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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하나·우리 "가상화폐 거래소와 계약 안 해...위험 부담 커"
KB·하나·우리 "가상화폐 거래소와 계약 안 해...위험 부담 커"
  • 박혜정 기자
  • 승인 2021.05.23 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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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 이익보다 금융사고 위험 부담이 훨씬 더 커"...농협은 '긍정적'
"자금세탁·해킹 연루되면 책임론·해외지점 셧다운 우려"...케뱅은 '적극적' 

[금융소비자뉴스 박혜정 기자] 국내 5대 금융그룹 가운데 KB·하나·우리금융지주가 가상화폐 거래소와 실명계좌 발급 등의 계약을 체결하지 않기로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가상화폐 거래소와 거래해 얻을 수 있는 계좌 확보, 수수료 등의 이익보다 자금세탁·해킹 등 금융사고 위험 부담이 훨씬 더 크다는 판단 때문이다.

23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KB·하나·우리금융지주는 가상자산 사업자 검증 작업에 사실상 참여하지 않는 방향으로 내부 의견을 모았다.

이들 3개 금융지주 계열 은행은 거래소의 신청을 아예 받지 않거나 까다로운 내부 기준을 설정해 실명계좌 발급을 거부하겠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가상자산 사업자들은 개정 특금법과 시행령에 따라 자금세탁 방지 의무를 준수하고 유예기간이 끝나는 9월 말까지 은행으로부터 고객 실명을 확인할 수 있는 입출금계좌를 받아 영업해야 한다.

가상화폐 거래소로부터 실명 확인 입출금계좌 발급 신청을 받은 은행은 해당 거래소의 위험도·안전성·사업모델 등에 대한 종합적 평가 결과를 토대로 실명 계좌 발급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KB금융지주 고위 관계자는 "가상화폐가 언젠가 제도권에 편입될 수도 있겠지만, 지금으로서는 은행 입장에서 자금세탁 등 범죄와 연루될 위험이 있는 만큼 거래하기가 매우 부담스럽다"며 "가상화폐 거래소와의 계약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하나금융지주 고위 관계자 역시 "현재 가상화폐 거래소와 코인들이 가상화폐의 핵심 가치인 '블록체인 기술에 기반한 분산원장 원칙' 등을 지키고 있는지조차 의문스럽다"며 "내부 회의에서 적어도 지금은 (가상화폐 거래소와 거래할 때가) 아니라는 의견이 주류였고, 그런 방향으로 방침이 정해졌다"고 전했다.

우리금융지주 고위 관계자도 "다른 금융지주들도 생각이 비슷할 텐데, 수수료 등 관련 수익은 크지 않은 데 비해 자금세탁이나 해킹 등 금융 사고의 부담이 너무 크다"며 "(우리가 2대 주주인) 케이뱅크에도 현재 계약 중인 거래소(업비트)와 관련해 각별히 유의해달라는 의견을 전달했다"고 말했다.

지난해와 올해에 걸쳐 펀드 사고로 홍역을 치루거나 이를 지켜봤던 이들 금융지주는 공통으로 실명계좌를 터줬다가 향후 금융 사고가 터질 경우, '투자자들이 은행의 검증과 은행과의 거래를 믿고 투자했으니 은행에도 책임이 있다'는 식의 논란에 휘말릴 가능성을 가장 우려했다.

더욱이 자금세탁에 은행 계좌가 간접적이라도 연루된 것이 알려지면 다른 나라의 결정에 따라 해외 지점의 업무가 셧다운(중단) 될 수도 있다는 가능성도 제기됐다.

5대 금융지주 가운데 신한은 현재 가상화폐 거래소 코빗, 빗썸과 각각 거래 중이지만 역시 부담스럽다는 분위기를 전했다.

신한금융지주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가상화폐와 관련해서 부정적 시그널(신호)을 주는 상황에서 가상화폐와 직접 관련 있는 사업을 추진하기에는 조심스럽다"고 밝혔다.

신한은행 코빗 쪽에 특금법 관련 기준과 관련해 계속 보완을 요청하고 있는 중으로 보완 결과를 보고 재계약, 실명계좌 발급 여부를 결정할 계획으로 전해졌다.

NH농협금융지주는 가상화폐 거래소에 그나마 긍정적인 편이다.

NH농협금융지주 고위 관계자는 "평가 결과 기존 거래소(빗썸)가 특금법 요소를 충족한다면 거래 고객 보호나 시장 충격 등을 고려해 가급적 거래를 이어가는 방향으로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 빗썸에 자금세탁 위험평가에 필요한 서류를 보내라고 공식적으로 요청한 NH농협은행은 곧 1차 평가·검증 작업에 들어갈 예정이다.

국내 거래대금 1위 가상화폐 거래소 업비트에 설명계좌 제공으로 3개월 만에 172만명의 신규 고객을 확보한 인터넷은행 케이뱅크는 더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케이뱅크 고위 관계자는 "업비트의 현재 시스템 수준이 양호하다고 생각한다"며 "특금법 기준에 따른 보완을 요청했는데 외부 회계법인과 함께 검증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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