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금법 앞둔 거래소들 ‘잡코인’ 정리 계속, 도미노 상폐 현실화"
[금융소비자뉴스 이성은 기자] 특정금융정보법(특금법)의 본격 시행을 앞두고 정부가 가상화폐 거래소 등록을 통한 ‘옥서가리기’에 나선 가운데, 거래소들이 코인 정리에 한창이다. 중대형 거래소 코인빗도 한밤중 기습적으로 코인 상장 폐지를 공지하면서 투자자에 원성을 사고 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코인빗은 지난 15일 오후 10시경 홈페이지에 ‘가상 자산 거래 지원 관련 안내’라는 제목의 공지를 올렸다. 해당 공지에는 오는 23일 오후 8시부터 8종의 코인의 거래지원을 종료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거래지원 종료 대상인 코인은 렉스(LEX), 이오(IO), 판테온(PTO), 유피(UPT), 덱스(DEX), 프로토(PROTO), 덱스터(DXR), 넥스트(NET) 등이다.
코인빗은 공지를 올린 시간부터 이들 8종의 코인에 대해서는 출금만 지원하며, 출금서비스도 오는 29일 오후 8시까지만 가능하다.
메트로로드(MEL)·서베이블록(SBC) 등 28개 코인은 유의 종목으로 지정했다. 이들 코인에 대한 최종 거래 심사는 23일 진행된다.
상장 폐지가 결정된 코인들 상당수가 이날 오전 24시간 전 대비 80% 넘게 급락했다. 해당 코인을 소유한 투자자들에 원성을 사는 이유다.
업계 한 관계자는 “코인빗은 거래대금 규모로 업비트, 빗썸에 이어 세 번째로 큰 거래소”라면서 “한밤중 기습 통보로 잡코인 정리 수순을 밟는 것은 거래소를 신뢰하고 거래해온 투자자들에 배려 없는 처사”라고 말했다.
상장폐지 이유와 관련해 코인빗은 "팀 역량 및 비즈니스 커뮤니케이션과 기술 역량 등 글로벌 유동성 등을 평가하는 내부 거래 지원 심사 기준에 충족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다만 업계는 특정금융정보법(특금법) 유예 기간 종료를 3달여 앞두고 정부가 코인 거래소 옥석 가리기에 나선 상태에서, 존폐 위기에 몰린 중소 거래소가 생존을 위해 부실 코인을 정리하는 절차를 밟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주요 거래소들 사이에서는 이른바 ‘잡 코인’ 정리에 한창이다. 앞서 국내 1위 암호화폐거래소 업비트는 지난 11일 오후 5시 30분 “마로(MARO)·페이코인(PCI)·옵져버(OBSR)·솔브케어(SOLVE)·퀴즈톡(QTCON)의 원화 마켓(시장) 페어 제거를 안내해 드린다”고 공지한 바 있다.
해당 코인과 원화의 거래를 중단한다는 뜻이다. 업비트는 이와 함께 코인 25개를 ‘유의 종목’으로 지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