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9월 말 이명희 회장의 대량 증여로 신세계그룹은 이미 사실상 계열분리 남매 각자 경영
재작년까지는 신세계 양호-이마트 부진 흐름...작년엔 이마트가 상대적 선방, 정용진 '우세승(?)'
이마트와 신세계의 영업이익 합해 봐야 3천억원대...영업이익률 너무 낮아 자산규모 재계서열 12~13위권 그룹치곤 초라해
[금융소비자뉴스 이동준 기자] 신세계-이마트그룹을 나눠 경영하고 있는 정용진 이마트 부회장과 정유경 신세계 총괄사장 남매의 표정이 다시 크게 엇갈리고 있다.작년 전체 경영실적이 정 부회장 관련 기업들은 코로나 와중에도 대체로 선방한 반면 정 사장이 거느린 회사들은 실적이 크게 부진했기 때문이다.
재작년까지만 해도 백화점과 면세점을 주로 담당하는 정 사장 계열사들은 꾸준히 실적이 좋았던 반면 정 부회장 계열사들은 대체로 헤매고 있었다. 1년 사이에 처지가 바뀐 것이다.
그러나 양대 주력사인 이마트와 신세계의 연결기준 영업이익을 합해 봐야 3천억원을 가까스로 넘긴다. 양사 매출합계가 26조8천억원인데 비해 영업이익률이 너무 낮다. 자산규모 재계서열 12~13위권 그룹치고 초라하다. SNS플레이나 프로야구단 인수 같이 뉴스 타기를 좋아하는 정용진 부회장과 그룹의 요란함에 비하면 실제 영업으로 벌어들이는 돈이 너무 쪼그라 들었다.
이마트의 연결기준 재무상태표 및 경영실적(단위 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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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말 |
2019년말 |
유동자산 |
40,629 |
36,499 |
현금 및 현금성자산 |
11,132 |
6,809 |
자산총계 |
223,404 |
210,947 |
유동부채 |
59,881 |
54,062 |
단기차입금 |
11,992 |
13,607 |
장기차입금 |
21,095 |
24,562 |
기타장기금융부채 |
30,537 |
24,578 |
부채총계 |
118,438 |
108,880 |
이익잉여금 |
30,710 |
27,943 |
자본총계 |
104,965 |
102,01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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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1~12월 |
2019년 1~12월 |
매출 |
220,330 |
190,628 |
영업이익 |
2,371 |
1,506 |
당기순이익 |
3,625 |
2,238 |
영업활동현금흐름 |
16,438 |
9,957 |
<자료 금융감독원전자공시시스템>
조선호텔은 매출 감소한 가운데 당기순이익도 230억 적자서 1,442억 적자로 확대...작년의 적자폭은 전체 매출에 맞먹는 규모
오빠인 정 부회장은 현재 최대 계열사인 이마트를 비롯, 이마트의 종속회사들인 신세계조선호텔, 신세계푸드, 신세계엘앤비, 이마트에브리데이, 신세계프라퍼티(스타필드 등 부동산관리회사), 이마트24, 제주소주, 신세계건설, 신세계아이앤씨, 신세계티비쇼핑, 그룹 온라인쇼핑몰인 에스에스지닷컴, 스타벅스코리아 등을 관장하고 있다.
이들 종속사들을 모두 포함한 이마트의 작년 연결기준 매출은 22조330억원(잠정)으로, 재작년 19조628억원에 비해 15.5%나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재작년 1,506억원에서 작년 2.371억원으로 57%, 당기순이익은 2,238억원에서 3,625억원으로 무려 62%나 각각 늘었다. 그러나 증가율은 높았지만 이익규모 절대치는 다른 큰 그룹들에 비해 너무 작다.
이마트의 부문별 실적을 보면 할인점 기존점들의 매출신장율이 2019년 마이너스 3.4%에서 작년에는 플러스 1.4%로, 코로나 와중에도 증가세로 돌아섰다. 창고형 매장인 트레이더스의 매출신장율도 19년 22.4%에서 작년 23.9%로 더 높아졌다. 전문점들의 작년 매출신장율은 15%였다.
이마트 종속회사들중 실적이 좋지 않은 곳은 조선호텔, 신세계푸드, 신세계프라퍼티,이마트24, 제주소주 정도다. 조선호텔은 매출이 재작년 2,089억원에서 작년 1,489억으로 크게 줄었다. 당기순이익도 230억 적자에서 1,442억 적자로 적자폭이 크게 확대됐다. 작년의 적자폭은 전체 매출에 맞먹는 규모다.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은 탓이다.
그룹의 미래라 볼수 있는 에스에스지닷컴의 작년 매출은 1조2,941억원으로, 재작년 8,441억원보다 53%나 늘었고, 당기순손실은 재작년 584억원에서 작년 338억원으로 적자폭을 많이 줄였다.
이마트의 연결기준 현금 및 현금성 자산도 재작년 말 6,809억원에서 작년말에는 1조1,132억원으로 2배 가까이 늘었다. 일부 코로나 직격탄을 맞은 계열사도 있지만 주력사들은 대부분 코로나 와중에도 선전했다고 볼수 있는 것이다.
신세계의 연결기준 재무상태표 및 경영실적 (단위 억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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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말 |
2019년말 |
유동자산 |
16,700 |
18,311 |
현금및현금성자산 |
3,887 |
1,776 |
자산총계 |
127,633 |
130,184 |
유동부채 |
35,203 |
31,729 |
단기차입금 |
13,618 |
8,737 |
부채총계 |
77,118 |
75,033 |
이익잉여금 |
27,824 |
29,209 |
자본총계 |
50,514 |
55,151 |
부채비율(%) |
152 |
136 |
유동비율(%) |
47.4 |
57.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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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1~12월 |
2019년 1~12월 |
매 출 |
47,692 |
63,942 |
영업이익 |
884 |
4,677 |
당기순이익 |
-749(적자) |
5,931 |
<자료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신세계 작년 매출 4조7,692억으로, 재작년보다 25% 감소...영업이익, 재작년 4,677억서 작년 884억으로 5분이 1 이하로 줄어
반면 정유경 사장은 신세계백화점과 면세점인 신세계DF, 의류수입판매업체인 신세계인터내셔널, 부동산관리업체인 신세계센트럴시티, 가구소매업체인 까사미아, 서울고속터미널, 신세계톰보이 등을 책임지고 있다.
이들을 모두 망라한 연결기준 신세계의 작년 매출은 4조7,692억원으로, 재작년 6조3,942억원에 비해 25%나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재작년 4,677억원에서 작년 884억원으로 18%로 줄었다. 당기순이익도 재작년 5,931억원 흑자이던 것이 작년에는 749억 적자로 전환하기도 했다.
코로나로 중국관광객 감소 등 면세점의 매출급감이 큰 영향을 미쳤으나 신세계백화점 자체도 실적이 좋지 않았다. 별도기준 신세계백화점의 작년 매출은 1조4,598억원으로, 재작년 1조5,576억원보다 6.2%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재작년 2,220에서 작년 1,268억원으로 43%나 줄었다. 당기순이익 감소율은 무려 66%에 달했다.
별도기준 신세계백화점의 부채비율은 재작년 92.6%에서 작년 107%로 높아졌다. 부족한 영업실적을 메우기위해 특히 1년사이에 단기차입금을 6천억원이나 늘렸다.
백화점들은 상류층의 고가제품 매입 붐으로 상대적으로 괜챦다고 했지만 막상 까보니 신세계 백화점도 코로나 영향을 많이 받았다고 볼수 있는 것이다.
신세계측이 아직 구체적 결산자료를 밝히고 있지 않지만 금감원 공시자료를 보면 작년 4분기(10~12월) 매출감소율이 신세계 -4.4%, 신세계DF가 -47.5%, 신세계인터내셔널 -3.5%, 센트럴시티 -8.4% 등이다. 대구신세계(+0.4%)와 까사미아(+28%)만 플러스를 기록했다.
이마트 계열의 경영실적도 사실 삼성전자나 하이닉스 등 초우량 대기업들에 비하면 특히 이익규모 면에선 보잘 것 없다. 그러나 신세계백화점 계열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그래도 낫다는 얘기다.
이마트의 지분구조 (2020년12월29일 기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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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유주식 지분율 |
정용진 부회장 |
18.56 |
이명희 회장 |
10.00 |
국민연금(2020년9월말기준) |
12.87 |
소액주주( 〃 ) |
56.67 |
<자료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정용진-정유경 남매 똑같이 이마트 및 신세계 최대 지분 18.56%씩 확보...이명희 회장은 각사에 지분10%씩 남겨 2대 주주 유지
남매의 어머니인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은 작년 9월말 자신의 보유지분을 두 남매에게 대규모 증여, 이마트와 신세계 최대주주 지위가 바뀌었다.
직전까지 이마트 지분 10.33%를 가지고 있던 정용진 부회장은 지분율 18.56%로 올라서면서 이마트 최대주주가 됐다. 신세계 지분 10.34%를 보유하던 정유경 신세계 총괄사장도 지분율 18.56%가 되면서 신세계 최대주주가 됐다.
증여하고 남은 이명희 회장의 이마트 및 신세계지분은 똑같이 10%. 2대주주 지위는 유지했다. 남매의 지분이 공교롭게도 18.56%로 똑같은 것도 흥미롭다.
남매의 아버지인 정재은 전 삼성전자회장은 지분은 없지만 이마트와 신세계 명예회장, 어머니 이 회장은 이마트 및 신세계 회장 직을 각각 맡고 있다. 이들 부부와 남매는 모두 미등기 임원들이란 점도 다른 그룹들과 다르다.
신세계의 지분구조 (2020년 12월29일 기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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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유주식 지분율 |
정유경 총괄사장 |
18.56 |
이명희 회장 |
10.00 |
국민연금(2020년 9월말기준) |
13.31 |
GIC Private Limited(〃) |
5.00 |
소액주주(〃) |
55.04 |
<자료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이를 두고 당시 언론들은 아직 한 그룹체제는 유지하고 있지만 지분정리까지 대충 마쳤기 때문에 사실상 계열분리된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해석했다. 대형마트·복합쇼핑몰·호텔 사업의 이마트 계열은 정 부회장이, 백화점·아울렛·면세점·패션 사업의 신세계백화점 계열은 정사장이 경영권을 사실상 넘겨받았다는 것이다. ‘남매경영’이라고도 이름 붙였다.
경영권 승계구도가 명확해지면서 분리 경영을 전제로 한 3세 승계 작업에도 본격 속도가 붙었고, 이제 관심은 계열 분리 수준으로 쏠리고 있다고도 해석했다. 아버지 정 명예회장이 올해 82세, 어머니 이 회장이 78세여서 후계구도를 명확히 해둘 때가 됐다고도 해석했다. 정 부회장은 올해 53세, 정 사장은 49세다.
증여세를 마련하기 위해서인지 이마트는 올해 결산배당을 539억원, 당기순이익 적자가 난 신세계도 147억원을 실시할 예정이라고 최근 각각 공시했다. 배당규모도 다른 큰 그룹들에 비교하면 보잘 것 없는 수치다.
작년 9월28일 증여규모는 그날 종가 기준으로 이마트 3,244억원, 신세계 1,688억원으로 모두 4,932억원이다. 정 부회장은 1,622억원, 정 사장은 844억원을 각각 증여세로 납부해야 한다. 두 사람은 지난 2006년 아버지 정재은 명예회장으로부터 주식을 증여받으면서 3,500억원 규모의 증여세를 신세계 주식으로 현물납부한 적이 있다.