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소비자뉴스 이성은 기자] 금융당국이 시중은행들을 불러 전세대출과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철저한 관리’를 주문하면서 은행권이 대출이자를 높여가며 신용대출 뿐만 아니라 전세담보대출까지 조이고 있다.
봄 이사철을 앞두고 가계 대출이 급증한 가운데, 주택 실 수요자들의 돈 빌리기가 더욱 어려워 질 것으로 보인다.
24일 금융당국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22일 오후 일부 시중은행을 개별적으로 불러 전세대출과 주택담보대출 현황을 점검했다. 최근 가계대출 가운데 해당 대출은 지속적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 들어 전세대출과 주담대는 급증하는 추세다. 지난 19일 기준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의 전세대출 잔액은 109조900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말(105조2127억원)보다 4조6879억원(4.5%)이나 뛴 수치다.
이 기간 5대 은행의 주담대 잔액도 482조2838억원으로 473조7849억원을 기록한 지난해 말보다 8조4989억원(1.8%) 늘었다.
금감원이 가계대출 점검을 위해 개별 은행을 부른 것은 지난 1월 화상 회의를 통해 5대 시중은행들을 소집해 급증세를 보이는 신용대출 점검 회의를 연 이후 처음이다.
금감원은 올해 들어 각 시중은행으로부터 가계대출 현황을 일별로 제출받고 월 단위로 회의를 열어 모니터링 하는 등 관리를 지속해왔다.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은 이날 임원 회의에서 은행들에 고정금리 대출 상품 출시를 유도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그는 "변동금리 대출로 인해 금리상승 위험에 노출된 차주들이 많다"며 "이들이 원하는 경우 금리상승 위험을 완화할 수 있는 고정금리 대출이나 금리상한형 대출을 용이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다양한 대출상품 출시를 유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말 기준 은행권 주택담보대출 중 고정금리 비중은 49.7%였다.
시중銀, 우대금리 축소…당국, 대출관리 주문에 속도조절 나서
올해 초부터 전세자금과 주택담보대출 금리 인상 등으로 조이기에 들어간 시중은행들은 추가로 우대금리를 축소하면서 속도조절에 나서고 있다.
우리은행은 25일부터 ‘우리전세론’에서 주택금융공사·주택도시보증공사 보증서 담보 대출에 적용하던 최대 우대금리를 연 0.4%p에서 0.2%p 낮춘다. 그만큼 대출금리가 높아지는 셈이다.
신한은행도 이달 초부터 주택담보대출 금리와 주택금융공사·주택도시보증공사 보증 전세대출 우대금리를 각각 0.2%p 내렸다.
NH농협은행의 경우 8일부터 가계 주택담보대출 상품을 처음 받는 고객에게 적용하던 연 0.2% 우대금리를 중단했다. 단기변동금리를 선택했을 때 우대금리도 연 0.2%에서 연 0.1%로 축소했다.
은행권의 이 같은 움직임은 점차 확산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시중은행의 금리에 영향을 미치는 은행채 1년물은 지난달 말 대비 이달 현재 2.4bp 상승했고 6개월물은 5.6bp 올라 상승 폭이 더 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