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풍연 칼럼] 참 정치란 알 수 없다. 국민의 마음을 읽기가 쉽지 않다. 국민의힘 대표 경선 지지도에서도 그런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그래도 이를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내가 애송이라고 취급한 이준석 김웅이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이 둘은 노이즈 마케팅을 통해 몸값을 올렸다고도 할 수 있다. 그것 또한 실력이라면 실력이다. 그들보다 훨씬 오랫동안 정치를 한 선배 의원들도 못 해낸 일을 이뤄냈다.
여론조사기관 한길리서치가 쿠키뉴스 의뢰로 지난 8∼11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1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나경원(4선) 전 의원은 15.9%의 지지율로 1위를 기록했다. 나경원은 출마 의사도 안 비쳤는데 대세임을 입증하고 있다.
지난 번 서울시장 경선서 오세훈에 졌는데, 또 다시 기회가 찾아왔다고 할까. 국민의힘 당원과 일반 시민이 그를 지지해서다. 나경원의 출마는 거의 확실하다고 본다. 이런 마당에 누가 출마를 망설이겠는가.
이어 이준석 전 최고위원이 13.1%로 2위에 올랐다. 직전 원내대표였던 5선의 주호영은 7.5%로 3위에 그쳤다. 이준석에 크게 뒤지는 3위다. 초선인 김웅이 6.1%로 4위를 차지했다. 그 다음엔 홍문표(4선) 의원 5.5%, 조경태(5선) 의원 2.5%, 권영세(4선) 의원 2.5%, 윤영석(3선)·조해진(3선) 의원은 2.1%로 각각 집계됐다. 나경원 이준석 주호영 김웅이 4강 구도를 형성한다고 하겠다. 다른 강력한 출마자가 없으면 이 구도로 갈 가능성이 크다.
중진 대 신진 구도라고 할까. 이준석과 김웅이 지명도에서도 중진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는 셈이다. 선거란 그렇다. 어차피 지명도 싸움이다. 명성이든, 악명이든 더 알려진 사람이 유리하다. 이준석과 김웅은 그들을 도와주는 사람들이 있었다. 홍준표 진중권 주호영 등이 둘을 더 큰 인물로 만들어 주었다. 둘이 못마땅하다고 때릴수록 둘의 지명도는 더 올라간다. 이게 바로 정치다.
이준석은 12일에도 주호영을 때렸다. 자신을 향해 경험이 부족하다고 지적한 것을 두고 "'가진 게 원내 경험 밖에 없나. 비전은 없나' 하는 얘기가 나올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당의 중진이나 기존 정치인은 '영남 대 반영남' 구도나 이야기해 자승자박했다"면서 초선으로서 당권 도전을 선언한 김웅 의원과 자신이 곧 양강 구도를 형성할 것이라고 큰소리쳤다.
이준석은 윤석열도 건드렸다. 기존의 당내 후보를 국내산 한우에 비유하며 "윤 전 총장이 전당대회 후 입당하면 국내산 육우, 대선후보 단일화 판에 합류하면 수입산"이라고 했다. 신진들의 반란에 중진들이 맥을 못쓰고 있다. 양 세대간 대결이 더욱 치열해질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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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소개
<약력>
전 서울신문 논설위원,제작국장, 법조대기자,문화홍보국장
전 파이낸셜뉴스 논설위원
전 대경대 초빙교수
현재 오풍연구소 대표
<저서>
‘새벽 찬가’ ,‘휴넷 오풍연 이사의 행복일기’ ,‘오풍연처럼’ ,‘새벽을 여는 남자’ ,‘남자의 속마음’ ,‘천천히 걷는 자의 행복’ 등 12권의 에세이집
평화가 찾아 온다. 이 세상에 아내보다 더 귀한 존재는 없다. 아내를 사랑합시다. 'F학점의 그들'. 윤석열의 운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