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소비자뉴스 박도윤 기자] BNK금융이 주력 계열사인 부산은행과 경남은행의 행장을 모두 교체하기로 했다. 그동안 1년 유임이 유력했던 은행장의 교체를 앞두고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앞으로 임기 2년이나 남은 김지완 회장이 서둘러 변화를 꾀하지 않을 것이라는 지역 금융권 관측도 나온다. 은행장은 BNK금융 차기 회장 후보로까지 부상할 수 있기 때문이다.
부산은행과 경남은행 임원후보추천위원회는 9일 행장 후보자를 대상으로 경영 상황과 비전 등을 청취하는 프레젠테이션을 진행하고 후보자를 압축했다.
애초 부산은행장 후보에는 빈대인 행장, 안감찬 부행장, BNK금융지주 명형국 부사장, 김영문 부사장 등 4명이 포함됐다.
임추위는 이날 회의 이후 부산은행장 후보를 안 부행장과 명 부사장으로 압축했다. 유임설이 나돌던 빈 행장은 용퇴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남은행장 후보도 최홍영 부행장과 김영문 부사장으로 압축됐다. 황윤철 행장 역시 후보군에서 탈락했다.
임추위는 행장 후보자를 대상으로 이달 16일 최종 면접을 진행한 뒤 최종 후보자를 이사회에 추천하게 된다.
해당 안건은 지주사 주총에 앞서 25일로 열릴 예정된 은행 주총에서 최종 승인 절차를 밟는다.
두 은행장 모두 최근 실적 부진이 연임에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 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 상황에 대비한 충당금 적립과 대규모 희망퇴직 비용 등을 고려하면 실적 부진을 탓할 수 없다는 견해가 있었다.
한편 빈 행장은 그동안 지주사와 여러 차례 갈등을 빚었다. 지난해 라임펀드 사태가 터졌을 때 지주는 빈 행장의 책임을 언급하며 압박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 작년 연말부터는 수년전 벌어진 대출 부실 문제를 놓고 심각한 갈등을 빚었다. 지주에서 이 문제를 놓고 대대적인 감사를 벌였고, 빈 행장에 대한 징계위원회를 열기로 했다.
빈 행장은 부실 대출에 책임이 없다며 소명했지만 징계 강행 위기에 놓이자 변호사를 선임하는 등 강하게 맞섰다.
결국 징계는 무산됐지만 빈 행장과 지주 사이에 갈등의 골은 깊어졌다. 감사를 주도했던 지주 임원이 김 회장이 외부에서 영입한 최측근인 점 등을 들어 당시 빈 행장을 겨냥한 표적 감사가 아니었냐는 불만이 은행 내부에서 제기되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해당 업무를 담당했던 은행 출신의 지주 검사부 간부가 사무실에서 돌연사한 사건이 발생해 노조가 반발하는 등 논란이 일었다.
우여곡절 끝에 사실상 유일한 견제 세력이던 빈 행장이 차기 부산은행장 후보에서 제외됨으로써 김 회장은 BNK금융그룹 전체에 대한 지배력이 한층 강화할 수 있게 됐다. 이로써 김지완 회장이 '친정체제' 구축을 마무리했다는 평가가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