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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공사·LH·산은·수공 독자 신용등급은 '정크본드' 수준
석유공사·LH·산은·수공 독자 신용등급은 '정크본드' 수준
  • 강승조 기자
  • 승인 2021.04.21 1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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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DI "정부 지원 가능성에 쉽게 채권 발행"..투기등급에도 상환능력 넘게 돈 빌려
무디스, "최종·독자 신용등급 차이 커" ...공기업 재정건전성 우려 나와
▲산업은행 여의도 본사.
▲산업은행 여의도 본사.

[금융소비자뉴스 강승조 기자] 한국석유공사, 한국토지주택공사(LH) 같은 일부 공기업들이 우리나라 국채와 같은 높은 신용등급을 받고 있지만 실제로는 정크본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공기업들이 정부의 지급보증을 믿고 상환 능력을 넘어서 과도하게 채권 발행을 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21일 한국개발연구원(KDI)의 '공기업 재무건전성 강화 방안에 관한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신용평가사인 무디스는 한국석유공사,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산업은행, 한국수자원공사 등 우리나라 공기업의 최종 신용등급(지난 3월24일 기준)을 Aa2로 책정했다.

이는 우리나라 국채의 신용등급과 같은 수준이지만 공기업 관련 법에 정부가 유사시 결손을 보전할 수 있다거나 51% 이상 절대 지분을 보유해야 한다는 조항에 따른 정부의 암묵적인 지급보증 혜택 때문이다.

하지만 정부 지원 가능성을 배제한 독자 신용등급은 크게 낮은 수준으로 드러났다.

석유공사의 독자 신용등급은 최종 신용등급과 11단계 아래인 B1이다. LH의 경우는 최종 등급보다 10단계 낮은 Ba3이다. 이밖에 산업은행과 수자원공사의 독자 신용등급은 각각 Ba2, Ba1으로 9단계, 8단계 아래다.

당초 이 기업들이 발행하는 채권은 신용등급이 낮은 기업에서 발행하는 고위험·고수익 '정크본드'(투기등급)에 해당하지만 정부 덕에 안전 자산으로 탈바꿈한 것이다.

실제로 석유공사는 해외 자원 개발 사업 실패로 빚더미에 올라 앉아  지난해 부채 규모는 18조6449억원으로 전년 대비 5139억원 늘면서 자산(17조5040억원)을 넘어섰다. 

광물자원공사의 경우도 2016년부터 자본잠식 상태가 이어져 부실한 해외 자산을 안정적으로 매각하기 위해 한국광해관리공단과의 통폐합이 추진되는 중이다.

LH의 경우 공공임대주택사업을 운영하면서 부채 규모가 126조6800억원으로 크게 확대돼 부채비율이 254.2%에 달했다.

황순주 KDI 연구위원은  "우리나라는 규모가 큰 정책 사업을 추진할 때 정부 재원보다 공기업 재원을 활용하는 경향이 있어 공기업 부채가 비대해진 측면이 있다"며 "전반적으로는 정부 지원 가능성 때문에 상환 능력을 넘어선 범위에서도 쉽게 채권을 발행할 수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공기업의 부채에 대해 우해영 기획재정부 공공정책국장은 "재무 상황이 나빠지면 경영평가에서 좋은 점수를 받지 못하기 때문에 부채를 막연히 늘릴 수는 없다"면서 "지금은 5년마다 중장기 재무관리계획을 기재부와 주무 부처에 제출하고 국회에도 보고하게 돼 있고, 적정 한도 내에서 채권을 발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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