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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훈 SK이노베이션 의장, 美서 바이든 대통령의 거부권 촉구...왜?
김종훈 SK이노베이션 의장, 美서 바이든 대통령의 거부권 촉구...왜?
  • 이동준 기자
  • 승인 2021.03.31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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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영업비밀 침해를 둘러싼 소송 갈등, 국내서 미국으로 번져
김 의장, 미국 행정부·정치권 만남서 적극적인 자사 지지 활동…일각선 "사외이사 역할서 벗어나" 지적
바이든 ITC 판결 거부권 행사는 내달 11일까지...행사 않으면 SK, 10년간 미국 내 배터리 생산·수입 금지
LG 여의도 트윈타워(왼쪽)와 SK 서린사옥

[금융소비자뉴스 이동준 기자]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전쟁이 지속되는 가운데 김종훈 SK이노베이션 의장이 미국 현지 행정부, 정치권 인사와 만남을 가지며 바이든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를 촉구하고 나섰다.

31일 업계 및 외신에 따르면 김종훈 SK이노베이션 이사회 의장이 직접 미국을 방문해 최근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가 내린 배터리 영업비밀 소송 패소 결정에 대한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가 필요하다고 미 정치권에 거듭 촉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ITC는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의 전기차 배터리 영업비밀 분쟁에서 지난달 10일(현지시각) LG 측의 손을 들어줬다.

김 의장은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 수입금지 명령을 뒤집지 않으면 (조지아주는) 수조원대의 투자 유치 기회를 잃을 것"이라며 "ITC 판결을 유지한다면 우리는 다른 지역에 공장을 다시 세우는 방안을 찾을 수 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김 의장의 이 같은 행보는 ITC 소송에서 패소한 데 따른 SK측의 적극적인 대응으로 보인다. 그가 외교관과 국회의원 출신으로 사외이사의 고유한 역할에서 벗어난 행보를 보여 눈길을 끌고 있다.

김 의장은 지난 10일 SK이노베이션 감사위원회 입장을 통해 "소송의 본질인 영업비밀 침해 여부에 대한 방어의 기회를 갖지 못한 채, 미국 사법 절차 대응이 미흡했다는 이유로 패소한 것은 매우 안타까운 일"이라며 "이번 일을 반면교사 삼아 내부적으로 글로벌 소송 대응 체계를 재정비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는 뜻을 전했다.

김 의장은 2017년에 SK이노베이션 사외이사로 합류했다. SK이노베이션은 2019년 '이사회의 독립성, 전문성 강화' 차원에서 사외이사이자 감사위원회 위원인 김종훈 전 외교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을 이사회 의장으로 선임했다. 김 의장은 과거 통상교섭본부장으로 근무할 당시 우리나라의 각종 협상을 이끄는 역할을 맡아 왔다.

김종훈 SK이노베이션 이사회 의장

다만 업계 일각에서는 김 의장이 미국 현지에서 보인 행보가 사외이사 및 감사위원회 위원의 본래의 취지와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관계자는 “사외이사이자 감사위원회 위원은 경영진의 경영 활동에 대해 의견을 개진하거나 경영진의 직무집행이 적법한지에 대해 객관적으로 감시하는 것이 본연의 역할”이라며 “김 의장이 이를 넘어 직접 현지 정치권 인사들을 만나며 대관 업무를 대신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고 말했다.

무역·통상 전문매체 '인사이드 US 트레이드'에 따르면 김 의장은 조지아주 공장 철수 가능성과 배터리 공급 부족 심화, 미국 일자리 창출 등에 대한 우려를 전달했다고 인사이드 US 트레이드는 전했다. 외교부 통상교섭본부장 출신인 김 의장은 미국 내 정치권, 기업 등에 걸쳐 다양한 인맥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미 대통령의 ITC 판결 거부권 행사 기간은 다음 달 11일까지다. 이 기간에 조 바이든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으면 SK이노베이션은 2년과 4년의 유예기간을 받은 폭스바겐과 포드를 제외하고 10년간 미국 내 배터리 생산·수입이 금지된다.

당초 업계에서는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이 합의를 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으나, 양사가 희망하는 합의금 격차가 커 협상이 지연되고 있는 상황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3조원 이상을 요구하는 반면 SK이노베이션은 1조원대에서 합의를 하고 싶어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SK이노베이션 이사회는 감사위원회를 열고 "LG에너지솔루션이 요구하는 배상금이 과도하면 수용할 수 없다"는 의견을 낸 바 있다.

LG 측은 ITC가 양측 입장을 충분히 검토하고 판결을 내렸기 때문에 SK이노베이션도 ITC 판결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 이사회 의장인 LG화학 신학철 부회장은 25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경쟁 회사의 영업비밀 등 지식재산권에 대한 존중은 기업 운영에 있어 기본을 준수하는 일이다. 하지만 경쟁사(SK이노베이션)는 국제무역 규범에 있어 존중 받는 ITC 결정을 받아들이지 않고 그 원인을 글로벌 분쟁 경험 미숙으로 일어난 일로만 여기는 것으로 보여 안타깝다”고 말했다.

주말인 4월2일 LG에너지솔루션이 SK이노베이션을 상대로 제기한 배터리 특허침해 소송에 대한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의 예비판결이 예정돼 있다. 양사는 이번 주와 다음 주 미국 행정부와 정치권을 설득하고 국내외 여론전에 총력전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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