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판례에도 암 보험금 제대로 안줘요"...보험사들 '꼼수' 기막혀
"대법원 판례에도 암 보험금 제대로 안줘요"...보험사들 '꼼수' 기막혀
  • 이동준 기자
  • 승인 2021.04.06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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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원,"신경내분비종양·갑상샘 전이암에 10~30%만 지급"...전액 줘야

[금융소비자뉴스 이동준 기자] # A씨는 대장내시경을 받다가 직장에 작은 종양이 발견됐다. 조직검사를 해보니 직장 신경내분비종양으로 확인돼 경계성 종양으로 진단이 내려졌다. 경계성종양은 일반적으로 양성과 악성의 경계에 있는 종양, 또는 악성인지 양성인지 정확한 구분이 불가능한 종양을 말한다. 두려움에 휩싸인 A씨는 제대로 된 검진을 위해 좀 더 큰 병원에서 검사를 실시했고 결국 직장암 진단을 받게 된다. 다행히 암보험을 가입하고있던 A씨는 암 진단서를 기준으로 보험금을 청구했다. 하지만 보험사는 제 3의료기관 자문을 활용해 “A씨가 암이 아닌, ‘경계성종양’으로 판단된다”며 암진단비의 20% 금액만 지급했다.

암 진단을 받고도 제대로 보험금을 받지 못하는 등 사례가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험사가 의료자문을 활용하거나, 설명하지 않은 약관상 면책사항을 근거로 보험금을 과소지급하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보험사가 자체 의료자문을 통해 암 보험금을 적게 지급하는 사례와 관련해 한국소비자원은 신경내분비종양과 갑상샘 전이암에 대해서도 일반 암 보험금을 지급할 것을 촉구했다.

6일 소비자원은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접수된 암보험 관련 피해구제 신청 451건을 분석한 결과 보험금 지급과 관련된 경우가 88.2%에 달했다고 밝혔다. 암보험 분쟁 10건 중 9건은 보험금을 제대로 지급하지 않아서 생긴 문제란 소리다.

대표적인 사례가 지급거절이나 과소지급이다. 암 종류 별로는 대장암과 갑상샘암 관련 피해구제 신청이 전체사례의 각각 27.3%, 19.5%를 차지했다. 그 뒤를 유방암(13.3%), 방광암(5.1%) 등이 이었다.

특히 대장암 중에서는 신경내분비종양 관련사례가 71.5%, 갑상샘암의 경우 갑상샘 전이암이 86.4%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자료=소비자원)

대법원은 2018년 소비자와 보험사간 신경내분비종양 관련 암 보험금 분쟁에 대해 '작성자 불이익의 원칙'에 따라 경계성 종양이 아닌 일반 암 보험금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그러나 보험사는 자체 의료자문 등의 방법을 통해 양성종양(물혹)과 악성종양의 중간에 해당하는 경계성 종양의 경우, 통상 일반 암 보험금의 10∼30%를 지급하고 있다고 소비자원은 지적했다.

소비자원은 "최근 세계보건기구(WHO)가 제5차 소화기 종양분류에서 신경내분비종양을 악성종양으로 분류했다"며 "제8차 한국표준질병·사인분류(KCD-8)도 동일하게 개정돼 보험사는 경계성 종양 보험금이 아닌 일반 암 보험금을 지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예후가 좋아 소액 암으로 분류되는 갑상샘암과 달리, 갑상샘의 암세포가 림프샘 등 다른 기관으로 퍼진 갑상샘 전이암은 일반 암으로 분류된다.

그러나 보험사는 '갑상샘 전이암의 경우 갑상샘암 기준으로 분류한다'는 약관 면책사항에 따라 일반 암 보험금의 10~30% 수준을 지급해 분쟁이 발생했다.

2015년 대법원 판례에 따르면 보험금 면책사항은 보험계약의 중요한 내용이므로 계약 체결당시 별도 설명이 없었다면 보험사는 해당약관을 보험금 지급 근거로 삼을 수 없다.

이에 따라 보험사는 갑상샘 전이암에 대해 일반 암 보험금을 지급할 것을 소비자원은 요구했다.

소비자원 관계자는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보험금 청구에 대비해 진단서상의 질병코드가 정확한지 담당의사에게 꼭 확인하고, 보험 가입시 보험금 지급 제한사항(면책사항)을 꼼꼼히 체크해야한다”며 “특히 보험금 청구권의 소멸시효는 3년이므로 청구권이 소멸하기 전에 보험금을 청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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