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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석, 쿠팡 동일인 지정 피해…경실련 반발
김범석, 쿠팡 동일인 지정 피해…경실련 반발
  • 박혜정 기자
  • 승인 2021.04.29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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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 쿠팡 총수로 법인 지정..."현행 규제 한계점·계열사 현황 등 고려"
경실련 "외국 국적 취득하는 총수들 나올 가능성 커져...재벌 규제 근간 흔들 것"
▲김재신 공정위 부위원장. 공정거래위원회 제공.
▲김재신 공정위 부위원장. 공정거래위원회 제공.

[금융소비자뉴스 박혜정 기자] 동일인 지정 여부로 관심을 모았던 쿠팡의 동일인으로 김범석 이사회 의장이 아닌 법인(쿠팡)이 지정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29일 "현행 경제력 집중 억제 시책이 국내를 전제로 설계돼 있어 외국인 동일인을 규제하기에 미비하다"며 이 같이 밝혔다. 외국인을 국내법 규정으로 형사 제재하기는 어려워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이유에서다. 김범석 의장과 쿠팡 중 누구로 동일인으로 보든 현재로서는 계열사 범위에 변화가 없는 점도 결정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전했다.

이에 '실질적 총수'인 김범석 의장을 쿠팡의 동일인(총수)으로 지정할 것을 촉구해온 경실련은 이날 즉각 성명을 내고 "공정위는 쿠팡의 ‘실질적 지배자’인 김범석 의장 동일인 미지정에 대해 사과하고, 즉각 재지정하라"고 촉구했다.

경실련은 "이번 공정위의 잘못된 판단으로 인해 향후 사익편취 규제와 형사처벌 등 법의 지배를 받지 않기 위해 외국 국적을 취득하는 총수들이 나올 가능성이 커졌다. 또한 국내기업에 대한 차별이라는 빌미로 동일인 지정 자체를 흔들어 재벌 규제의 근간을 없애려는 시도가 예상된다"고 주장했다. 

앞서 경실련은 지난 7일 성명을 통해 "김범석 의장은 쿠팡 10.2%(차등의결권 적용 76.7%)의 지분을 가지고 있는 실질적 지배자이자 총수"라면서 "공정위가 동일인 없이 대기업집단으로 지정한다면, 공정위가 대놓고 쿠팡에게 사익편취의 특혜를 제공하겠다는 것 밖에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경실련은 또 공정위가 미국 국적을 가진 외국인이라서 동일인으로 지정하지 않는다면 사익편취 규제 적용에서 벗어나기 때문에, 향후 김범석 의장이 개인회사를 만들어 쿠팡으로부터 일감을 몰아받아도 공정위로부터 아무런 제재를 받지 않게 된다고 주장했다.

김재신 공정위 부위원장은 이날  '2021년 대기업(공시 대상 기업) 집단 지정 결과'와 관련해 "쿠팡의 경우는 그간의 사례, 현행 제도의 미비점, 계열사 범위 등을 고려했다"고 밝혔다.

쿠팡의 경우는 미국인인 김범석 의장이 미국 법인 '쿠팡 Inc.'를 통해 한국 쿠팡 및 계열사를 지배하고 있는 점이 명백하지만, 기존 외국계 기업 집단의 경우 지배자가 아닌 국내 최상단 회사를 동일인으로 판단해온 점을 반영했다고 김 부위원장은 설명했다. 현재 사우디아라비아 아람코 자회사 S-Oil, 미국 GM 자회사 한국GM의 동일인이 각 법인이다.

또한 이번 공정위 동일인 지정으로 현대자동차그룹은 총수가 정몽구 명예회장에서 정의선 회장으로, 효성은 조석래 명예회장에서 조현준 회장으로 바뀌었다.

현대차의 동일인 교체는 정의선 회장이 지난해 10월 현대차 회장으로 취임하고 정몽구 명예 회장이 지난달 정기 주주 총회에서 보유 중인 현대차 주식 5.33%, 현대모비스 7.15% 의결권을 정의선 회장에게 위임해 사실상 최다 출자자가 바뀐 것이 크게 고려됐다.

효성의 경우는 조현준 회장이 지주사 '효성'의 주식 21.94%를 보유한 최다 출자자고, 지난 2017년 7월 회장으로 취임한 데다 조석래 명예 회장이 지난달 정기 주총에서 보유 중인 효성 주식 9.43% 의결권을 조현준 회장에게 위임한 데 따른 것이다.

게다가 두 집단 모두 현 동일인이 고령(정몽구 명예 회장 84세·조석래 명예 회장 87세)으로 건강 상태를 볼 때 경영 복귀 가능성이 높지 않은 점도 함께 고려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이번에 쿠팡과 함께 신규 지정된 대기업 집단의 경우 현대해상화재보험(정몽윤)·중앙(홍석현)·반도홀딩스(권홍사)·대방건설(구교운)·MDM(문주현)·IS지주(권혁운)는 최다 출자자·최고 경영자인 자연인(사람)이 동일인으로 지정됐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의 동일인 역시 법인(KAI)이 지정됐는데 수출입은행이 주식 26.4%를 보유한 최다 출자자인 점이 고려됐다. KDB산업은행이 55.7%를 보유한 대우조선해양의 경우에도 동일인이 법인(대우조선)으로 지정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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