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소비자뉴스 박도윤 기자] 시중에 풀린 돈이 한 달 새 42조원 가까이 늘며 또 다시 사상 최대치를 갈아치웠다.
13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1년 2월중 통화 및 유동성'에 따르면 지난 달 시중 통화량(평잔)은 광의통화(M2) 기준 3274조4000억원으로 전월대비 41조8000억원(1.3%) 증가하며 2001년 12월 통계 작성 이래 최대 증가폭을 기록했다. 1년 전과 비교하면 10.7% 늘어 2009년 3월(11.1%) 이후 6년 11개월 만에 최고 증가율을 보였다.
M2는 현금, 요구불예금, 수시입출식 저축성 예금 등 협의통화(M1)에 머니마켓펀드(MMF), 2년미만 정기 예·적금, 수익증권 등 금융상품을 포함하는 넓은 의미의 통화로, 지난해 4월 처음으로 3000조원을 돌파한 이후 가파른 증가세가 이어지면서 매월 사상 최대치를 경신하고 있다.
단기자금 지표인 M1은 1205조3000억원으로 전월 대비 20조4000억원(1.7%) 늘어 M2 증가율보다 가파른 증가세를 보였다.
경제주체별로 기업 부문의 통화량은 976조8000억원으로 전월 대비 31조5000억원(3.3%) 늘어 2001년 12월 통계편제 이후 역대 최대 규모다. 증가폭도 2010년 6월(3.3%) 이후 10년 8개월 만에 최대를 기록했다. 기업들은 코로나19에 대비하기 위한 유동성 확보 차원에서 회사채 발행과 대출로 자금을 끌어모아 MMF, 수익증권 등에 넣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은 관계자는 "대기업들이 회사채 등 직접자금조달에 나서고 국책은행의 설 명절 중소기업에 대한 저금리 대출 등으로 자금이 유입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부동산 시장에서 '영끌'과 '빚투(빚내서 투자)'가 이어지며 가계와 비영리단체의 통화량은 9조4000억원 증가한 1627조3750억원으로 집계됐다.
한은 관계자는 "2월 주식 거래가 주춤했는데, 증권금융 예수금은 오히려 감소해 주식의 영향은 적었다고 볼 수 있다"며 "신학기 이사철 수요 등으로 전세자금 대출을 포함한 2월 주택담보대출이 6조4000억원 늘어난 영향이 크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