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비상근 자문위원으로 채용…문 대통령 '갑질 근절' 발언 한달 만에 '찬물'
[금융소비자뉴스 이성은 기자] 올해 초 취임한 김우남 한국마사회장이 자신의 측근인 전직 보좌관을 비서실장으로 앉히려다 무산되자 비상근 자문위원으로 채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과정에 특별채용의 어려움을 보고한 간부들에 갑질과 폭언을 했다는 증언도 나와 파문이 확산될 전망이다.
12일 한국마사회 노동조합에 따르면, 최근 3선 국회의원 출신 김우남 회장이 지난 달 취임해 비서실장으로 의정활동 당시 함께 했던 전직 보좌관 채용을 지시했다. 하지만 마사회는 지난해 11월 국민권익위원회 개선권고에 따라 임의채용 규정을 적용하는 게 불가능한 상황이다.
김 회장은 특별채용의 어려움을 보고한 간부들을 몰아세우며 ‘새끼’ ‘인마’ ‘자식’ “잘라버리겠다” 같은 욕설과 폭언을 여과 없이 했다는 폭로도 덧붙여져 충격을 안기고 있다.
마사회 노조에 따르면 “김 회장은 특별전형이 어렵다고 판단한 간부와 농림축산식품부 담당 공무원까지 잘라버리겠다는 겁박과 폭언을 서슴지 않았다”며 “김 회장은 보고하거나 수행하는 간부와 직원들에게 막말과 갑질을 해대는 공포의 대상이 되고 있음은 공공연한 사실이다”고 밝혔다.
현재 김 회장이 특별채용을 시도했던 전직 보좌관은 마사회 비상근 자문위원이 된 상태다. 최근 김우남 회장이 위촉직·개방형 직위로 채용 검토를 추가 지시했다.
다만 마사회 측은 특혜채용 의혹에 대해 부인했다. 마사회 한 관계자는 “권익위 권고 이후 규정 정비가 안 된 것을 모르고 지시했던 것”이라며 “비상근이라 업무에 제약이 있어 개방형 직위공모를 활용해 채용할 수 있는지 검토하라고 한 것 뿐”이라고 전했다.
최근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의 땅투기 의혹 등으로 공공기관에 대한 더 엄중한 잣대가 요구되는 가운데, 공기업인 마사회에서 일어난 갑질과 폭언 파문은 문재인정부의 ‘갑질 근절’ 기조와 배치된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달 16일 국무회의에서 “촛불혁명으로 탄생한 우리 정부는 권력 적폐 청산을 시작으로 갑질 근절과 불공정 관행 개선, 채용 비리 등 생활 적폐를 일소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 왔다“고 말한 바 있다.
한편 김우남 회장은 국회의원 때 마사회 임직원 급여와 복지수준이 과하다며 마사회 노동자 개인 급여명세서를 제출하라고 요구하는 등 갈등을 빚었던 전력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