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소비자뉴스 박혜정 기자] 한국은행이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미국의 55세 이상 중고령층 은퇴자 급증이 경기회복 지연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측했다.
4일 한국은행은 해외경제 포커스에 실린 '미국, 팬데믹 이후 중고령층 은퇴자 급증 우려' 보고서에서 미국 고용상황 개선이 중고령층 고용에서 더딘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미국 실업률은 지난해 4월 14.8%, 8월 8.4%, 12월 6.7%, 올해 2월 6.2%로 줄어드는 등 회복세를 보이고 있으나 바이러스 감염에 상대적으로 취약한 55세 이상 중고령층은 청·장년층(25~54세)보다 일자리 복귀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올 2월 중고령층의 구직기간은 32.5주로 청·장년층보다 5~10주 더 소요되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또 팬데믹 장기화로 중고령층 경제활동참가율이 지난해 8월 이후 하락세를 지속하면서 올 1~2월에는 지난해 저점 수준 아래로 내려갔다.
미국 노동부와 은퇴자협회에 따르면 25∼54세 미국인의 경제활동 참가율은 지난해 2월 82.9%에서 4월 79.8%로 낮아졌으나 점차 회복돼 지난 2월 81.1%를 기록했다. 반면 55세 이상 중고령층의 경제활동 참가율은 2월 38.3%로, 1년 전 40.3%에 비해 하락한 후 회복되지 않고 있다.
중고령층 장기휴직자 중 상당수가 은퇴를 선택한 것으로 추정되는 가운데 은퇴자 급증은 향후 경기회복 지연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을 제기했다.
보고서는 "미국 전체 가구 중 상당수의 노후대비 저축이 불충분한 상황에서 중고령층의 조기 은퇴는 소비 비중이 큰 미국 경제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50~60세 근로자가 퇴직연금 수령개시 가능연령인 62세에 은퇴할 경우 이중 40%가 저축 부족 등으로 인해 빈곤층으로 전락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