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소비자뉴스 이성은 기자] 우리금융지주의 최대 주주인 예금보험공사가 우리금융지주 지분 2%를 매각했다. 그동안 주가 하락으로 지체됐던 정부 지분 매각 작업이 최근 우리금융지주의 주가가 1만원을 넘자 본격화 된 것이다.
예금보험공사는 9일 주식시장이 열리기 전 기관을 대상으로 한 시간외 대량매매(블록딜)를 통해 우리금융지주 지분 1444만5000주(2%)를 매각, 공적자금 1493억원을 회수했다. 이에 따라 우리금융지주의 공적자금 회수율은 87.9%에서 89.1%로 1.2%포인트 상승했다.
블록딜은 주관사인 국내 미래에셋증권과 삼성증권, 외국계인 JP모건을 통해 국내외 기관투자자에게 판다. 매각가격은 8일 종가(1만600원)에 0~2.5% 할인율을 적용한 1만335~1만600원으로 추정된다. 전체 매각 규모는 약 1530억원이다.
이번 거래는 금융위원회가 지난 2019년 발표한 ‘우리금융 잔여지분 매각 로드맵’ 일환이다. 예보가 이번 거래를 기점으로 매각 로드맵에 따라 2022년까지 보유 지분 17.25%(1억2460만주)를 분산매각에 나선 것이다.
금융위원회 산하 공적자금관리위원회(공자위)는 2022년까지 2~3차례에 걸쳐 예보가 보유한 우리금융 지분 전량을 매각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과거 정부가 우리금융에 투입한 공적자금 원금(12조8000억원)을 기준으로 해도 주가가 1만2350원 이상이 돼야 한다. 그러나 지난해 코로나19 사태 장기화 여파로 우리금융 주가가 1만원을 밑돌아 지분 매각이 지연됐다. 이달 7일 주가가 장중 1만850원으로 52주 신고가를 기록하자 당국이 지분에 대한 매각에 시동을 켠 것이다.
공자위는 이날 잔여지분 1차 매각이 우리금융의 조속한 민영화와 공적자금 회수 극대화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예보는 “대외적인 약속을 준수하고 우리금융의 완전 민영화를 위한 첫 단추를 끼웠다는 측면에서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며 “로드맵의 이행 등을 통해 민영화가 차질없이 추진되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다만 우리금융 블록딜 소식은 주가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서영수 키움증권 연구위원은 "매도 물량이 쏟아지는 데다 (예금보험공사가) 앞으로 또 팔 수 있다"며 "반짝 오름세를 탔던 우리금융 주가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봤다.
한편 우리금융은 이날 오전 5시 50분 기준 전 거래일보다 3.77% 내린 1만200원에 거래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