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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총 시즌 총수들의 '묻지마' 셀프 연봉 논란..."보수 지급구조 손봐야"
주총 시즌 총수들의 '묻지마' 셀프 연봉 논란..."보수 지급구조 손봐야"
  • 강승조 기자
  • 승인 2021.03.24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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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신라, 한진그룹, 한국타이어 등 오너 보수 '터무니없어'...CJ, 롯데그룹, CJ제일제당, LS도 많아
성과·실적 연동 없이 자의적으로 막대한 보수 챙겨..."독립된 보수책정위서 합리적 잣대로 정해야"

[금융소비자뉴스 강승조 기자] 해마다 주주총회 시즌만 되면 불거지는 대기업 총수들의 '묻지마'식 연봉 논란이 올해도 되풀이되고 있다. 기업 경영의 투명성이나 경영자의 윤리, 공감 능력이 날로 강조되는 현실이지만, 연봉이나 퇴직금에 대한 총수들의 욕심과 전횡은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최근 대기업 젊은 사원들 사이에서 정당한 임금 지급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어 오너 경영자들의 연봉과 관련해 셀프 책정이 아닌 경영 성과에 근거한 합리적인 보수체계가 정착해야 한다고 목소리가 나온다.

호텔신라, 한진그룹, 한국타이어 등 오너 보수 '터무니없어'...CJ, 롯데그룹, CJ제일제당, LS도 많아

호텔신라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경영 악화로 작년 매출은 3조1881억원으로 44.2% 감소했고, 영업손실은 1853억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하지만 이부진 사장의 연봉은 급여 11억8400만원, 상여금 37억여원 등 모두 48억9000여만원으로 전년보다 52.6% 증가했다. 

회사 측은 "경영 역량과 리더십 발휘를 통해 지속적인 회사 성장과 경쟁력 유지, 조직 안정 등에 대한 기여를 고려했다"고 했으나, 직원들 연봉을 평균 15.3% 줄이며 허리띠를 졸라맨 것과 대비된다는 지적을 받았다.

한진그룹 조원태 회장의 작년 보수는 30억9800만원으로 전년 대비 40%가 늘어, 순환 휴직 등으로 사원들의 급여가 평균 15%(대한항공 기준) 감소한 것과 대조적인 모습을 보였다. 매출은 7조4000억원으로 38% 줄어든 상황에서도 회사 측은 조 회장이 과거 사장급 연봉을 받다가 지난해엔 회장급 보수로 격상하면서 급여가 늘었다는 설명했지만 일반 사원을 납득시키기는 쉽지 않았다.

장남과 차남 간 경영권 분쟁 중인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의 경우, 작년에 연결기준 매출 6조4531억원, 순이익 3852억원으로 매출과 순이익은 전년보다 6.3%, 10.3%씩 줄었으나 총수 일가의 보수는 2배 가까이 올랐다. 전년에 비해 부친 조양래 회장이  19억원, 조현범 사장이 약 12억원, 조현식 부회장이 약 14억원 각각 늘었다. 회사 측은 "회사 최고경영자로서 기업 가치를 지속적으로 제고한 점을 고려해 장기성과금을 지급했다"고 했으나 그 사유가 부실하기 짝이 없다는 비판을 받았다.

이재현 CJ 회장(123억원),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112억원), 손경식 CJ제일제당 회장(102억원), 구자열 LS 회장(77억원) 등의 연봉도 회사 실적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많은 것으로 평가 받는다.

 

▲매출 악화에도 거액의 연봉을 올려받아 구설수에 오른 호텔신라 이부진 사장.
▲매출 악화에도 거액의 연봉을 올려받아 구설수에 오른 호텔신라 이부진 사장.

오너 퇴직금은 '눈덩이' 구조…"보수책정위 독립성 강화되어야"

오너 경영자들의 퇴직금도 논란이 되고 있다. 

회삿돈 49억원을 횡령해 실형을 받은 전인장 삼양식품 전 회장은 작년 퇴직금만으로 141억원을 받았다. 허창수 GS 명예회장은 작년에 퇴직금 97억원을 포함해 159억원의 보수를 받았다. 

그룹 총수들의 퇴직금이 이처럼 엄청난 것은 퇴직금 적립 배수가 높기 때문이다. 평사원의 경우 해마다 1개월 치 급여가 퇴직금으로 적립된다면 총수들은 월평균 급여의 3∼6배로 불려 받아 연봉이 올라갈수록 퇴직금이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구조다. 

기업의 최고경영자로서 책임과 성과에 따른 보수를 충분히 받아야 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오너라는 점을 내세워 납득할만한 근거도 없이 막대한 연봉과 퇴직금을 챙기는 행태는 기업 가치 훼손이자 명백한 '갑질'이라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오너 CEO들이 자신들의 연봉을 맘대로 책정하는 것은 문제로서 공익 이사나 노조 대표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가 의사 결정에 참여해 정확한 성과 평가를 토대로 CEO의 연봉을 논의하는 구조로 개선되어야 한다는 구체적 방안도 제시되고 있다.

이수원 한국기업지배구조원 책임투자팀 팀장은 "국제적 흐름을 보면 기업 CEO들이 직원 대비 몇 배의 임금을 받느냐보다 거액의 보수를 정당화할 수 있는 사유가 중시된다"면서 "경영 성과가 뚜렷한 경영자들이 많은 급여를 받는 것은 주주 입장에서도 바람직하지만 근거 없는 고액 연봉은 논란의 소지가 아주 크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나라 경영자들의 연봉은 고정급 비율이 높아 실적과 무관하게 많은 급여가 지급되는 사례가 흔하다"면서 "성과 연동 급여의 비중을 50% 이상으로 대폭 상향해 이익 기여도에 따른 보수 지급이 관행화돼야 한다"고 주문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합리적인 성과 평가가 이뤄지기 위해서는 이사회 내에 견제와 독립성을 가진 평가보상위원회를 만들어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이사진이 제대로 구성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지금도 기업들이 CEO 연봉 책정 때 형식적 절차는 거치고 있으나 회사 경영진을 견제할 수 있는 사외이사 등으로 보수위원회를 설치하고 급여를 결정할 수 있는 실질적 권한을 부여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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