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소비자뉴스 이성은 기자] 국내 보험사의 대표적인 재무건전성 지표인 지급여력비율(RBC)이 전분기 대비 19%P 급감했다. 보험사들은 자산의 상당 부분을 채권에 투자하고 있는데, 채권금리가 상승세를 보이면서 증권평가이익이 줄어든 영향이다. 특히 MG손해보험의 RBC비율은 금융감독원 권고치를 한참 밑도는 수준이다.
14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 1분기 보험사의 RBC비율은 256.0%로 전분기 대비 19.0%포인트 떨어졌다.
가용자본은 금리상승 기타포괄손익누계액(매도가능증권평가이익누계액)이 11조6000억원 감소한 영향으로 11조1000억원 줄었다. 실제 이 기간 국고채 10년물 금리는 지난해 12월말 1.71%에서 올 3월말 2.06%로 상승했다.
RBC는 보험사 재무건전성을 측정하는 지표로, 보험사의 가용자본을 요구자본으로 나눠 산출한다. 보험업법상 100% 이상을 유지해야 한다. 금감원의 권고치는 150%다.
보험사들의 재무건전성이 악화된 이유는 올 1분기 금리가 상승하면서 가용자본이 줄었기 때문이다. 가용자본은 보험사의 각종 리스크로 인한 손실금액을 보전할 수 있는 돈을 의미한다.
실제로 국고채 10년물 금리가 지난해 12월 말 1.71%에서 올 3월 말 2.06%로 오르면서 보험사의 기타포괄손익누계액(매도가능증권평가이익누계액)이 같은 기간 11조1000억원 급감했다.
보험사에 내재된 각종 리스크가 현실화될 경우 실제로 발생할 수 있는 손실금액인 요구자본이 늘어난 것도 재무건전성 악화 요인으로 꼽힌다.
올 1분기 보험사들의 요구자본은 보유보험료, 대체투자, 대출채권 신용위험액이 늘어나면서 3개월 새 4000억원 증가했다.
업권별로 보면 생명보험사의 올 3월 RBC비율은 24.1%포인트 하락한 273.2%로 집계됐다.
가장 많이 떨어진 보험사는 교보라이프플래닛으로 661.3%에서 500.7%로 160.6%포인트 하락했다. 처브라이프도 345.2%에서 266.7%로 78.5%포인트 내려갔다.
같은 기간 주요 생보사 중 삼성생명이 20.8%포인트 하락한 332.2%를 기록했으며 한화생명 205%(-33.3%포인트), 교보생명 291.2%(-42.2%포인트), 농협생명 235%(-52.7%포인트)등도 RBC비율이 일제히 떨어졌다.
손해보험업계 RBC비율은 같은 기간 234.0%에서 224.8%로 9.2%p 떨어졌다. 알리안츠글로벌이 543.3%에서 397.2%로 가장 큰 감소폭(146.1%p)을 나타냈다.
특히 MG손보의 재무건전성에는 '적신호'가 켜졌다. 올 1분기 MG손보의 RBC비율은 108.8%로 3개월 전의 135.2% 대비 26.4%p 떨어졌다.
금감원 관계자는 “앞으로 국내외 금리변동 상황과 코로나19 영향 등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해 RBC비율 취약이 우려될 경우, 선제적 자본확충 유도 등을 통해 재무건전성을 제고할 수 있도록 감독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