자가 사망할 경우 사업주 또는 경영책임자에게 1년 이상의 징역이나 10억원 이하의 벌금을, 법인에는 50억원 이하의 벌금을 부과할 수 있도록 했다.

앞서 김범석 창업자는 지난해 과로사 문제로 국회 국정감사 증인으로 출석을 요구받은 뒤 같은 해 12월 공동대표이사직을 내려놓은 바 있다. 쿠팡 물류센터와 외주업체 등에서 노동자 9명이 사망하는 사고가 잇따라 발생했음에도 김 의장은 단 한 번도 직접 사과한 적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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