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곳, 고금리 가계대출 취급 중단…“이익감소 방어 위해 중신용자 고객 대출 늘려”
[금융소비자뉴스 이성은 기자] 오는 7월 법정최고금리(24%→20%) 인하 시행을 앞두고, 한국투자·OK·SBI 등 주요 저축은행들이 고금리 대출상품 취급 중단에 나서는 등 이익감소 방어를 위한 파장이 클 것으로 보인다.
27일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저축은행에서 신규로 취급한 가계신용대출 중 연 20%를 초과하는 대출 규모는 5조5000억원에 달했다. 이중 SBI·OK·한국투자 등 상위 3개 저축은행이 차지하는 비중은 67.3%였다.
이에 SBI·OK·한국투자 등은 고금리 대출 취급 비중을 줄일 수밖에 없게 됐다. 오는 7월7일 법정최고금리가 현행 연 24%에서 20%로 인하되면, 저축은행에서 연 20% 초과 금리로 대출을 받은 차주는 연 20% 이하로 소급적용 해줘야 하기 때문이다.
현재 법정최고금리 인하 기조에 따라 국내 79개 저축은행 가운데 21개 사가 연 20% 초과금리(가계신용대출 기준)를 신규 취급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실제 가계신용대출을 취급하는 저축은행 수가 36곳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절반 이상이 개인을 대상으로 연 20% 이상 신규 고금리대출을 중단한 셈이다.
일반적으로 저축은행은 중·저신용자를 주 고객으로 하는 만큼 차주 신용리스크에 비례해 높은 금리를 책정, 대출을 취급하는 영업방식을 고수해왔다. 그러나 최근 들어서는 지주계열뿐 아니라 웰컴, 애큐온 등 저축은행들도 고금리대출 취급 중단에 동참하는 추세다.
금리 인하를 주도한 곳은 JT저축은행이다. JT저축은행은 법정 최고금리 인하가 협의된 직후인 지난해 12월 대출 금리를 연 20% 이하로 낮췄다.
실제 저축은행중앙회에서 집계한 이달 JT저축은행의 공시 평균 금리는 연 14.7%로 연 15~16% 사이인 중금리 대출 금리보다도 낮은 수준이다.
저축은행은 기존 연 20% 이상으로 채택했던 대출 금리를 내린 이유에 대해 금융당국의 지도 방향과 지난 2018년 개정된 저축은행 표준약관이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대형 저축은행들의 경우 오는 7월을 앞두고 바로 금리 조정에 나설 수 없어 지난해 말부터 순차적으로 대출금리 조정을 실시해왔다”며 “전체 업계에서도 고금리 대출에 대한 취급은 점차 축소되는 상태다”라고 말했다.
이들 대형사들은 최고금리 인하에 따른 이익 감소를 방어하기 위해 신용등급이 더 높은 중신용자 고객에 대출을 내줄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