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기 적금 연장에도 30분”···금소법 첫날, 은행 영업점 혼란
“만기 적금 연장에도 30분”···금소법 첫날, 은행 영업점 혼란
  • 이성은 기자
  • 승인 2021.03.25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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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명의무 강화돼 시간 소요, 고객도 모르는 신용점수 요구에 ‘불만’···펀드투자는 3시간 걸리기도

[금융소비자뉴스 이성은 기자] “만기된 정기예금 재 예치만 하시더라도 상품설명서, 약관을 확인하셔야 합니다. 지금부터 민원처리 절차, 예금자보호, 이자율, 이용제한 등을 설명한 후 출력물을 뽑아드리겠습니다”

금융소비자보호법(금소법) 시행 첫날인 25일, 시중은행 일선 창구에서는 일대 혼란이 일었다. 정기예금 신규가입이 아닌 재 예치 건에서도 절차가 복잡해져 상담 고객, 대기 고객 모두 불편을 호소했다. 

금소법은 소비자 권리를 폭넓게 보장하기 위한 것으로 설명의무 강화를 골자로 해 판매 절차가 까다로워졌다. DLF(파생결합펀드), 라임 펀드 사태 등을 거치며 청약철회권과 위법계약해지권 등 소비자의 권리가 새롭게 생겨났다. 

예컨대 기존에는 적금 상품을 고르고 난 뒤 은행 직원이 '은행거래신청서'에 형광펜으로 표시해 준 부분만 작성하고 서명하면 됐던 1단계의 가입 절차가 이날부터 ‘가입권유 확인서-은행거래 신청서-예금성상품 계약서 작성’의 3단계로 늘어났다.

또 기존에는 없었던 가입권유 확인서에 이름, 생년월일, 연락처 등을 적자 은행원이 중요 사항으로 표시된 민원처리 절차, 예금자보호 여부, 이자율, 이용 제한사항 등의 정보를 하나하나 읽어주며 이해했는지 확인했다. 

은행거래신청서를 작성하면서는 전체를 모두 꼼꼼히 읽어보고 모든 부분에 직접 작성을 해야 했다.

계약서를 작성하면서는 계약해지 관련 내용과 민원 처리 등의 절차에 대해 다시 한 번 설명을 듣고나서야 적금통장을 받아들 수 있었다.

이에 일부 고객은 “취조 당하는 기분이다”, “설명이 너무 길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또 신용카드 신규 가입시 본인의 신용점수를 작성해야 하는 등 필요에 따라 본인도 모르는 정보를 제공해야 해서 고객 불편이 호소됐다. 

펀드 가입이 많은 지점의 경우 업무처리 속도는 더욱 더뎠다. 펀드 상품설명서를 하나하나 읽어주고 녹취를 해둬야 하는 절차 때문이었다. 

또 투자자정보 분석 결과 보수적인 투자 성향이 나왔을 때 본인이 원해도 더 높은 등급의 펀드 가입이 불가능한 점이 달라져 이 점을 이해시키는 데 시간이 소요됐다.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펀드 가입을 찾는 고객 한 명 당 3시간이나 걸렸다”며 “투자상품 가입 시 투자성향 분석을 해야 하는데, 성향 분석의 문항 수가 기존 7개 문항에서 15개로 늘어나 모든 문항을 일일이 설명하는 데 시간이 많이 든다”고 말했다. 

금소법이 소비자의 권리를 강화했지만, 현장에선 우려의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세부 규정을 담은 시행령과 감독 규정이 지난 17일 뒤늦게 나온 탓이다.

법 시행일 8일 전에야 구체적인 규정을 손에 쥔 것으로, 금융사가 준비할 시간이 부족한 상태에서 법이 시행돼 현장의 혼선이 커질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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