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급등락 남양유업에 '개미' 수십억원 물려...불가리스 파문 확산
주가 급등락 남양유업에 '개미' 수십억원 물려...불가리스 파문 확산
  • 강승조 기자
  • 승인 2021.04.15 1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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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급등에 이어 14일 급락에 물린 개미들 "주가조작 혐의" 검찰 조사 촉구
불가리스가 코로나19 바이러스에 효과 있다는 남양유업 측 발표에 개인투자자 몰려

[금융소비자뉴스 강승조 기자] 자사 발효유 제품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억제 효과가 있다는 발표로 주가가 급등했던 남양유업이 비판적인 의견에 주가가 급락하면서 주주들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발표 내용을 믿고 주식을 사들였다가 주가 급락으로 고점에 물린 개인투자자들은 한국거래소와 금융당국에 남양유업에 대해 주가조작 혐의로 조사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신뢰성에 의문이 가는 연구결과 발표와 섣부른 언론 플레이에 남양유업이 다시 궁지에 몰리고 있는 모양새다.

15일 증권업계와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3일 불가리스 발효유 완제품이 인플루엔자 및 코로나19 바이러스에 효과가 있다는 남양유업 측 발표에  코로나19 관련 수혜 기대감이 커지면서 전날 남양유업 주가는 8.57% 급등했다. 개인은 이날 이 회사 주식을 7억1000만원 순매수했다. 개인투자자들은 이튿날에도 남양유업 보통주 37억8000만원, 남양유업우 16억5000만원 등 총 54억2000만원 어치를 순매수했다. 이틀간에 걸쳐 개인이 이들 종목을 이틀간 총 61억3000만원어치 사들인 것이다. 

지난 14일 남양유업 주가는 장 초반 한때 상한가 가까운 28.68%까지 폭등했으며, 남양유업 우선주도 개장과 동시에 상한가를 기록했음에도 5.13% 급락 마감했다. 이날 개인 투자자들의 평균 순매수 단가는 보통주 약 45만원, 우선주 약 22만7000원대로 나타나 적지 않은 개미가 고점에 물린 것으로 파악됐다.

15일 오전에도 남양유업 주가는 4%대 급락하며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다행히 남양유업우는 오전 0.3%대 상승하며 전날 까먹은 것을 회복하는 중이다.

이처럼 남양유업 주가의 상승세는 오래 가지 않았다. 질병관리청과 전문가들 사이에서 실험 결과가 크게 과장됐다는 비판이 쏟아졌기 때문이다.

앞서 지난 13일 박종수 남양유업 항바이러스면역연구소장은 '코로나 시대 항바이러스 식품 개발' 심포지엄에서 불가리스 발효유 완제품이 인플루엔자 및 코로나19 바이러스에 효과가 있음을 국내 최초로 규명했다고 밝혔다.

박 소장은 "불가리스 발효유 제품에 대한 실험 결과 인플루엔자바이러스(H1N1)가 99.999%까지 사멸하는 것을 확인했고 코로나19 억제 효과 연구에서도 77.8% 저감 효과를 확인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실험에서 많은 제품을 분석했지만 불가리스만 강조한 이유가 있다"며 "같은 발효유라도 유산균 종류, 제조공정, 프로바이오틱스 비율 등에 따라 항바이러스 기능은 달라진다. 실제 실험 결과 불가리스가 (인플루엔자와 코로나19 억제 효과가) 유독 높게 나타났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불가리스는 지난 1991년 출시 후 30년 넘게 장 발효유 판매량 1위를 지키고 있는 국내 대표적인 발효유 제품이다. 누적 판매량 30억 병을 돌파했으며 국제 품평회 몽드셀렉션 식품 부문에서 2년 연속 금상을 받기도 했다. 

 

▲남양유업 발효유 제품 '불가리스'
▲남양유업 발효유 제품 '불가리스'

질병관리청 "(발표 결과가) 발효유가 인체 내의 바이러스를 억제하는 효과가 있는지 여부와는 관련 없어"

질병관리청은 남양유업 발표와 관련해  "현재 해당 연구원에서 제시하고 있는 결과는 바이러스 자체에 제품을 처리해서 얻은 결과"라며 "인체에 바이러스가 있을 때 이를 제거하는 기전을 검증한 것이 아니라서 실제 효과가 있을지를 예상하기가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번 바이러스 위에 발효유를 직접 뿌렸더니 바이러스가 크게 줄었다는 것과,  발효유가 인체 내의 바이러스를 억제하는 효과가 있는지 여부와는 관련이 없다는 것이다.

정재훈 가천대 길병원 예방의학과 교수도 이날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남양유업 발표에 대해 "전 세계적으로 인체 내가 아니고 세포나 시험관 안에서 효과가 있었던 약물은 수백 개가 넘지만 실제로 효과가 있었던 약물은 거의 없었다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회사의 직접적 지원을 받은 실험결과를 기자회견까지 하면서 대서특필토록 하는 연구자의 자세를 비판하기도 했다.

포털사이트 증권 토론방 등에는 남양유업을 주가조작 혐의로 조사해야 한다는 등 분노한 투자자들의 항의 글들이 줄줄이 올라왔다. 이 중 한 이용자는 "'셀프 발표'로 주가를 띄웠다면 자본시장법 위반으로 검찰 조사를 받아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거래소도 남양유업 주가 급등락 과정을 살펴볼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모멘텀 없어진 남양유업, 코로나사태 와중에 반전 시도했으나 되레 혹 붙인 격 

증권가에 따르면 그간 증권가 리서치센터들은 남양유업에 대한 리포트를 2018년 이후 해오지 않고 있다. 지난 2013년 대리점 갑질 사건과 오너리스크 등으로 인한 실추된 이미지가 복합적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풀이가 나왔다.

유통주식 수가 적었다는 점도 증권가의 분석에서 열외된 이유로 꼽힌다. 현재 남양유업의 유통주식수는 67만9712주에 불과한데 이 중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이 38만7714주를 보유해 사실상 29만2000주가 유통되고 있는 상황이다.

남양유업은 실적과 상관없는 주가 흐름이 이어졌던 종목이다. 남양유업은 174억원 영업손실을 기록했던 지난 2013년에 최고가인 117만원까지 찍었다. 이후 남양유업은 2015년부터 흑자 전환에 성공했으나 대리점 갑질과 오너 일가에 대한 검찰 조사 등의 영향으로 주가는 계속해서 내리막을 걸었다. 

증권사 관계자는 "남양유업은 주식 수도 적고 무거웠던 종목으로 한때 100만원을 넘기도 했으나 지금은 모멘텀이 없어진 회사"라며 "이번 조사 결과는 정확한 확인이 이뤄질 때까지 신중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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