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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간 1억 쓰면 줄 안 선다고?…'금전만능주의'에 빠진 신세계백화점
연간 1억 쓰면 줄 안 선다고?…'금전만능주의'에 빠진 신세계백화점
  • 박도윤 기자
  • 승인 2021.05.06 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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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 '패스트트랙' 제도 도입...VVIP고객, 사전에 예약만 하면 몇 시간 씩 기다리는 일 없이 바로 입장 가능
소비자단체, "공정과 평등을 부르짖는 시대에 돈많은 고객만 우대하는 신세계百 '배금주의' 조장하나" 우려
신세계백화점 본점

신세계백화점 VIP 가운데 연간 구매금액이 1억원 이상인 다이아몬드 회원과 최상위 999명인 트리니티 회원만 '특전(特典)'

[금융소비자뉴스 박도윤 기자] 앞으로 신세계백화점에서 연간 1억원 이상 구매하는 고객은 명품 매장을 갔을 때 줄을 안 서도 된다. 사전에 예약만 하면 몇 시간 씩 기다리는 일 없이 바로 입장할 수 있다

신세계백화점은 지난 1일 브이아이피(VIP) 고객을 대상으로 고가 브랜드 매장에 대기 없이 들어갈 수 있는 '명품 패스트트랙 서비스'를 시작했다고 6일 밝혔다.

이 서비스는 신세계백화점 VIP 가운데 연간 구매금액이 1억원 이상인 다이아몬드 회원과 최상위 999명인 트리니티 회원만 이용할 수 있다. 이 서비스를 이용하면 루이비통과 구찌, 디올, 프라다, 고야드, 카르티에, 몽클레르 등 유명 고가 브랜드의 매장에 줄을 서지 않고 들어갈 수 있다.

명품 매장엔 주말 혹은 가격 인상 소식이 나오면 백화점 개장 전부터 대기 줄이 이어지는 '오픈 런' 현상이 발생했다. 입장을 위해 대기자 명단에 이름을 올린 후에야 이용할 수 있을 정도였다.

이들 브랜드 매장은 백화점 개점 시간부터 구매자들이 몰리는 경우가 많아 일반적으로 대기자 명단에 개인정보를 등록한 후 기다려야 이용할 수 있다. 하지만 앞으로 VIP 다이아몬드와 트리니티 등급 회원은 신세계백화점 앱에서 선착순 예약하면 대기 없이 바로 입장이 가능하다

신세계백화점에서 VIP 고객 최고 단계는 '다이아몬드·트리니티'. 이 서비스는 플래티넘(4000만원 이상), 골드(2000만원), 블랙(800만원) 등급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루이비통·구찌·디올·프라다·까르띠에·고야드 등 브랜드가 대상이다.

신세계백화점측, 일반고객 반감 일자 "대상이 VIP 고객 아니라 VVIP 고객"이라고 황급히 수정...소비자단체 중심으로 반발 계속

다만 에르메스와 샤넬은 브랜드 정책을 이유로 참여하지 않았다. 우선 강남·타임스퀘어·경기·대구·광주점에서 먼저 시행한다. 신세계백화점 모바일 앱에서 예약할 수 있다. 예약 후 방문하지 않은 고객은 추후 이용이 제한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 속에 '보복 소비'의 하나로 명품이 인기를 끌며 백화점 매출에 효자 노릇을 하자 '큰 손'을 잡기 위해 이런 서비스를 도입한 것으로 분석된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VIP 고객에게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이란 위기에도 명품 매출은 꾸준했다. 이들은 잡기 위해 VIP 전용 서비스를 꺼낸 것으로 풀이된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 3월 백화점의 명품 등 해외 유명 브랜드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9% 증가했다.

그러나 이같은 신세계백화점의 패스트트랙제도에 대해 일부 소비자단체는 "공정과 평등을 부르짖는 시대에 백화점마저 돈 많은 고객 만을 우대하는 제도를 실시해서 혹시라도 국민들의 '배금주의'를 조장한다면 돈없는 서민들은 항상 긴 줄을 서야 하는 등 상대적 박탈감에 빠지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같이 신세계백화점의 '명품 패스트트랙 서비스' 가 일반고객들을 중심으로 "상식 반하는 일"이라고 반감이 일자 백화점측은 이를 VIP 고객이 아니라VVIP 고객이라고 황급히 수정했으나 소비자단체를 중심으로 반발과 논란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한 백화점 일반 고객은 "우리는 한밤중이나 새벽부터 명품 한개를 사려고 새우잠을 자면서 줄을 서는데 돈 많은 부자들은 프리패스한다는게 말이 되느냐"면서 "더욱이 백화점측이 '명품 패스트트랙 서비스' 대상을 VIP 고객이 아니라VVIP 고객이라고 수정한 것은 사실상 '눈가리고 아웅하는 처사'"라고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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