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과 국민이 보는 세상이 이리 달라서야
대통령과 국민이 보는 세상이 이리 달라서야
  • 류동길
  • 승인 2021.06.08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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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동길 칼럼] 스포츠에서 코치와 감독의 지도력은 승패를 가르는 결정적 요인이다. 경쟁 상대와 상황에 따라 선수의 기용과 작전을 달리하며 승부를 건다. 기업 경영도 그렇지만 국가 경영도 본질적으로 스포츠와 다를 바 없다. 지도자의 지도력에 따라 국가의 명운이 갈린다.

지금은 코로나 사태 극복이 시급한 과제다. 그러나 코로나 고비를 넘기기만 하면 일자리가 늘어나고 기업과 경제가 활기를 찾는 게 아니다. 국가의 번영은 동원 가능한 인적, 물적 자원을 효율적으로 사용하여 이뤄지는 생산성과 경쟁력에 의해 결정된다. 지금은 하루 늦으면 1년 뒤처지는 광속의 기술 경쟁 시대다. 오늘 하는 일에 따라 내일이 달라진다. 그래서 ‘미래는 그저 오는 것이 아니라 창조한다’고 하는 것이다.

우리 사회는 미래 창조는커녕 선거와 표심을 노린 행태만 반복된다. 여권 대선 주자들이 청년층을 겨냥한 현금 살포 공약을 경쟁하듯 내놓고 있는 걸 보라. 여당에서는 전 국민 위로금 지급을 위한 추경 편성을 추진하고 있다. 정부도 재정건전성에 눈감고 내년까지 확장 재정기조를 유지하겠다고 한다. 문재인 대통령은 야당 시절 국가채무비율 40%를 지키라고 정부를 질타했지만, 막상 대통령이 되고 나서는 “40%를 지켜야 할 근거가 뭐냐?”며 말을 바꿨다.

문 정권 5년 내내 ‘돈 풀기 정책’의 계속이다. 문제는 다음 세대에 부담을 가중시키는 나랏빚 폭증이다. 1,000조 원에 육박하는 국가채무는 걱정도 않는다. 돈이 많이 풀려 물가 오름세가 심상치 않다. 금리를 올릴 가능성도 커졌다. 금리 인상은 1,800조 원에 가까운 빚을 지고 있는 가계에 큰 충격을 줄 것이다.

어떤 정책도 상황이 바뀌면 수정하거나 폐기한다. 실패가 드러난 정책이야 말할 것도 없다. 마차가 말을 끌듯이 소득을 늘려 성장을 이끌겠다는 소득주도성장(소주성) 정책은 실패할 수 밖에 없었고, 이미 실패가 드러났다. 그런데도 문 대통령은 취임 4주년 특별 연설에서 소주성과 포용 정책 추진으로 고용안전망과 사회안전망이 강화되고 분배지표가 개선되는 긍정적 성과가 있었지만 코로나 위기가 흐름을 역류시켰다고 했다. 코로나에 탓을 돌린 잘못된 진단이고 평가다.

한국은행이 고용 사정 악화는 고용시장의 구조적 문제 탓이지 코로나로 인한 영향은 미미하다고 했듯이 일자리 감소와 자영업자·소상공인의 줄도산은 코로나 이전부터 진행되고 있었다.

문 대통령은 백신을 제때에 확보하지 못했으면서도 백신 접종이 차질 없이 진행되고 있다고 우겼고, 본인이 정한 인사 원칙을 어긴 사람들을 장관 등의 고위 공직에 임명하면서 검증 실패가 아니라 야당의 “무안 주기 식 청문회”에 탓을 돌렸다. 한미 정상회담에서 밝힌 바와 같이 해외 원전 수출시장에 양국이 공동 참여하기로 합의했다면 이제 탈(脫)원전정책은 바꾸는 게 옳다.

어떤 정책도 모두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실패하지 않는 정책도 없다. 옳은 정책은 추진하고 잘못된 정책은 폐기하거나 수정하면서 국가는 발전한다. 당장의 반대와 비난을 무릅쓰고 추진하는 정책이 위대한 정책으로 평가받는 일도 많다. 경부고속도로 건설의 예에서 보듯 그 정책이 미래를 내다보는 옳은 정책이었기 때문이다. 미래야 어찌되든 눈앞에 보이는 선거와 표심만 노리는 잘못된 정책은 배고프다고 씨종자까지 먹어 치우는 것과 마찬가지다.

모든 경제지표가 견고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고 백신도, 인사도 잘되고 있다는 문 대통령의 진단과 평가는 국민이 보는 것과 달라도 너무 다르다. 사실을 사실대로 인정하며 잘못은 바로잡아 국민의 마음을 얻는 그런 모습을 우리는 보고 싶은 것이다. 정책 실패에 대한 반성이 없고 자화자찬하는 건 실패한 정책을 계속하겠다는 것이다.

그건 ‘바늘로 코끼리 죽이기’와 다를 바 없다. 코끼리가 죽을 때까지 바늘로 찌르면 언젠가는 코끼리가 죽을 것이고, 그러면 성공이라고 우기는 것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일이 잘못됐을 때 무엇을 잘못했는가를 살피는 게 먼저다. 남 탓한다고 책임에서 벗어나거나 잘못이 바로잡히는 게 아니다.

#이 칼럼은 "(사)선진사회만들기연대의 '선사연칼럼'을 전재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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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소개
 
류동길 (yoodk99@hanmail.net )

숭실대 명예교수
남해포럼 공동대표
(전)숭실대 경상대학장, 중소기업대학원장
(전)한국경제학회부회장, 경제학교육위원회 위원장
(전)지경부, 지역경제활성화포럼 위원장

저 서

경제는 정치인이 잠자는 밤에 성장한다, 숭실대학교출판부, 2012.02.01
경제는 마라톤이다, 한국경제신문사, 2003.08.30
정치가 바로 서야 경제는 산다` 숭실대학교출판국, 2018.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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