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광지역개발기금 계산 잘못해 추가납부했다해도 다른 관리비도 줄어든게 없어
급여와 복리후생비는 오히려 늘어. 종속기업및 관계기업 투자도 대부분 큰 손실
[금융소비자뉴스 이동준 기자] 코로나19 사태로 카지노 휴관과 개장을 반복했던 강원랜드(사장 문태곤)가 작년 예상대로 사상 첫 적자에 빠졌다.
23일 공개된 강원랜드의 감사보고서를 보면 2019년 1조5,176억원이었던 매출은 작년 4,774억원으로, 무려 68%가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19년 5,027억 흑자에서 작년 4,308억원 적자로 전환했다. 당기순이익도 19년 3,356억원 흑자에서 2,787억원 적자로 전환했다.
1998년 카지노 개관이후 첫 적자다. 코로나사태로 카지노의 경우 작년 정상영업일은 53일에 불과했다. 지난 2월23일부터 가까스로 부분개장해 현재 영업 중이다.
강원랜드 측은 전무후무한 코로나 비상사태를 맞아 작년 한해동안 모든 경비를 최대한 삭감하는 등의 자구노력으로 가까스로 버티어왔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날 공개된 강원랜드의 판매관리비 내역을 살펴보면 고개를 갸웃거리지 않을 수 없다.
2019년 2,805억원이었던 판매관리비는 작년 3,639억원으로 오히려 늘어났다. 가장 큰 원인은 카지노를 개장할 때부터 납부하기로 되어있던 폐광지역개발기금의 계산을 잘못해 2014년부터 5년간 미납치를 작년에 한꺼번에 추가납부했기 때문이다.
폐광지역개발기금 납부액은 19년 1,451억원에서 작년 2,249억원으로 800억원 가량 한꺼번에 늘어났다. 이 문제를 두고 강원랜드 측은 현재 행정소송중이나 일단 납부는 해야 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이 기금 추가부담분 말고 다른 일반 관리비도 자세히 살펴보면 별로 줄어든 게 없다. 급여는 19년 425억원에서 작년 496억원으로 오히려 늘었다. 복리후생비도 63억원에서 66억원으로 늘었다. 무엇을 가지고 모든 경비를 최대한 삭감하고 강력한 자구노력을 했다는 건지 알수 없다.
강원랜드 총 직원 작년말 현재 3,573명 유지...하이원엔터테인먼트 등 종속기업 및 관계기업 투자에서도 계속 큰 손실
지역정서 상 종업원들도 쉽게 해고하기 어려워 작년말 현재 3,573명의 직원 숫자를 유지하고 있다. 카지노가 2,097명, 호텔 콘도가 775명, 스키 골프 148명 등이다.
이런 와중에 강원랜드는 종속기업 및 관계기업 투자에서도 계속 큰 손실을 냈다. 100% 종속기업인 게임 소프트웨어 개발업체 하이원엔터테인먼트는 작년 매출이 아예 없었고 13억원의
강원랜드의 경영지표 (별도기준 억원)
|
2020년말 |
2019년말 |
유동자산 |
14,860 |
18,683 |
현금및현금성자산 |
645 |
591 |
자산총계 |
36,759 |
44,364 |
유동부채 |
3,285 |
6,505 |
부채총계 |
3,912 |
7,180 |
이익잉여금 |
31,824 |
36,561 |
미처분이익잉여금(결손금) |
-2,910(결손) |
3,146 |
자본총계 |
32,447 |
37,184 |
|
2020년 1~12월 |
2019년 1~12월 |
매출(수익) |
4,774 |
15,176 |
매출원가 |
5,443 |
7,343 |
판매관리비 |
3,639 |
2,805 |
급여 |
496 |
425 |
퇴직급여 |
217 |
25 |
복리후생비 |
66 |
63 |
기타판매비와관리비 |
2,286 |
1,563 |
영업이익 |
-4,308 |
5,027 |
당기순이익 |
-2,787 |
3,356 |
<자료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당기순손실만 냈다. 휴양콘도 운영업체인 하이원추추파크도 매출 11억원에 무려 54억의 당기순손실을 봤다. 하이원파트너스만 191억원 매출에 10억의 당기순이익을 냈을 뿐이다.
하이원엔터테인먼트는 2019년에 542억원의 손상차손에 이어 작년에도 14억의 손상차손을 추가인식했다. 모두 556억원을 손상차손 처리해 취득가 647억원 짜리가 지금 남은 장부가는 89억원에 불과하다.
하이원추추파크도 지난 2년동안 모두 731억원의 손상차손을 인식, 취득가가 833억원이던 것이 지금 장부가는 101억원에 불과하다. 손상차손이란 자산의 가치가 많이 떨어져 회수가능금액이 장부가에 크게 못미칠 때 그 차액만큼 장부상으로 손실처리하는 것이다.
강원랜드, 文 정부서 강원 출신 사장 선임 관행 깨져...30일 주총서 이삼걸 전 행안부 차관을 차기 대표로 선임할 예정
강원랜드가 지분 28.57%를 갖고있던 대천리조트(골프장 및 콘도)도 취득가액 전액을 손상차손으로 인식, 작년에 완전 무상소각 처리했다. 투자금액을 모두 날려버린 것이다.
한편 강원랜드는 오는 30일 주주총회에서 이삼걸 전 행정안전부 차관을 차기 대표로 최종 선임할 예정이다. 그의 강원랜드행을 놓고도 강원랜드 설립 취지와 폐광지역 특수성 등을 전혀 감안하지 않은 인사라는 지적이 나온다. 민주당 소속으로 경북 안동에 출마하기도 했다.
강원랜드는 김대중 정부 시절 강원 정선·태백 등 석탄지역을 폐광하면서 낙후된 폐광지역 경제를 발전시키기 위해 설립됐다. 1대 주주인 정부(36 %)에 이어 강원도·정선군 등 강원 지방자치단체(15%)가 주주로 참여한 것도 ‘지역발전 기여’라는 특수성을 반영한 것이다.
이런 이유로 노무현·이명박·박근혜 정부 등 역대 정부에서 강원랜드 사장 5명은 모두 강원 출신 인사를 기용했다. 하지만 문 정부 들어 경남 출신 문태곤 전 노무현 정부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을 사장으로 임명하면서 이런 인사 관행이 깨졌다. 차기 사장인 이 전 차관도 경북 출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