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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정치인들의 신선한 도전
젊은 정치인들의 신선한 도전
  • 장태평
  • 승인 2021.05.18 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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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태평 칼럼] 요즈음 젊은 정치인들의 도전이 신선하다. 더불어민주당 초선 의원들은 야당이 반대하는 장관 후보자 3명 중 최소 1명의 임명을 철회하라고 대통령에게 공개적으로 요구했다. 대통령이 임명을 강행할 의향으로 인사청문경과보고서 재송부를 요청한 후의 일이다. 여권 지도부는 크게 당황하였다. 국민의힘 대표 선거에는 여러 초선 의원과 젊은 당원들이 너도나도 출마하고 있다.

‘젊은 피’들이 정치 개혁을 해보겠다고 패기 있게 나서는 것은 좋은 현상이다. 국민은 지금 우리나라 정치가 4류 수준이며, 구태에 젖은 낡은 정치라고 인식하고 있다. 그래서 정치권의 이런 움직임이 반갑기만 하다. 여당의 젊은 의원들은 이제 당이 대통령의 시녀가 아니며, 국회가 ‘통법부’가 아니라는 소리를 내고 싶은 것이다. 제1야당의 젊은 정치인들은 나약한 선배들에게 당을 맡길 수 없다고 외치고 나섰다. 관록과 타성에 매인 정치를 혁신하겠다는 것이다. 이런 움직임에 찬사를 보낸다. 선배 정치인들이 이를 간과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지금 우리나라 국회의원은 최고의 권력자들이다. 수많은 치외법권과 특혜를 누리고 있다. 그러나 정작 국회는 행정부를 견제하고 감시하는 본래의 역할이 빈약하다. 여당은 대통령을 따르기에 정신이 없고, 야당은 발목잡기가 예사다. 국가 전체의 이익이나 발전 전략보다는 공천 확보와 지역구 이권 챙기기에 여념이 없다. 여당 국회의원 중 정책의 잘못을 지적하거나 바른 소리를 내는 이는 거의 없다. 넘치는 권력을 자기 이익 취하는 데에만 쓰는 셈이다. 국회의원들에게 쏟아 붓는 국민의 혈세가 아깝다.

젊은 정치인들의 도전에 기대를 걸면서 몇 가지 주의를 환기하고 싶다. 우선 '젊으니까 신선하다'는 등식에서 벗어나기 바란다. 젊은이들은 새롭고 멋진 말과 행동이 강점이다. 재기 발랄한 비유나 표현으로 인기를 끄는 사람들도 있다. 그러나 그런 특성은 피상적이고 즉흥적이라 잘못될 수도 있다. 젊은이들은 빠르다.

그러나 빠르게 자기 이익을 계산하다 보면, 기존 파벌에 줄서기 쉽다. 잘못되면 변절도 쉽게 할 수 있고. 혹은 편가르기에 휩쓸린다. 요즈음 정치권에 그런 젊은이들이 적지 않은 것 같다. 최소한 미래 지도자를 꿈꾸는 젊은이들은 이런 약삭빠른 사람이 되어서는 안 된다. 속이 꽉 차고 지혜롭고 생각이 견고한 사람이어야 한다. 그래서 온갖 압박과 유혹에도 올곧게 맞설 철학이 있어야 한다.

젊은 패기를 만용으로 소진하면 안 된다. 지난해 총선에서 여당이 대승하여 180석이 넘는 의석을 확보했다. 여당의 승리는 좋은 정책 때문이 아니라 야당의 무(無)반성과 분열, 자만의 반사이익 덕분이었다. 그러나 여당은 국민의 압도적 지지로 착각하고 거의 독단으로 국회를 운영하면서 부동산 3법, 임대차 3법, 경제 3법 등 무리한 입법을 감행하였다. 국민을 분노하게 하는 오만이었다. 여기에 무모한 패기로 앞장선 여당의 젊은 정치인들이 많았다.

이번 서울·부산 시장 보궐선거에서는 국민의힘이 압도적 승리를 거두었다. 이 역시 야당이 좋아서가 아니라 현 정부의 내로남불, 무능과 오만에 대한 심판에 따른 것이다. 국민이 야당 편이라 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선거 결과에 놀란 여당은 여러 대책을 강구하고 있으나, 오히려 야당은 자만에 빠지는 것 같다. 국민의힘 대표 선거에 출전한 한 젊은 후보자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국민의힘에 조기 입당하면 육우가 되고, 늦게 합류하면 수입소가 된다고 말했다. 패기 넘치는 젊은이의 멋진 비유다.

하지만 재치는 백점일지 모르나 내용은 온갖 문제점을 안고 있는 교만이다. 유력한 대선 후보는 무조건 국민의힘에 들어가야 하는가? 그렇지 않다. 국민의힘 지도자들도 이 환상에서 벗어나야 한다. 국민은 지금 여당 이상으로 야당에 반감을 가지고 있다. 여당이 아무리 싫어도 국민의힘이 좋아지지 않는다고 말하는 사람도 많다.

야당의 30대 청년들은 작년 총선 직후 언론 인터뷰에서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은 대통령 탄핵과 선거 3연속 패배 등 네 차례나 국민의 경고를 받고도 권위주의적 당 문화, 구시대적 계파 싸움, 특권적 사고방식을 전혀 청산하지 못했다"며 쓴소리를 쏟아냈다. 젊은 초선급들의 분출이 신선함을 잃지 않으려면, 이런 생각들을 마음에 담아야 한다.

젊은 정치인들은 주장과 꿈이 신선해야 한다. 그 젊음 속에 구태 정치에서 벗어나는 새로움이 있어야 한다. 시대 흐름의 최전방에 있어야 한다. 상대를 깎아내리고, 정치공학을 앞세우는 낡은 술수에서 벗어나야 한다. 막강한 당권을 쟁취해서 휘두르려 하지 말고, 그 당권을 타파하여 공천제도를 지역에 맡기는 등 실질적인 당내 민주화를 이루겠다고 생각해야 한다.

국회의원 수도 줄이고, 특권을 폐지하는 등 국회 개혁을 추진할 비전을 말해야 한다. 웅대한 국가 발전의 꿈을 말해야 한다. 그래야 신선한 젊은 정치인이라 할 수 있다. 이번 국민의힘 대표 선거에서 이런 젊은 지도자 몇 사람을 보게 되기를 바란다. 그래서 이 돌풍이 여당 젊은 정치인들에게도 자극을 주어 새 틀을 짜는 정치 개혁의 폭풍을 일으키기 바란다. 대한민국 정치에 품격을 채워 주기 바란다. 대선을 앞두고 우리 정치 개혁에 희망의 빛을 볼 수 있게 되기를 빈다.

#이 칼럼은 "(사)선진사회만들기연대의 '선사연칼럼'을 전재한 것입니다."

외부 칼럼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필자소개

장태평 ( taepyong@gmail.com )

(재)더푸른미래재단 이사장
(전) 한국마사회 회장
(전) 제58대 농림수산식품부 장관

(전) 기획재정부 정책홍보관리실장, 국가청렴위원회 사무처장
(전) 농림부 농업정책국장, 농업구조정책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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