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소비자뉴스 이성은 기자] 최근 가계대출 규모가 크게 늘어난 상황에서 은행의 대출금리 상승세가 지속되면서 대출자들의 이자 상환 부담이 커지고 있다. 대출금리가 1% 포인트만 올라도 대출받은 가계의 이자부담이 12조원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15일 은행권에 따르면 지난 11일 기준 KB국민·신한·하나·우리 등 4대 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연 2.52~4.04%다. 지난해 7월 0.27% 포인트 올랐고, 지난달 25일에도 0.18% 포인트 인상됐다.
가계대출 금리가 오르는 이유는 금융당국의 대출규제로 은행의 우대금리가 줄었고 시장금리도 올랐기 때문이다. 이달 들어 NH농협은행이 지난 가계 주담대 우대금리를 연 0.3% 포인트 낮췄다. 또 신한은행도 주담대 대출 금리를 0.2% 포인트 인상했다.
대출금리가 조금만 올라도 돈을 빌린 사람들에게 큰 부담으로 작용한다. 한은이 14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윤두현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개인 대출(주택담보대출·신용대출 등) 금리가 1% 포인트 오를 때마다 가계대출 이자는 11조8000억원 증가한다.
소득분위별 이자 증액 규모는 1분위 5000억원, 2분위 1조1000억원, 3분위 2조원, 4분위 3조원, 5분위 5조2000억원으로 집계됐다.
고소득층인 5분위 제외하고, 금리 1% 상승에 따라 저소득층과 중산층의 이자가 6조6000억원 늘어나는 셈이다.
특히 대출금리가 1%포인트 상승하면 자영업자의 이자 부담도 5조2000억원 불어나는 것으로 조사됐다.
시간이 갈수록 금리 인상 속도가 빨라져 대출자의 이자 부담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한은은 대출금리 상승 배경에 대해 “장기 시장금리 상승이 대출금리 산정 기준인 지표금리를 높이고, 가산금리도 상승한 데 주로 기인한다”고 답했다.
대출금리는 지표금리와 가산금리의 합으로 구성되는데, 국고채 10년물과 같은 장기 시장금리가 상승하면서 이것이 주요 지표금리인 코픽스, CD(양도성예금증서·91일), 은행채(3개월 및 3년) 금리를 끌어올린 것으로 풀이된다.
한은은 “가산금리의 경우 신용대출 억제를 위한 정부 규제 강화 등으로 우대금리가 축소되면서 전반적으로 올랐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