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소비자뉴스 이동준 기자] 정몽구 현대차그룹 명예회장이 24일 마지막 남은 현대모비스 등기이사직을 내려놓으며 그룹 경영에서 완전히 손을 뗐다.
정 명예회장은 현대차 미등기임원에서도 물러나며 모든 직함을 내려놓고 'MK 시대'에 마침표를 찍었다. 1970년 현대차에 평사원으로 입사한지 51년 만이다.
현대모비스는 이날 서울 강남구 GS타워에서 주주총회를 열고 조성환 사장, 배형근 재경부문장(부사장), 고영석 연구개발(R&D)기획운영실장의 사내이사 선임건을 모두 원안대로 의결했다.
현대차그룹은 기업을 실질적으로 지배하는 총수를 정몽구 명예회장에서 정의선 회장으로 변경해달라고 공정거래위원회에 요청해 놓은 상태다. 동일인 변경이 이뤄지면 21년 만에 총수가 바뀌게 된다.
다만 이미 정 회장을 중심으로 현대차그룹이 미래 모빌리티 솔루션 기업으로의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는 만큼 그룹 전반에 별다른 변화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현대모비스의 사내이사는 총 4명으로, 박정국 대표이사가 현대차로 자리를 옮기며 한 자리가 비게 됐지만 정몽구 명예회장이 임기 1년을 남기고 물러나기로 결정하면서 총 2명을 신규 선임하게 됐다. 배형근 부사장은 재선임이다.
정 명예회장의 사임으로 비는 자리에는 사상 처음으로 상무급 임원인 고 실장이 선임됐다. 직급보다 전문성을 고려한다는 취지에서다.
그는 현대모비스 주총을 끝으로 마지막 남은 등기이사직까지 내려놓으며 경영 일선에서 완전히 물러나게 됐다. 당초 미등기임원은 유지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현대모비스의 미등기임원도 맡지 않고 아예 손을 떼기로 했다.
1977년 현대모비스의 전신인 현대정공의 초대 사장을 맡은 정 명예회장이 1991년 출시한 갤로퍼의 성공을 통해 아버지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에게 경영 능력을 인정받은 만큼 현대모비스에서 'MK 시대'를 마무리한다는 의미도 크다. 정 명예회장은 현대정공 출신 인사를 중용할 정도로 현대모비스에 애착이 남달랐던 것으로 알려졌다.
정 명예회장은 이날 현대모비스 등기이사직과 함께 유지하고 있던 현대차 미등기임원도 내려놨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오는 5월 그룹 총수(동일인)로 정의선 회장을 지정하게 되면 '정의선 체제'로의 전환이 사실상 모두 마무리되는 셈이다.
앞서 작년 2월 현대차 이사회는 정 명예회장을 사내이사로 재선임하는 안건을 상정하지 않았다. 정 명예회장은 작년 3월 현대차 이사회 의장직을 21년 만에 정의선 당시 그룹 수석부회장에게 넘겨줬고, 작년 10월에는 그룹 회장직을 물려주고 명예회장으로 추대됐다.
이에 앞서 2014년에는 현대제철 이사직에서, 2018년에는 현대건설 이사직에서 각각 물러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