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대표 이정훈 회장과 두 아들이 서울바이오시스 지분 22.43% 보유...정부의 추가 법제화 대응 주목
[금융소비자뉴스 이동준 기자] 경제개혁연구소(소장 김우찬 고려대교수)는 서울반도체그룹 계열사인 서울바이오시스의 경우 그룹주력사인 서울반도체가 생산하는 LED패키지의 주요 부품인 LED칩 제조를 핵심사업으로 하고 있어 회사기회 유용사례로 의심된다고 최근 지적했다.
회사기회 유용이란 굳이 본사가 해도 될 일을 다른 계열사에 맡겨 그 회사가 가만히 앉아 일종의 통과세를 벌도록 해주고, 대신 본사는 그만큼 돈 벌 기회를 잃어 손실을 자초한다는의미의 공정거래법상 용어다.
경제개혁연구소의 이수정 연구위원은 최근 ‘공시대상집단 이외 기업집단의 일감몰아주기 등 사례분석 4호’ 보고서에서 서울바이오시스는 LED패키지 및 모듈을 생산하는 서울반도체가 자체적으로 칩을 생산하기위해 설립되었으며, 설립당시부터 지배주주 및 특수관계인이 직접적으로 21.23%, 간접적으로 13.88%를 보유하고 있어 서울반도체의 회사기회를 유용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서울반도체그룹은 서울반도체와 서울바이오시스 2개의 국내 계열회사와 11개 해외 계열사들로 이루어져 있으며, 2개 국내 계열사는 모두 코스닥 상장사이다. 2개 국내 계열사의 자산총액은 1조3,900억원이며, 지배주주는 1991년 서울반도체를 인수한 이정훈 서울반도체 대표이사 사장이다.
서울바이오시스의 2019년말 자산규모는 3,539억원, 매출은 2,697억원으로, 작년 3월 현재 이정훈 대표가 7.12%, 아들인 이민규씨가 6.94%, 이민호씨가 7.17%의 지분을 각각 보유중이다. 주력사인 서울반도체도 이 회사 지분 44.77%를 갖고 있다.
보고서는 이 회사의 지난 6년 평균 내부거래비중이 86.12%에 달하고 서울반도체 및 중국과 베트남 계열사들에 대한 매출이 많지만 내부거래대상인 서울반도체와 서울바이오시스에 대한 지배주주 등의 지분율 차이가 거의 없어 일감몰아주기 등의 실익이 크지않다고 판단해 일감몰아주기 사례에서는 제외한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최근 대기업집단의 일감몰아주기 및 회사기회유용 실태는 비교적 널리 알려져있고, 이에 대한 규제도 미흡하나마 법제화되었으나, 대기업집단에 속하지 못한, 즉 자산규모가 5조원 이하인 중견그룹들의 일감몰아주기 등에 대한 실태는 충분히 파악되지 못하고 있고, 법적 규율 또한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경제개혁연대를 비롯한 시민단체들이 이수그룹 같은 감독사각지대 중견그룹들의 일감몰아주기 실태를 지속적으로 추적, 밝혀내고 있어 정부의 추가 법제화 등 향후 대응이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