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망스런 사법부...거짓말의 명수, 대법원장 물러나야
실망스런 사법부...거짓말의 명수, 대법원장 물러나야
  • 김교창
  • 승인 2021.03.23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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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교창 칼럼] “여당이 탄핵하자고 저렇게 설치고 있는데, 내가 사표를 수리했다 하면 국회에서 무슨 얘기를 듣겠냐 말이야, 오늘 그냥 사표를 수리해 버리면 여당이 탄핵 얘기를 못하잖아.”

작년 5월 김명수 대법원장이 임성근 당시 부산고법 부장판사의 사표 수리를 거부하면서 한 말이다. 암 수술을 앞둔 임 부장판사는 이미 몇 달 전 건강상 이유로 사표를 내고, 김 대법원장에게 찾아가 사표 수리를 부탁하였다.

김 대법원장은 그러나 임기도 얼마 안 남았으니 수술부터 잘 받고 오라고 위로하며 사표 수리 여부는 그때 결정하자고 미루었다. 수술을 받고 퇴원한 후 법원행정처를 통해 대법원장이 사표 수리를 계속 미룬다는 사실을 알게 된 임 부장판사가 다시 찾아오자 김 대법원장이 탄핵 운운하며 사표 수리를 거부한 것이 사건의 전말이다.

올 들어 여당이 임 부장판사 탄핵을 강력히 추진하자 야당이 김 대법원장에게 질의서를 보냈다. 김 대법원장은 지난달 초 대법원을 통해 국회에 제출한 답변에서 “임성근 부장판사에게 탄핵 문제로 사표를 수리할 수 없다는 취지의 말을 한 사실이 없다”고 밝혔다.

이에 임 부장판사가 밤새 고민하다 김 대법원장과의 대화 녹취록을 공개하자 김 대법원장의 답변은 새빨간 거짓임이 하루 만에 만천하에 드러났다. 김 대법원장은 “9개월 전의 불분명한 기억에 의존한 발언”이란 어처구니없는 변명을 둘러대며 두루뭉수리로 넘어가려 하였다.

김 대법원장은 언론, 법조계, 사회단체 등이 그의 거짓말을 규탄하며 사퇴를 촉구하자 두 번째 사과문을 법원 내부망에 올리고 “큰 실망을 끼쳐 드린 점 깊이 사과드린다”고 말했으나, 그마저도 거짓투성이여서 더 큰 논란을 자초하였다.

이번 사태가 순전히 자신의 거짓말에서 비롯됐는데도 “사법부를 둘러싼 여러 일”로 얼버무리고, “여당이 탄핵하자고 저렇게 설치고 있는데 ---” 운운하고도 “정치적 고려는 없었다”고 시치미 뗐다, 임 부장판사의 사표 수리를 거부하며 자기 입으로 “법률적인 것은 차치하고”라고 말해 놓고 “법 규정 등 여러 사정을 고려한 판단”이라고 오리발을 내밀었다.

오죽하면 누군가가 “입만 열면 거짓말하는 ‘김뻔수’란 별칭마저 붙였을까. 여권은 김 대법원장의 거짓말보다 임 부장판사의 녹취를 문제삼았다. 하지만 사표 수리를 거부하는 대법원장의 태도가 오죽 수상하면 녹취까지 했겠는가. 임 부장판사의 녹취는 ‘비난할 수 없는’ 자구행위(형법 제23조)다.

김 대법원장의 거짓말은 이달 초 전국법원장회의에서도 이어졌다. 본인의 거짓말을 또다시 “불찰”로 둔갑시킨 것이다. 그러면서 “올해에도 법원의 독립을 지키기 위해 변함없는 노력을 다하겠다”고 다짐하였다. 사퇴할 의사가 전혀 없다는 소리다.

법관을 탄핵의 제물로 내놓았을 뿐만 아니라 100건도 넘는 4·15 총선 관련 소송을 1년이 다 되도록 단 1건도 처리하지 않고, 정권 실세에게 중형을 선고한 판사를 좌천시키고, 권력 비리 재판을 정권 입맛에 맞게 처리하는 판사들을 3년 넘게 그 자리에 눌러 앉히는 등 사법부 독립을 짓밟아 놓고, 앞으로도 변함없이 그러겠다는 말로 들린다.

지난달 초 국회의원 161명이 발의한 임 부장판사 탄핵소추안은 국회 본회의에서 179명 찬성으로 가결되었으며, 현재 헌법재판소가 인용 여부를 심리 중이다. 탄핵 사유는 서울형사지법 수석부장판사로 있던 2015년에 했다는 일본 산케이신문 전 서울지국장의 명예훼손 사건 재판 관여다.

구체적으로 말하면 ‘세월호 7시간’이란 칼럼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기소된 사건에서 “7시간 의혹은 사실무근”이란 내용을 판결문에 포함시키라고 임 부장판사가 담당 판사에게 권고했다는 것이다. 임 부장판사는 지난해 2월 1심에서 “재판권 침해는 없었다”는 판단과 함께 무죄를 선고받았다. 그런데도 여당 의원들이 그 판결문에 포함된 “위헌적 행위”란 문구 하나를 꼬투리 삼아 헌정 사상 초유의 법관 탄핵을 밀어붙인 것은 일종의 난센스다.

임 부장판사는 이미 사표를 제출한 상태이고, 올 2월 말 임기 만료로 퇴임이 예정되어 있었다. 헌법재판소가 그 전에 탄핵 결정을 내리는 것은 도저히 불가능하였다. 실익이 없는데도 여당 의원들이 탄핵 소추를 강행한 것은 권력 비리 재판을 맡고 있는 판사들을 겁박하려는 불순한 정치적 계산이 깔려 있다는 의심이 강하게 드는 대목이다.

문재인 대통령의 스승인 원로 헌법학자 허영 경희대 석좌교수는 언론 인터뷰에서 “탄핵받을 사람은 임 부장판사가 아니라 오히려 김 대법원장”이라고 일침을 놓았다. 백세를 넘긴 김형석 연세대 명예교수마저 <민주주의 짓밟는 ‘퇴행 정치’>란 칼럼에서 “판사를 탄핵하도록 길을 열어 준 것은 법치국가의 존립을 스스로 폐기한 처사”라고 개탄하였다.

김 대법원장은 법관 탄핵 소추를 전후해서만 세 차례나 거짓말을 거듭한 데 대해 국민에게 진솔하게 사과하라. 그리고 사법부를 더 이상 욕보이지 말고 얼른 물러나라.

#이 칼럼은 "(사)선진사회만들기연대의 '선사연칼럼'을 전재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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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소개

김교창 (kyo9280@daum.net)

법무법인 정률 (고문변호사)

대한변호사협회 법제위원

(사)한국청년회의소 논설고문

저 서

주주총회의 운영

표준회의진행법교본

김교창의 시사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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