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이들 선망하는 ‘네카라쿠배당토직’...재주가 많아야 부자 돼
젊은이들 선망하는 ‘네카라쿠배당토직’...재주가 많아야 부자 돼
  • 권의종
  • 승인 2021.04.19 1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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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동성·불확실성·복잡성·모호성이 기본값인 ‘VUCA 시대’... 전문영역 확대가 성공경영의 열쇠
“재주가 12가지면 밥 굶는다”는 옛말...'한 우물’ 대신 ‘한 호수’ 파고, 박학다식이 돈 되는 시절

[권의종의 경제프리즘] ‘네카라쿠배당토직’. 이런 말 들어보셨나요. 낯선 외래어 같으나 순수 우리말이다. 크게 소리 내 읽어보자. ‘네카라쿠 배당 토~~~직’. 재미가 있다. 네이버 카카오 라인 쿠팡 배달의민족 당근마켓 토스 직방의 앞 글자를 따서 만든 신조어다. 젊은이가 가장 가고 싶어 하는 직장들이다. 코로나 팬데믹 속에서 채용을 안 하거나 줄이는 판에 이들 기업만큼은 예외다. 되레 채용 규모를 늘리고 연봉까지 두둑이 올려준다.

이들 ‘신(神)의 직장’이 찾는 사람은 대학에서 IT 관련 공부를 하고 심도있는 연구까지 한 인재들이다. 비전공자들에게 문호를 개방하지 않는 건 아니다. 인문계 출신도 IT 학과를 복수 전공하거나, 코딩학원에 다녀도 지원할 수 있다. 비싼 등록금 내고 대학을 다니면서 정작 필요한 것은 학원에서 배워야 한다니. 도대체 대학은 왜 다니고, 학생들에게 대학은 어떤 곳인지 다시금 생각게 한다.

언론은 경직적 교육행정을 탓한다. 학교는 필요한 학과의 정원을 늘릴 수 없고, 학생은 전공을 자유롭게 바꿀 수 없음을 꼬집는다. 현실과 유리된 대학교육을 질책하는 전문가들도 있다. 틀린 말은 아니나, 맞는 말도 아니다. 대학이 취업을 위한 지식이나 기술만을 가르쳐야 한다면 심도있는 지식 탐구나 학문 연구는 포기해야 할 터. 어떤 분야든 깊이 있는 지식을 쌓고 연구까지 하려면 오랜 기간이 걸린다. 추세만 따르려 하면 수박 겉핥기가 되기에 십상이다.

그나저나 정책이나 제도를 탓하는 버릇은 예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다. 옛 모습 그대로이다. 다행히도 기업들은 꽤 다부지다. 사고와 행동이 상당히 진취적이다. ‘비전공자라도 상관없다, 뽑아서 개발자로 교육하겠다’며 채용 공고를 내곤 한다. 구직난과 구인난이 함께 빚어지는 상황에서 나온 궁여지책 만은 아닌 듯싶다. 사업을 다변화·다각화하는 과정에서 새로운 기술이 필요해진 데 더 큰 이유가 있어 보인다.

비싼 돈 내고 대학 다니며 필요한 건 학원서 배워...경직적 교육행정, 비현실적 대학교육 탓?

기업에서 전문성만큼 중요한 게 없다. 차별화된 경쟁력 확보의 핵심 열쇠가 된다. 기업에서 연구소를 만들고 인력을 양성하여 전문 지식을 쌓아도 빠른 기술변화에 대응한다는 게 말처럼 쉽지 않다. 첨단이 아니더라도 기존의 기술들을 융복합한 제품을 만들어내기도 솔직히 버거운 형편이다.

더 큰 고민은 따로 있다. 첨단 기술로 화려하게 등장했다가도 자동화되거나 사물인터넷(IoT), 인공지능(AI), 로봇 기술 등과 접목되면서 순식간에 일상적 범용 기술로 전락하는 현실이다. 자고 나면 새로운 기술과 첨단의 제품들이 무더기로 쏟아진다. 소비자에게는 좋은 일이나, 기업들의 고민은 그만큼 커지게 마련이다. 자사의 전문 분야에 대한 깊이도 더해야 하고, 다른 여러 분야의 기술에 대해서도 상당 수준의 지식을 쌓아야 한다.

변동성·불확실성·복잡성·모호성이 기본값이 되어버린 ‘VUCA 시대’. 기업은 전문영역을 부단히 넓혀 가야 한다. 이런 말 하면 격한 반론이 제기될 수 있다. 전문성이라는 게 오랫동안 이런저런 실패와 실수를 겪으며 갈고 닦아지는 법인데, 주어진 일을 하면서 다른 분야로 전문성을 넓혀 간다는 게 어디 쉬운 일이냐는 반박이 나올법하다.

지당하신 말씀이다. 하지만 그래도 해야 한다. 신기술 등장으로 기왕의 기술이 순식간에 역사 속으로 사라지는 것을 어찌 막겠는가. 기업이 달라지는 수 밖에 없다. 개발업무 일부를 AI 등에 맡기고 신기술이나 다른 분야를 연구하고 사업화하는 데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해야 한다. 진부화하는 기술만 의지했다간 믿는 도끼에 발등 찍히기에 십상이다. 치열한 경쟁환경에서 생존조차 보장받기 힘들다. 우물을 깊게 파려면 폭을 넓게 해야 하는 이치라고나 할까.

한 분야의 전문가 역할은 AI에 맡기고...정형화 어렵고 지식 융합 필요한 사업에 집중해야

‘네카라쿠배당토직’의 경영방식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하나같이 전문성 확장을 발판삼아 사업 영역을 전방위로 늘려간다. 하나만 예로 들자. 택시나 대리운전 서비스를 운용하는 모빌리티 기업이 퀵 서비스 사업에 뛰어든다. 다국적 기업으로부터 거액을 투자금을 유치해 차량 정비, 세차, 중고차 판매 같은 신사업 확대를 서슴지 않는다. 사업 다각화를 통한 실적 개선으로 기업 가치를 높여 미국 나스닥 상장까지 추진한다.

유통업체 간의 최저가격 전쟁도 살 떨린다. 제품 가격은 물론, 배송가격 등이 포함되는 경우를 고려하는 무료배송 선언이 나왔다. 이에 뒤질세라 경쟁사보다 상품 가격이 더 비싸면 차액을 현금처럼 쓸 수 있는 ‘e머니’로 돌려주겠다는 발표가 등장했다. 장바구니의 기본이 되는 채소ㆍ과일ㆍ수산ㆍ정육ㆍ유제품과 쌀, 김 등 60여 가지 식품을 1년 내내 가장 낮은 가격에 판매하는 EDLP(Every Day Low Price) 정책을 시행하겠다는 파격적 제안까지 출현했다.

시장 요구에 부응하고 차별화된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는 전략 또한 남달라야 한다. 전문성은 확보의 수준을 넘어 확장과 확대로 이어져야 효과를 본다. ‘한 우물을 파야 한다’는 말, 이제는 ‘한 호수를 파야 한다’고 고쳐야 할 판이다. 시대가 변하면 경영상(像)도 달라진다. 한 분야만 깊게 파는 I자형에서, 한 분야의 전문성과 더불어 폭넓은 교양을 갖춘 T자형으로, 여러 분야에서 지식의 폭이 넓고 깊은 M자형 기업으로의 부단한 변신이 요구된다.

4차 산업혁명 시대는 변화가 상수(常數)다. 여러 분야의 재능과 지식의 통합 적용이 일상적이다. AI가 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수행해 온 역할을 대체한다. 정형화가 어렵고 지식 융합이 필요해 AI 알고리즘으로 풀기 힘든 분야가 박학다식 기업의 캐시카우가 된다. 사람이라고 다를까. 100세 시대를 맞아 수명이 길어진 만큼 직업도 여러 번 바뀌게 된다. “재주가 12가지면 밥 굶는다”는 말은 한낱 속담에 불과하다. 재주가 많아야 부자 되는 시절이 왔다.

필자소개

권의종(iamej5196@naver.com)
- 논설실장
- 부설 금융소비자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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