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소비자뉴스 강승조 기자] 한화그룹이 '사기 논란'이 일었던 미국 수소 트럭 스타트업 니콜라 지분을 절반 팔기로 했다.
니콜라는 17일(현지시간) 한화가 보유 지분의 50%인 1105만 주를 매각할 계획이라고 공시했다. 지분 가치는 이날 종가인 16.39달러 기준으로 1억8110만 달러(약 2000억원)에 달한다. 매각 시점은 6월 9일에서 12월 10일 사이로 전해졌다.
한화그룹은 지난 2018년 11월 계열사 한화에너지와 한화종합화학이 니콜라에 1억 달러를 선제 투자해 지분 6.13%를 취득했다. 지난 6월 니콜라가 나스닥 상장에 성공하면서 지분가치는 7억5000만 달러에 달했다.
이 투자는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장남인 김동관 한화솔루션 부사장이 실무진과 함께 니콜라 창업주 트레버 밀턴과 직접 만나 투자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져 화제가 되기도 했다.
하지만 '제2의 테슬라'로 주목을 받았던 니콜라는 지난해 9월 공매도 리서치 기관인 힌덴버그리서치가 발간한 보고서에 의해 기술역량, 파트너십, 제품 등에 대해 수많은 거짓말을 했다는 논란에 휘말리며 주가가 폭락했다. 한화에너지ㆍ한화종합화학과 지분 관계로 엮여있는 상장사 한화솔루션과 한화는 그동안 니콜라 주가의 영향을 받아왔다.
니콜라 사기 논란에 제너럴모터스(GM)는 지난해 12월 니콜라 지분 인수를 포기하고 픽업트럭 '배저' 공동생산 계획을 철회했으며, 보쉬도 석달 전 니콜라에 대한 지분을 줄였다.
다만 한화그룹과 니콜라의 협력 관계는 이어질 전망이다. 니콜라는 한화 측의 이번 지분 매각과 관련해 "한화는 전략적 파트너로 계속 남아 이사회에서도 적극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화가 향후 청정에너지 생산용 발전에 필요한 태양광 패널도 제공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화 측도 이번 지분 매각으로 니콜라와의 협력 관계가 끝나는 것은 아니라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지분 매각 자금으로는 수소 및 에너지 전환 사업 투자 확대에 사용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